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매긴 성적표 소중히 여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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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이 매긴 성적표 소중히 여겨야
  • 법률저널
  • 승인 2005.10.0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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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과 행정·외무고시, 법원행시, 변리사, 공인회계사, 법무사, 입법고시 등 주요 국가고시 수험생들은 이들 시험을 시행하는 기관들의 현 시험행정에 대해 어느정도 만족하고 신뢰하고 있을까. 수험생들이 이들 기관에 매긴 성적표는 그리 높지 않았다. 법률저널이 수험가 최초로 시험 시행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와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다. 대법원, 재경부, 법무부, 중앙인사위원회, 특허청, 국회사무처 등 6개 기관의 만족도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5.04점으로 중간점수에 겨우 턱걸이 한 셈이다.

또한 이들 기관에 대한 신뢰도의 평균 점수도 5.3점에 그쳤다. 이중 특허청과 법무부는 만족도와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 대법원은 모두 최하위 꼴찌를 기록했다. 신뢰도에 비해 만족도가 낮은 것은 대부분 기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정도에 있다. 신뢰도와 만족도의 차가 큰 기관은 대법원과 중앙인사위원회와 재경부다. 이는 해당 기관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수험생의 눈높이에 맞는 시험행정의 개선이 절박하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특히 시험관련 사이트에 대한 만족도(접근성 포함)는 더욱 낮았다. 평균 점수가 중간점수인 5점에도 미치지 못한 4.87점으로 전자정부와는 어울리지 않은 낙제점이다. 특허청만이 5.66점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수험생들이 매긴 점수로만 본다면 시험관련 사이트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대법원은 만족도와 신뢰도뿐만 아니라 사이트의 만족도에서도 최하위로 평가됐다. '수험생이 신뢰하는 사법부'가 되려면 대법원이 되짚어 봐야 하는 시험행정이 많다는 반증이다. 정보화 시대에 행정운영시스템도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에 시험관련 행정기관의 대(對)시험정보 서비스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당위이다. 그런데 법무부나 중앙인사위원회, 특허청 등의 시험정보 사이트와 비교하면 대법원의 시험정보 메뉴는 가히 원시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수험생들이 시험에 관한 각종 정보를 얻는 주요 수단인 홈페이지에 대한 만족도가 극히 낮다니 '정보기술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로선 낯뜨거운 일이다. 수험생들의 여론조사에서 대(對)시험정보 서비스가 가장 뒤떨어진 기관이 대법원이라는데 관련 공무원들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만족도와 신뢰도가 낮은 기관들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수험생들이 바라는 대로 '수요자 중심의 행정'에 매진해야 한다. 과거의 관행을 답습하는 데에 한눈을 팔아선 안 된다. 그러자면 수험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적극 찾아 나서야 한다. 그저 문제가 있을 때만 해결하는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해선 곤란하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겠다는 방식은 실패의 악순환만 거듭할 뿐이다. 제3자에 의해 마지못해 공개를 하는 게 아니라 행정기관 스스로 투명하게 시험행정을 여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행정기관에 대한 신뢰를 쌓는 길이며 수험생의 만족감을 도모하는 방편임을 알아야 한다.

수험생의 평가는 냉정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수험생이 평가한 성적표를 소중하고 값지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행정수요자에 군림하는 자세로 행정편의주의만 추구하는 구태(舊態)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21세기 행정은 '수요자 속으로' 들어가 수요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 나가는 것임을 관계 기관들은 새겨야 할 것이다. 시험 시행기관들은 앞으로 최선을 다해 수험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기관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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