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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북중 정상회담의 의미 : 시진핑은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을 방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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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북중 정상회담의 의미 : 시진핑은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을 방문했을까?
  • 신희섭
  • 승인 2019.06.2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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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시진핑은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을 방문했을까?” 이 질문이 며칠째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2019년 6월 20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여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4차 정상회담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과 달리 굳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시주석의 방북 이유는 단순하다. 표면적으로는. 큰 틀에서 중국의 미국에 대한 외교적 입지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북한 비핵화문제에서 중국의 영향력 강화. 둘째, 전통적인 혈맹 관계 복원을 통한 대북 통제력 강화와 국내정치적 활용. 셋째, 대북 경제 지원을 통한 사회주의 동맹국가의 관리강화.

그런데 문제는 이 3가지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이 실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첫째, 북한 비핵화 문제. 이 부분에서 중국은 새로운 이슈를 제기할 수 없다. 북한은 핵문제에서 완전히 자주노선이다. 북한은 자신의 안보위협을 미국으로 규정하고 핵문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고자 한다. 게다가 핵을 통한 '자위(self-defense)'는 북한 ‘주체’사상의 핵심 축이다. ‘주체’라는 체제원리를 부정하지 않고는 핵을 포기하기 어렵다.

둘째, 대북 통제력 문제. 시주석의 방북으로 전통적인 혈맹관계는 다시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우호관계강화를 통한 국내정치 활용도에서는 중국입장은 북한과 다르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이 국내적으로 ‘하노이 굴욕’을 만회할 수 있는 카드다. 그러나 중국에게 혈맹관계 강화나 대내정치 활용의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 설상가상 홍콩시위로 북한은 안중에도 없다.

셋째, 대북 경제 지원과 동맹국 관리강화문제. 중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현실적인 경제 지원 카드가 마땅치 않다.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국제제재를 무시하고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미국과 무역 분쟁중인 상황과 국제적인 평판도 고려해야 한다.

시주석의 북한 방문은 오히려 부담이 더 크다. 첫째, 미국의 대중 압력 강화. 둘째, 중국의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책임 증대. 셋째,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마련의 어려움.

그런데도 시진핑은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을 방문했을까? 공식적인 북-중 수교 70주년은 10월이나 되어야 한다. 게다가 6월 28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 질문의 나름의 답을 찾으려면 ‘전략’적 추론이 필요하다. 김정은을 별로 내켜하지 않았던 시주석이 김정은을 부르지 않고 북한에 간 것은 전략적인 ‘신호보내기’다. 미국에 대한.

아직 미국보다 힘이 부족한 중국의 시주석 참모들은 손자를 이용해서 미국에게 한 수를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라는 패를 이용해서 중국이 미국에게 전면적으로 펀치를 날릴 수는 없다. 대신 귀찮고 짜증나게 할 수는 있다. 그렇게 볼 때 중국은 미국의 가장 약한 부위를 노렸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과 ‘외교’다.

중국은 시간이 많다. 중국은 책임추궁이 안 되는 비민주주의국가인데다 2050년 ‘중국몽’실현을 위해 작년 3월 헌법까지 고쳐 시주석의 종신집권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다르다. 민주주의 국가의 시계에는 선거라는 알람기능이 있다. 그러니 중국은 지금 북한과 관계를 강화해두고 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써먹을지 자유롭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정부는 시간이 없다. 짧으면 1년 6개월이고 길어야 5년 6개월일 뿐이다. ‘치욕의 100년’과 ‘국가수립 100년’처럼 100년 단위로 시간을 재는 중국인들에게 5년은 별거 아니다.

재선이 중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는 아킬레스건이다. 중국-이란-북한- 베네수엘라-예루살렘 등등. 트럼프 대통령은 곡예사처럼 저글링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이 중에는 내년 대선에 우호적인 이슈도 있고 부담이 되는 이슈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외교 사안들에 대해 하나씩 주도권을 쥐기 시작하면 각 이슈들은 모두 선거 정치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이 골치 아파하는 이슈들에 모두 얽혀있다.

중국은 이란과도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6월 10일에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청도정상회의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 이란 간의 유조선 공격과 관련 분쟁이 있음에도 이란과의 관계 강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해 그간 500억 달러이상을 투자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안들과 북한방문은 연결되어 있다.

패권국가 미국은 여러 외교 사안들에서 판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 사안들에서 미국의 힘을 빼고 있다. 이 판에서 북한 문제가 핵심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문제에 적극 개입함으로서 미국에 부담을 늘릴 수 있다.

이 주장을 이론적으로 해석해보자. 여기서는 수식을 사용할 수 있다. 두 국가가 수행하는 외교는 하나의 ‘쌍(dyad)’을 이룬다. 즉 양자외교는 하나의 ‘쌍(dyad)’만을 가진다. 여기서 한 행위자가 늘면 ‘쌍(dyad)'는 3개로 늘어난다. 다시 행위자가 하나 더 늘면 ‘쌍(dyad)'은 총 6개로 늘어난다. 실제로 중국이 남-북-미의 3자 관계에 들어오면 북-중 관계 외에도 한-중, 미-중관계가 늘어난다. 중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3개의 ‘쌍(dyad)’으로 늘어난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민감한 일본과 러시아에 대한 수식까지를 감안하면 중국은 ‘일타 쌍피’를 넘어 ‘일타 5피’다.

실제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게임에서 참가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은 중국은 북한 문제를 이번 트럼프정부에만 국한하여 다루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재자외교를 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도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다. 미국의 약한 부분은 한국에게도 약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분쟁의 유탄을 걱정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 북-중 관계 강화와 미국에 대한 압박이 또 다른 쿠션으로 한국에도 압력으로 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재외교는 또 한 번 큰 시험대에 놓였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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