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이 고시촌 지키는 마지막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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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이 고시촌 지키는 마지막 돼야
  • 법률저널
  • 승인 2005.09.1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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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주일 뒤면 추석 연휴다. 밤하늘을 밝히는 둥근 보름달처럼 벌써 마음이 넉넉해진다. 무더위의 끝자락을 물고 늘어져 우리나라 7번째로 큰 섬이자 동해바다의 유일한 유인도인 울릉도에 엄청난 비를 퍼부으며 모든 생활기반을 마비시켰던 태풍 '나비'마저 물러가니 하늘은 더 없이 높고 푸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돌아 민족 최대의 명절을 즐기기에는 그만인 날씨다. 짜증나는 귀성·귀경길이지만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 천만명이 귀향 길에 오르는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고 가족과 친척들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온갖 어려움 끝에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한 뒤 차례를 지내고 송편을 먹으며 각종 민속놀이로 흥을 돋우는 때가 추석이다.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는 점에서 한가위야말로 신선한 삶의 청량제인 셈이다.

초가집 지붕 위에 복스럽게 익어가는 박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가족간의 사랑이 있기에 한가위는 언제나 즐겁다. 우리의 추석은 모임이며, 잔치이다. 뿔뿔이 흩어져 지내던 가족, 바쁜 탓에 함께 식탁에 앉지 못한 채 지내던 가족, 갖은 이유로 원수처럼 지내던 가족, 이렇게 슬프거나 섭섭하거나 안타까웠던 가족이 추석이라는 명절 덕분에 한 지붕 아래에 모여든다. 그래서 명절은, 추석은 가족에게 서로를 돌아볼 수 있고, 맺힌 것을 풀며, 잃어버린 것을 되찾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 세상 누가 뭐래도 부끄러움 없이 제 자신을 부대낄 곳은 우리의 집이며, 우리의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도 추석이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가족과 친척의 오고 감, 기름냄새와 솔잎 익는 냄새, 화려한 추석 빔의 행렬, 아이들의 웃음소리, 텔레비전의 요란한 추석특집 프로그램. 추석이라는 명절 속에서 벌어지는 풍성함과 유쾌함. 그러나 가족끼리 온전히 얼굴과 마음을 마주하고 못하는 수험생들에겐 그것은 잔치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소란에 불과하다. 수험생이라는 현실이 징그러울 정도로 착 달라붙어 있다. 심지어는 가족이고, 뭐고 생각하는 것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냉정해야 할 때도 있는 수험생들. 먼 발치서 추석의 풍경을 그려야만 하는 수험생들은 이번 추석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넉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수험생들에게는 고시촌의 공부하는 분위기도 자못 '비장'하기까지 한 만큼 풀어진 마음을 다잡고 후반기 시험준비를 차분히 해야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9월로 접어들면서 수험가도 '모강반' '추석특강' 등으로 공부하는 활기로 넘치기 시작했다. 본지가 발행한 '700제 시리즈'가 예년에 비해 더욱 많이 나가는 것도 이러한 수험 열기의 반증이기도 하다. 명절 분위기에 휩쓸릴 수 없는 수험생들은 저마다 의미 있는 각오와 남다른 결심으로 '이제부터는 더욱 열심히 공부해 내년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새 각오를 다져야 한다. 아울러 명절 연휴기간 선택과목이나 판례 등 특별히 보충이 필요한 분야에서의 빈틈없는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거리도 못 된다.

아무래도 '꿈'이 실현되기까지는 수험생들에겐 추석이 진정한 '풍요의 계절'로 자리매김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준비하는 사람만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주는 가르침을 생각하며 추석을 계기로 남은 후반기 수험생활이 합격의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 아울러 올 추석을 끝으로 모든 수험생들이 우울함을 떨치고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떠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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