[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탄자니아 여행기(2) “잔지바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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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탄자니아 여행기(2) “잔지바르에서”
  • 제임스리
  • 승인 2019.07.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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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SAB코스)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소소하지만 확실한 세계사 상식’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8)
‘돈: 세계사를 움직인 은밀한 주인공’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9)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아름답게만 보이는 이 잔지바르 섬 곳곳에는 역사적으로 내려오는 아픔이 맥맥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 현장을 찾기 위해 ‘잔지바르 대성당’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가 잘 알려진 탐험가 리빙스턴의 호소로 노예시장이 폐쇄된 직후인 1973년, 노예들의 한 맺힌 영혼을 달래기 위해 바로 이 대성당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잔지바르 대성당 전경
잔지바르 대성당 전경
대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모습
대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모습
대성당 내부 모습
대성당 내부 모습

이곳은 노예를 매매하던 시장터로서, 지하에는 노예를 감금하던 쪽방이 아직도 먹물 같은 짙은 어둠 속에 잘 보존되어 있었다. 세계 각지로 아무 영문도 모르고 팔려나간 노예만도 약 100만 명 이상이라고 하니 나는 그 수치에 그저 어안이 벙벙했다.

지하에 있는 노예를 가두었던 장소
지하에 있는 노예를 가두었던 장소
노예를 묶었던 쇠사슬이 보인다...
노예를 묶었던 쇠사슬이 보인다...
노예무역의 실상을 그린 그림자료
노예무역의 실상을 그린 그림자료

약 두 평밖에 되지 않는 그 비좁은 공간에 노예들에게 쇠사슬을 채워 수십 명씩 가두어 두었다가 세계 각지로 팔아넘기는 노예상인들의 행태가 뾰족뾰족하게 내 마음에 각인되었다.

노예무역 그림자료 2
노예무역 그림자료 2
당시 아프리카 지도
당시 아프리카 지도

지하 곳곳에는 노예무역에 관한 그림과 상세한 설명이 빼곡하게 들어차있었다. 하나하나 읽다보면 시간이 언제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방대한 분량의 자료였다.

노예무역을 상징하는 조각상을 알리는 안내표시
노예무역을 상징하는 조각상을 알리는 안내표시
노예 조각상
노예 조각상

나는 지하를 나와 대성당 뒤뜰로 나왔다. 이곳에는 당시 노예무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슬픈 모습으로 세워져 있었다. 내 눈앞에서 그들의 한 맺힌 절규가 용솟음치며 하늘을 헤집고 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곳에서 한참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현지 예술극장 전경
현지 예술극장 전경
현지 아티스트의 그림
현지 아티스트의 그림
오늘따라 이곳 바다가 슬프게 보였다...
오늘따라 이곳 바다가 슬프게 보였다...

나는 상당한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후, 대성당을 나와 주변을 걸었다. 골목에 서로 이어져있는, 아라베스크 형태의 문양으로 장식된 건물과 골목을 오가는 무슬림들의 바쁜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내가 옛 아랍국가로 머나먼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곳 잔지바르 사람들은 외모와는 다르게 외국인들에게 매우 친절하고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것 같았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는 대조적인 이곳 사람들의 일상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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