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트는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다? 82점→124점 급상승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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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트는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다? 82점→124점 급상승 비결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05.23 11:1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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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림 2018년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입학(10기)

[법률저널=김민수 기자] 법학적성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리트는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다”는 선입견이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정호림씨는 단기간에 리트 82점에서 124점으로 점수를 향상한 경력이 있다. 어떻게 리트점수를 42점이나 향상했는지 21일 오전 10시 30분 건국대에서 그를 만나 성취 과정을 들여다보았다.

정호림씨는 서울시립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건국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 2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그는 “건국대 로스쿨 10기, 30대 초반의 청년”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리트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많은 학생이 오르지 않는 점수로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또한 수험생 시절 실전서 82점이라는 점수를 받고 진로에 대해 고민한 경험이 있었기에 리트 성적이 낮은 수험생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호림 씨는“처음 리트를 봤을 때 82점 맞고 한 카페에 로스쿨 상담을 했다가 오히려 악플만 달린 경험이 있다”며 저득점으로 인한 고충을 겪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에도 계속 리트 점수 향상을 기약하고자 재수를 했으나 점수가 오르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러다 18년도 법학적성시험을 앞둔 한 달 전 모의시험에서 리트점수가 급격히 올랐고 본시험에서는 124점이라는 점수를 기록했다.

정호림 씨는 “리트 성적이 대체로 안 오르는 친구가 대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수험생 시절을 되돌아보면 오른 친구도 있고 나도 결과적으로 올랐다”면서 “하면 오른다”고 강조했다.

리트는 암기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므로 그날의 컨디션과 개인의 사고력 정도가 점수 득실을 가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식을 일정 부분 암기하는 것이 리트공부를 하는데 도움될 수도 있다.

그는 “리트서 나오는 철학을 공부하고자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를 봤는데 읽고 나서도 어떤 이야기인지를 몰라 화만 났던 기억이 있다. 처음부터 어렵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어려운 책을 읽기 전에 중학생용으로 나온 쉽게 풀어쓴 책을 읽거나 유튜브에 나온 EBS 인문학 특강, 다큐프라임 등을 보며 사상을 알고 있으면 글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조언했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어려운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꼬인 사고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때문에 리트를 위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면 어려운 책보다는 점심시간 등 틈날 때마다 알기 쉽게 설명해준 유튜브 강의나 이해하기 쉬운 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정호림 씨는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틈틈이 유튜브 강의를 시청했고 독서 스터디도 했다. 스터디는 조원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조원들의 전공에 맞춰 서로 아는 분야를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도움을 얻었다”고 했다.

하지만 리트에서 배경지식을 학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의 문제풀이 방법과 멘탈관리 측면일 것이다. 리트 자체가 사고력에 기반을 둔 시험이기 때문에 법학적성시험 연구사업단 박희준 연구위원은 “법학적성시험은 별도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사고력 측정 시험으로 설계됐다”고 말한 바 있다.

정호림 씨도 실전에서의 멘탈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실제 시험에서 멘탈이 붕괴될 수 있다고 준비해야 한다. 집에서 문제를 풀 때의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풀기보다는 10분에 5문제를 풀 수 있게끔 극한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어든 추리든 10분 안에 5문제를 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기에 혹자는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는 “집에서 하기보다는 카페나 전국모의고사를 통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문제를 풀었다. 처음에는 주변의 어수선함으로 눈이 돌아가고 문제도 안 풀린다. 시험 감독관이 10분 남았다고 알릴 때면 식은땀이 날 정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시간이 촉박했을 때 풀지 못한 문제가 10문제라면 몇 개를 풀고 버릴지를 염두에 두었다. 그 후 집에 가면서 어떻게 하면 맞출 수 있을까 생각하며 그때의 대처방법이 생각나면 다음 모의고사 때 써보는 방식으로 시행착오를 줄여갔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그 또한 리트 80점대의 벽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리트 점수를 올리기 위해 유명하다는 인터넷 강의를 듣기는 하였으나 기대만큼 큰 도움을 받지는 못하였다.

