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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헌법원리와 가치의 총화, 5·18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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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헌법원리와 가치의 총화, 5·18민주화운동
  • 송기춘
  • 승인 2019.05.2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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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980년 5월 광주에서 대학살이 벌어졌다. 전두환 일당이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벌인 짓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우리 공동체가 간직하고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확인하게 된 일대사건이며 유신체제 이래 시민의 자유로운 삶을 억압하려는 시도에 대항하여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민주화운동이다.

헌법적 원리와 가치의 관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첫째, 국민주권주의의 실현,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한 투쟁이다. 유신체제는 국민으로부터의 정당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정권이 국민의 인권을 짓밟고 지배집단의 이익을 추구하였으며, 1979년 10월 이후 한국사회의 지배집단의 일정한 변화가 있긴 하였으나 그 지배의 성질에는 변화가 없고 지배방식이 더욱 폭력적이 된 상황에서 5·18민주화운동은 폭압적인 지배체제를 연장하고 확고히 하려는 집단에 대항하여 죽음으로써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일련의 운동이었다. 그것은 또한 국민주권주의가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운동은 비단 5월 18일부터 27일까지의 10일 동안 벌어진 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광주학살사건의 왜곡에 대한 항의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민주화운동’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였으며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졌다.

둘째, 5·18민주화운동은 인권보장을 위한 투쟁이다. 5월 광주학살을 주도한 세력은 시민을 적으로 보고 적에 대한 작전의 관점에서 학살을 자행하였다고 분석된다. 5·18민주화운동은 월남전에서 실전경험을 익힌 적이 있는 군인집단이 저지른 학살에 대항하여, 또 그리고 오랫동안 5·18사건의 진상을 왜곡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억압한 세력에 대항하여 우리 헌법이 추구하고 확인하는 근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권을 수호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일련의 운동이다.

셋째, 5·18민주화운동은 국가권력의 폭력과 범죄에 대한 항거이며 국가의 존재의의와 목적을 상기시키는 사건이다. 5·18민주화운동은 극한의 국가범죄 또는 국가폭력에 대항하여, 그 어떠한 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국가의 존재의의와 근거가 국민의 인권보장에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위배하는 권력에 대해 저항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확보되는 국가를 수립(또는 회복)하기 위한 운동이었다.

넷째, 5·18민주화운동은 한반도의 질서를 형성하는 다양한 힘을 확인하고 특히 미국의 대한국 관계의 의미와 성격을 새로이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자주적인 주권국가로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즉, 이 운동은 그 동안 찬양 일변도로 인식되어 온 미국의 군대 진주와 대한국 관계가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며, 특히 광주에 군사력을 이동배치하는 배경에 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국의 영향력이 존재하였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대미관계 형성이라는 과제를 던져주었다.

다섯째, 항쟁과정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인간애와 연대의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우리는 5·18사건에서 가장 치열하고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은 우리 민주화운동의 역사에서 우뚝 솟은 큰 봉우리이며 어두운 밤하늘에 찬란하게 빛나는 별과 같다. 아울러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 헌법에 추상적으로 표현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가장 뚜렷하게 구현한 역사적 실체이며, 그런 점에서 헌법의 모든 가치의 구체화이며 우리 공동체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 된다고 본다. 말 그대로 우리 헌법이 상정하는 인간의 숭고한 모습(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 구현된 사건이다. 5·18 민주항쟁이 우리 헌법의 원리와 가치의 총화라는 점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국가(國歌)로서도 생각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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