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사개추위안 '거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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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사개추위안 '거부' 확산
  • 법률저널
  • 승인 2005.05.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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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놓고 법조·법학계 대립 심화
수험생들도 '반대' 가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로스쿨 도입에 관한 기본틀을 마련했지만 입학 총정원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법학계와 법조계 모두 사개추위의 로스쿨 도입안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사개추위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변협(회장 천기흥)은 18일 사개추위가 확정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로스쿨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전면 재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변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개추위 방안에는 로스쿨 입학정원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결정하도록 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면서 "로스쿨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삼아 법조단체장과 합의해 정한다고 법안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또 △로스쿨 인가를 심의하는 법학교육위원회를 대학교수·변호사 동수로 구성하고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의 로스쿨 사후평가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며 △시정명령 등 제재권한을 교육부장관이 아닌 평가위원회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회장 이영준 경희대 법대학장)와 법학교육개혁을 위한 전국교수연합(위원장 이승호 건국대 법대학장) 등도 17일 성명을 내고 "사개추위의 법률안은 공론화를 피하고 기획추진단의 몇몇 법조인에 의해 폐쇄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를 지니고 있다"며 "로스쿨의 총 입학정원을 대한변협 등 법조계와 협의해 정하도록 하는 것은 법조 직역 이익만 옹호하며 변호사의 대폭 증원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로스쿨 제도는 국제화 전문화 등의 시대적 변화에 맞춰 국민에게 값싸고 질 좋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임에도 불구, 대학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철저하게 '법조인의, 법조인에 의한, 법조인을 위한' 방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사법개혁 3000 국민연대'도 17일 성명을 내고 "사개추위는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변호사 수의 증가 없는 기만적인 개혁안을 제시했다"며 "사개추위 법안은 사법개혁이 아닌 법조기득권층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사법개악"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도 13일 '로스쿨 도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사개추위의 로스쿨 설립안 입장'에서 "사개추위안은 로스쿨 설립과 운영에 있어 법조직역의 이해를 반영하고 사실상 그들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독소조항들을 담고 있어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점들이 시정되지 못한 채 사개추위 본위원회를 통과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며 사개추위안을 반대했었다. 


서울법대 교수들도 11일  기자회견에서 "법조인 배출 수를 연간 1천명 정도로 제한한다면 로스쿨 제도가 또다시 특수 신분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전락될 수 있다"며 "법조인 배출 수를 제한하는 것은 변호사단체의 이기주의와 연계돼 있으며, 그렇게 되면 법률가는 특권적 신분으로 남을 것"이라고 사개추위안을 질타했다.


수험생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수험생 조모(31)씨는 "사개추위는 로스쿨 총 정원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로스쿨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만을 밝힌 무늬만 로스쿨 만들고 있다"며 "사개추위가 대다수의 여론을 무시한 채 요식행위에 불과한 공청회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단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험생 박모(25)씨도 "사법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밀어붙인 사개추위안에는 정작 일반 국민의 참여는 없고 일부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존한 비밀회의의 결과물에 불과하다"며 맹성토했다.


한편, 사개추위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로스쿨 입학정원을 둘러싸고 지방변호사회와  법학계의 힘 겨루기가 '점입가경' 양상을 보여주는 등 사회 각 집단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정부가 정원문제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정치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앞으로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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