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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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음을 잊지 말자
  • 이상연
  • 승인 2005.05.03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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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사법시험 제1차시험 합격자 발표로 고시촌은 합격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환호하는 수험생이 있는가 하면 높은 현실의 벽에 걸려 고개를 숙인 쪽도 있었다. 28일 법무부는 사법시험관리위원회를 열고 제47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합격선 86점에 2884명이라는 역대 최대 인원을 선발했다. 지난 2월 27일 시험을 친 후 2개월만에 1차시험 합격자가 발표된 셈이다. 2개월 동안 합격선 논쟁으로 점철된 고시촌이 그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본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선 수험생들간 합격선과 선발인원 논쟁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 다행이었지만 합격선과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는 순간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그동안 마음 조아리며 불면의 나날을 보냈던 수험생들도 이제는 합격했든 합격하지 못했든 당락이 결정된 상태여서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한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시험을 치르고 수많은 수험생들이 공식적인 발표로 확인을 받기까지 2개월여 동안의 구구한 소문과 예측으로 심리적 공황을 겪어야만 하는 일을 단지 하나의 대물림으로 치부하거나 수험생 자신들의 문제로만 탓하기에는 그 정도가 막대하다. 예상되는 합격선을 훨씬 상회한다 하더라도 실상 수험생들의 심리란 최종적으로 자신의 이름이 명단에 있음을 확인해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특히 합격 여부가 불분명한 수험생들이 많은 경우에는 초조와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도미노 현상처럼 확산돼 수험생들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이같은 문제점을 묻어둘 수 없는 것이고 시험을 주관하는 법무부나 중앙인사위원회는 적극적인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제 당락 여부를 떠나 분명한 것은 이제 1차시험이 끝났다는 사실이고, 우리 모두 1차이든 2차이든 하나의 매듭을 뒤로하고 다시 각자의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다시 1차시험 준비에 앉아야 하는 수험생들은 괴롭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뿌린 땀의 노력이 말짱 헛것이 되었다며 내심 자신에 대한 원망도 있을 수 있다. 물론 또 다시 1차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의미를 되새기고 마음을 다잡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시험전이나 시험이 끝나는 지금이나 수험생들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은 항시 자신을 지금껏 지탱케 해 왔던 입문 당시 마음판에 새겼던 처음 마음이다. 이번 시험에서 탈락한 원인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합격의 조건들을 가슴에 새겨 새로운 시험의 출발점에 서야 한다. 이번 결과를 저마다 아전인수식으로나 미온적인 태도로 해석하던 과거의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냉정한 시선으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 냉철한 자기 평가 없이는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수험생들은 합격을 했다며 기쁘고 감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좁은 문이 기다리고 있다. 합격이라는 최종 목표를 구체적으로 구현해나가기 위해 2차시험 준비의 항해에 나서야 한다. 특히 올해는 시험과목 순서가 변경되고 분할채점제 및 점수조정제도가 도입되고, 실제 2차시험의 경쟁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2차시험 성적이 당락을 결정짓는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50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종시험에서의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수험생들은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알맞은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본지가 막바지에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마련한 '저명교수 최종 마무리 사례 특강'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을 다한 수험생들, 그리고 그 수험생들을 성원하다 실패의 안타까움에 눈물 흘리는 가족들이 있기에 합격한 챔피언이나 최선을 다한 조연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더 수험생들 모두에게 눈물 젖은 땀으로 뿌린 씨앗이 결국 값진 열매의 부메랑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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