그러다 그는 18년도 법학적성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풀 수 있는 것만 풀고 나머지는 찍자. 100점만 넘기자. 왜 다 풀려고 애쓰느냐”라고 생각하며 스스로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모의시험을 치렀다.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일까. 정호림 씨는 그때 당시 언어 모의고사에서 65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리트 고득점을 거뒀다.

이후 그는 부담감 없이 보자는 마음을 갖고 여러 모의시험을 치른 결과 꾸준히 100점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고 어느 날 점수가 120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다만 그는 “다행히도 본시험에서는 100점만 맞자는 생각으로 임했기에 124점이라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정호림 씨는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부담감을 낮추되, 못 풀겠다 싶은 문제는 빨리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리트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출제하는 게 아니어서 시간 내 전부 못 풀게 하는 게 포인트”라며 “물론 모든 문제를 다 푸는 머리 좋은 친구들도 있지만 나와 같은 범인이라면 이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문제 풀이 방향(▲해설 봐도 이해가 안가는 문제 ▲해설 보고 비로소 이해가 되는 문제 ▲해설 굳이 안봐도 풀 수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을 이어갔다.

완벽에 가까운 해설을 보더라도 실제 시험에서 제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때문에 모르면 어쩔 수 없이 해설을 보되 더 좋은 방법은 해설 없이도 스스로 풀 수 있는 사고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정호림 씨도 “찍는 한이 있어도 해설보다는 스스로 풀 수 있는 사고 체계를 만들어야 실전에 적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연습 시 해설 봐도 안 풀리는 건 실전에서 풀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안 풀리는 문제는 그날 생각해둔 번호로 찍고 확보해둔 시간을 다른 문제를 푸는 데 투자하라”며 확실히 풀 수 있는 문제부터 맞춰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리트를 공부하다 보면 자신이 완벽히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아닌 문제도 있다. 안 풀리는 문제를 제친다 하여 점수가 극적으로 낮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리트공부 시 젖힌 문제는 확실히 제치는 게 시간확보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그는 “각자의 성향에 따라 쉬운 문제가 있고 어려운 문제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철학을 어려워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과학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이과생이 과학지문에 쉽게 접근하고 경제학도가 경제지문을 쉽게 풀듯 본인에게 맞고 안 맞는 문제를 기억해두고 이것을 제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어이해와 추리논증은 말 그대로 이해력과 추리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두 과목을 별개로 나누어 공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리트 점수향상을 이룬 이들은 둘을 같은 영역으로 취급하여 접근해 나가기도 한다.

정호림 씨는 상대적으로 언어점수가 낮았기에 언어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했고 그 결과 추리도 점수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언어 푸는 방식을 추리에도 적용했다. 풀 수 있는 것부터 풀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풀었다. 마지막 2문제는 보통 긴 제시문으로 이루어지는데 그중에서 1문제만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전했다.

실제 시험장에서 그는 “언어 시간이 절반쯤 지났을 때 눈감고 '망했다'”고 생각했다. 다만 “추리 때는 어차피 망한 시험 남들도 다 어려웠겠거니 생각하고 중간에 화장실도 갔다 왔다. 이만큼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도 멘탈만큼은 끝까지 부여잡고자 했다. 그동안 연습해온 것처럼 최악만 모면하자는 심정으로 시험을 치렀다”고 밝혔다.
 

130점대라도 멘탈이 흔들리면 100점대가 나올 수 있는 게 리트라는 시험의 맹점이다. 반대로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고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양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정호림 씨는 “최상의 상황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본다"고 생각하지 말고 "중간 상황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치른다”는 마인드가 오히려 점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의 상황을 맞닥뜨리기 위해 새벽 2시까지 안자고 시험 당일 일찍 가서 모의시험을 본 적도 있었다. 그 결과 피곤함과 능률 저하로 시험을 망친 적도 있다.

