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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30)-국민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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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30)-국민소환
  • 신종범
  • 승인 2019.06.06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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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http://blog.naver.com/sjb629

 

우리는 사람을, 그것도 우리 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국회에 보냈는데, 국회에만 가면 그 사람들은 ‘동물’이 되거나 ‘식물’이 된다. 국회의원들 말이다. 얼마 전에는 패스트트랙 위에서 온몸을 던지며 으르렁 대며 싸우더니 이제는 아예 일을 안한다. 자신의 존재가 잊혀질까 두려운 몇몇은 막말이라도 쏟아내며 끊임없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려 하고, 여론에 등 떠밀려 한 이들에 대한 징계는 언제나 솜방이에 그친다. 이들에 대한 선택을 다시 무를 수는 없을까?

‘국민소환제’는 선출직 공직자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당한 행위 등을 하였을 경우에 국민이 발의하고 투표해 그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에 ‘주민소환제’를 두고 있는데 실제 홍준표 전 경상남도 도지사는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주민소환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국회의원에 대한 소환제도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 국회의원에 대한 여론이 비난을 넘어 분노 수준에 이르면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는 글에 20만명이 넘게 동의하면서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고, 얼마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소환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77.5%로 반대 의견 15.6%에 비해 훨씬 높았다. 여론조사의 찬성의견은 보수층과 진보층 모두에서 높았다고 한다.

작년 대통령이 발의할 예정이었던 개헌안에는 ‘국민소환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조국 민정수석은 그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가는 국민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국민들은 국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준 바 있다”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직접 민주주의를 대폭 확대해 대의제를 보완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고 생각한다”

조국 민정수석의 이야기처럼 ‘국민소환제’는 선출된 권력을 선출한 주권자가 통제하는 것으로 국민주권 및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한 번 선출되면 그의 말과 행동에 따른 책임을 제대로 지울 수 없다.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 직을 상실할 수는 있지만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상당기간 그 직을 유지할 수 있고, 그 범위도 매우 제한적이다. 국회 내 윤리특별위원회를 두고 있어 국회의원을 징계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징계가 이루어진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그러니. 국회의원을 직접 뽑은 국민이 부적격한 의원을 소환해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는 더욱 필요해 보인다.

이처럼 ‘국민소환제’는 대의제를 보완하여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인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 이 제도를 두고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등 10여개국 정도의 나라들이다. 선진국이라고 얘기하는 나라 중에서는 영국이 유일하게 도입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소환제’는 법리적으로는 헌법상 대의제의 ‘자유위임원칙’(국회의원은 전체 국가이익을 위해 권한을 행사하고, 그 권한행사가 국민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원칙),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과 충돌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으로는 특정 정치세력이 다른 견해를 가진 유력 정치인을 끌어내리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고, 국회의원이 국가 전체 이익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결정을 함으로써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실제 베네수엘라에서는 국민소환제를 도입한 이후 대통령에 대한 소환발의와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소환발의가 이루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 되었고, 의회를 통한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국회에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에 있다고 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민소환제’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어 그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헌법 개정 없이 법률로서 도입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스스로 이 제도를 마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회의원들이 왜 국민들 대다수가 ‘국민소환제’ 도입을 그토록 강하게 원하고 있는지 그 뜻만은 알았으면 좋겠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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