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의 본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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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의 본분 지켜야
  • 이상연
  • 승인 2006.05.26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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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21세기 첫 지구촌 축구제전인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화려한 막이 올랐고, 세계축구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축구가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제치고 '신화'라고까지 표현된 4강까지 오르면서 그 환희와 감동이 아직 생생하다. 이 엄청난 잔치의 주인인 수험생들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험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하나가 되어 쌓인 공부 부담을 다 잊어버리고 축구 열기에 온 몸을 던져 피버노바에 열중하는 붉은 악마가 되기도 했다.


4강까지 오른 최대 승인(勝因)은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 그리고 온 국민의 하나됨이었다. 선수들의 집념과 정신력은 상대의 기(氣)를 꺾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전력투구는 우리 수험생활의 지표가 될 만했다. 흥분과 열정으로 온 나라를 달군 그때도 사법시험 2차시험이 치러지고 있었다. 2차 수험생들은 월드컵 유혹을 이겨야 했고, 묵묵히 합격의 길을 가는 수험생의 일상을 보여줘야만 했다. 전국 곳곳에서 월드컵의 붉은 물결이 일렁이고 감격을 누를 길 없는 자동차 경적이 밤을 지켰지만 2차 수험생에게는 용맹정진의 모습, 그저 합격을 향한 일상밖에 없었다.


어느듯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2차시험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2주 후면 독일 월드컵 '팀가이스트'가 뮌헨의 하늘에 떠오른다. 이번 월드컵은 앞으로 한 달간 세계의 시선이 지켜보게 될 축제의 마당이자 인종차별을 넘어 화해와 감동을 나누는 기쁨과 희망의 잔치다. 신문을 봐도, 방송을 봐도, 거리에 나가봐도 월드컵, 온통 월드컵이다. 요즘 월드컵의 분위기는 도가 지나치다할 정도로 몇 개월 전부터 '난리'다. 모든 게 월드컵을 통할 정도로 그 열기가 높다. 


그러나 수험생들도 모든 선수들이 정정당당히 겨뤄 기대 이상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뜨거운 응원을 보내면서 축제를 신나게 즐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수험생이라는 본분을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칫 축구 열기에 빠져 공부를 외면하고 그 후유증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면 결국 낙방거자(落榜擧子)가 될 수 있다. 1차수험생은 물론 특히 코앞에 닥친 2차시험의 수험생들은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철저한 자기 관리가 긴요한 시점에 있다. 월드컵이 지구촌의 축제라 하더라도 그것은 수험생 개인의 인생을 건 시험 준비보다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사법시험 2차시험이 2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금은 온 힘을 다해 이제까지의 공부를 잘 마무리 지을 때이다. 마무리 전략이 당락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수험전문가들은 자신의 취약점을 집중공략하고, 문제요지와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상투적인 표현보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답안을 작성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채점교수들이 이구동성으로 문제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한 답안이 많았다고 밝히고 있듯 문제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수험생이 많다는 뜻이다.


올해 2차수험생들은 무더위와의 전쟁이외에 월드컵의 유혹을 넘어야하는 난중지난(難中之難)의 상황에 있지만 더 이상 환경에 굴복할 수 없다는 옹골찬 자신감의 심지를 수험생들 저마다의 가슴에 품지 않으면 안된다. 자칫 월드컵 열기의 도가니에 함몰된 채 중요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면 월드컵은 오히려 수험생엔 향우지탄(向隅之歎)이 될 뿐이다. 이제 목청 높여 대한민국 코리아를 외쳤던 에너지를 합격의 동력으로 모아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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