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7)-양현석과 김제동 - 시장과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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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7)-양현석과 김제동 - 시장과 평등
  • 강신업
  • 승인 2019.06.21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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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여기 두 가지 이상한 얘기가 있다. 하나는 YG 양현석에 대한 얘기다. 얘기의 핵심은 양현석이 가수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시키기 위해 한서희를 회유·협박하고 비아이는 경찰과 유착한 양현석 덕분에 수사 한 번 받지 않고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갔다는 의혹이다. 한서희가 3년 전인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비아이에게 환각제 LSD 10장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피의자신문조서에 자필로 기재했고, 더구나 수사진은 LSD 거래를 시도하는 두 사람의 카톡 대화 내용도 확보했는데도 경찰은 한 씨를 추가 조사하거나 비아이를 소환하지 않은 채 단서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내사를 조기 종결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경찰이 당시 입수한 카톡 대화에는 누가 보아도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비아이는 “나는 그거(LSD) 평생 하고 싶다. 센 거냐?”, “한 10개 사놓을까? 소유하고 싶다”는 등의 말이 들어 있다. 비아이는 또 “딴 사람들이랑 절대 약 이야기 하지 마라”라는 한서희의 말에 “너랑은 같이 해봤으니까 물어보는 것”이라고 하면서 마약을 한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더구나 한서희는 경찰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조서에 자필로 “아이콘 숙소 앞에서 비아이에게 LSD 10장을 전했다”고 기재하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경찰관은 원래 수사 공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어야 한다. 그런데 경찰은 비아이를 입건 하기는 커녕 참고인으로 부르지도 않았다. 무엇이 수사 경찰의 손에 쥐어졌거나 아니면 외압을 받아 수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여기서 드는 합리적 의심은 양현석은 한서희를 협박해서 진술번복을 유도하고 경찰은 이를 이유로 비아이 수사를 패싱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김제동에 관한 얘기다. 얘기의 핵심은 지자체가 국민 혈세로 김제동에게 고액의 강연료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얘기가 이상하게 들리는 까닭은, 준 쪽은 살림살이가 영 열악한 지자체인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퍼주었는지 하는 것이고, 받은 쪽 김제동은 평소 “목수의 망치와 판사의 망치가 같아야 한다”거나 “의사의 1시간과 청소부의 1시간 노동의 가치는 같아야 한다”라고 핏대를 올리던 자인데, 그렇게 평등을 부르짖고 노동가치의 차이를 비판하던 자가 왜 그렇게 국민세금에 큰 빨대를 꽂았는가 하는 것이다. 평소 주장대로라면 김제동은 당연히 내 마이크만 황금마이크가 될 수는 없다며 지자체가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사양했어야 한다.

그런데 더 기괴한 것은, 좌파연 하는 자들 중에 어떤 자는 김제동이 “기부활동을 많이 해왔다”고 옹호하고, 어떤 자는 “강연료 적게 받으면 덤핑이고 명품강연이 비싼 건 당연하다”는 가당찮은 변명을 늘어놓는가 하면, 또 어떤 자는 “출연료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얼치기 답변을 내놓아가며 김제동을 옹호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기부를 많이 하는 것과 출연료가 무슨 관계며 또 필요할 땐 ‘시장’ 찾고 불리할 땐 ‘평등’외치는 그 심보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런데 어떤 자는 더 나아가 “톱 연예인 강연료는 매우 높다. 자본주의 논리가 그렇다. 김제동에게 가해지는 공격은 한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자유주의 논리까지 들고 나섰는데, 이 자가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평소 입만 열만 평등이니 정의니 떠들어대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자유주의를 얘기하니 참 가당찮다는 생각까지 든다.

진정한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이 수사를 받는 사항이라면 비아이도 수사를 받아야 한다. YG 때문에, 양현석 때문에 비아이가 수사를 받지 않았다면 그건 반칙이다. 또 지자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까닭에 특정인에게 특별히 많은 강연료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 국민 세금으로 지자체가 주는 것은 시장가격이 아니다. 우리는 앞으로 증거가 분명한데도 수사를 하지 않는 경찰, 특정이념에 치우친 인사에게 국민 세금을 퍼주는 지자체 공무원을 제발이지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량한 국민만 호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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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19-06-21 14:26:02
김제동씨가 그런 발언을 했다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한 소리지만, 지자체 재정이 아닌 1550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더 이상하죠. 세금으로 지자체가 주는 것은 시장가격이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는 도대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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