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상태바
오시영의 세상의 창
  • 법률저널
  • 승인 2006.07.07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지옥의 문턱을 넘고 있는 인간들


북한이 대포동미사일을 비롯하여 미사일 일곱 기를 우리 시간으로 지난 7월 5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차례대로 발사하였다. 일부는 실패하였지만 일부는 성공하였다고 하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수준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들 것을 겁내는 미국과 일본이 초긴장상태에서 북한을 비난하고 있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미국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첫 번째 미사일을 쏘아올린 시간은 미국 시간으로 7월 4일에 해당된다. 이 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미국이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발사하는 등 자신들의 과학 기술을 세계에 과시하며 독립기념일을 자축하는 축제분위기로 접어들려는 순간 북한은 대포동2, 스커드, 노동미사일을 잇따라 쏘아 올려 그들의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온통 세계의 시선을 북한으로 향하게 만드는 일종의 오기를 부린 셈이다. 북한은 지금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북한은 끈질기게 미국에 대하여 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부시 정부는 이런 저런 핑계로 북한의 대화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듯이도 보이지만, 실상은 강대국인 미국이 북한의 대화 의지를 꺾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여러 정황에 의한 올바른 판단이라고 본다. 미국은 북한의 해외자금을 동결하여 대외무역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궁핍한 북한 경제를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고, 북한의 주수입원인 무기 수출을 금지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허용하지 않던 북한 탈북자들의 자국내 입국을 적극적으로 허용하면서 그들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탈불자들의 입으로 북한의 탄압받는 인권 및 헐벗고 굶주린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비난하도록 함으로써 북한 당국을 인권 유린의 앞잡이이자 국민들조차 제대로 먹여 살리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라는 점을 전세계에 부각시켜 북한을 더욱 사면초가로 내몰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지적은 다 맞는 말이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낙후된 인권후진국이고 경제적 약소국가이다. 그러면서도 경제선진국에 의존하는 개방정책 대신 더욱 더 문을 걸어 잠그는 폐쇄정책을 일관하고 있다. 간신히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한의 지원 및 중국의 지원 덕에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북한이 무엇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까? 그들은 무조건 미국의 7월 4일을 기준하여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작심한 듯 동해상의 파고가 4미터가 넘는 악천후 속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미사일을 쏘았으니 이는 일반적인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국제관례에 비추어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일을 한두 번 한 것이 아닌 나라가 북한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대화의 물꼬가 될지 아니면 더욱 무거운 북한 압박의 부메랑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으니, 언제나 남북통일이 이루어질지 답답할 노릇이다. 우리는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억지하기 위하여 경계 태세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그들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까지 놓지 않으려고 하는 마지막 발버둥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동정심도 가져야 하리라 본다. 만일 북한이 그 마지막 발버둥까지 놓쳐 버린다면 북한은 바로 그 날로 붕괴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그들은 언제 죽을지 모를 판국에 자포자기가 되어 막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대외선전용으로 미사일을 쏘아 올렸는지도 모른다. 우리 정부는 이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북한과의 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하여야 하고, 미국에 대하여도 실질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재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대내적으로 국민의 경각심을 높여 나가는 한편 북한에 대하여도 일관된 지원정책을 병행하여 그들이 잘못된 오판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대화의 창으로 끌고 나와야 한다.


이라크는 미군 병사들의 10대 소녀 성폭행 및 살해 사건으로 시끄럽다. 이라크에 파병된 21세의 스티브 그린이라는 병사가 다른 병사 세 명과 함께 불과 16세에 불과한 아비르 카심 함자라는 소녀의 집에서 지난 3월 11일 그녀의 아버지와 여동생을 총으로 쏘아 살해한 뒤 그 시신 옆에서 그녀를 집단강간하고 그녀의 어머니도 함께 성폭행한 후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더욱 끔직한 것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살해한 그녀와 가족들의 시신을 불태운 뒤 그들을 살해한 자들을 이라크반군세력에 의한 테러라고 소문내었다니 그들의 만행은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극한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의 광기이다. 만일 그들의 만행이 드러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갔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었겠는가?


인간의 정의는 과연 무엇인가? 한쪽에서는 다른 나라의 인권을 거론하며, 대량살상무기의 제조 및 수출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큰 목소리를 내며 침공하거나 핵무기개발 등을 금지시키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자국의 군인들을 다른 나라에 파병하여 무고한 그 나라의 백성들을 죽이고 강간하고 인권을 유린하도록 장터를 열어놓고 있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하고 있는 강대국, 그것이 과연 우리 인류가 꿈꾸는 정의의 올바른 모형인가? 아니면 윌슨이 주장하였던 민족자결주의 사상에 입각하여 모든 문제는 자국민들끼리 해결하도록 방임하는 것이 최고의 정의인가? 정말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인간들 세상에 진정한 평화란 존재할 수 없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유행가 가사가 있지만, 인간만큼 또한 추악한 동물이 어디에 있을까? 과학 문명이 발달수록, 인류 문명이 발전할수록 All or Nothing의 이기심과 탐심만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미래는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이라는 참혹한 지옥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는 야만의 시대가 되고 말 것이다. 아주 더러는 착한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겠지만......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