실제 시험에서 밤늦게까지 일부러 안자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긴장감 등으로 인해 날밤을 새우는 일도 있기에 그는 “극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몰면 실제 시험이 보다 수월해짐”을 강조했다.

언어문제를 풀 때 제시문당 1번은 보통 쉬운 난도로 출제된다. 하지만 2번 문제부터 난도가 점차 올라가고 3번 문제는 제시문의 종합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난도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이때 그는 “쉬운 문제는 우선적으로 풀고 긴가민가한 것은 15초 안에 판단하되 애매하면 선지 두 개 정도를 남겨놓고 마지막 문제까지 풀이가 끝났을 때 다시 돌아와 푸는 방식을 적용해 나갔다”고 전했다.

특히 “시험 종료까지 10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조금만 더 투자하면 풀 수 있으나 넘긴 문제는 풀되 아예 못 본 문제는 그날의 번호를 정해 깔끔하게 패스했다”며 “그렇기에 시험 당일 미리 찍을 번호를 생각해 둔 다음 찍을 건 찍고 나머지 문제를 풀어야 풀 수 있는 문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갈 수 있다”는 소회를 밝혔다.
 

본시험에서는 옆의 사람이 다리를 떨거나 소음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는 등 어떠한 예상치 상황과 마주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는 "실제 시험 전 모의고사 활용을 통해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국모의고사를 풀더라도 최상의 상황에서 알맞게 풀었다 용도로 활용하면 안 되고 시간에 쫓기듯 막판의 촉박한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연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모의고사를 본인의 컨디션 대로 푸는 경우가 많은데 리트는 그렇지 않다. 실제 시험이 더 열악할 수 있다 생각하고 헷갈리는 문제 대처 등의 연습을 미리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문제 중 헷갈릴 때는 앞에 선지로 찍었고, 시험 당일 날은 모르는 문제는 2번으로 밀자고 생각했다”며 “실제 시험에서 이 방법이 유효하게 적용됐다. 물론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 아녀서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모의고사를 통해 유효한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최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터디를 구성해 문제를 같이 풀면 ‘시간의 촉박함’을 느낄 수 있기에 수험생활 때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수험생마다 자신이 쌓아온 학점 등의 정량적 요소가 다르다 보니 시험이 끝난 후에는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다만 다수 법학전문대학원이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한 고민이 깊기에 이를 긁어줄 수 있는 부분을 어필하면 높은 점수로 이어질 수 있다.

정호림 씨는 "본인이 쓴 글을 스터디원과 돌려 첨삭하는 방식도 있지만 더 좋은 방법은 지원한 학부의 재학생을 만나 해당 로스쿨에 대한 정보를 얻어 서류에 녹여낸다면 자소서가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개인적인 견해로 나이를 잘 안보는 것 같다. 또한 정량적 요소를 중요하게 보기에 리트 120점, 토익 950점 이상이면 한 번쯤 써볼만하다”고 덧붙였다.
 

리트라는 시험이 전초전이라면 입학 후는 리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법학공부가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그는 “로스쿨에 들어오면 3년 동안 12시간씩 앉아 있어야 한다. 이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꼭 기르길 추천한다”면서도 “리트가 끝나면 기본 3법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선행을 안하고 들어오면 삶이 고되다. 어느 정도 법학을 공부했다는 전제 하에서 수업이 진행되므로 리트가 끝나자마자 법 공부를 시작하는 것을 후배들께 당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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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중요 2019-05-28 19:01:43
리트 경험해본 로스쿨 다니는 사람인데 저 분, 실력 향상이라기 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봄. 배경지식을 통해서 실력 향상?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의미는 바로 운을 전제로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지. 만약 전혀 생소한 내용이라면? 다시 80점대나 90점대를 받았을 걸?... 이런 수기를 통해서 많은 학생들이 분수도 모르고 리트 도전했다가 낭패 보는 경우 많이 봤다. 리트 같은 사고형에 유리한 학생과 고시나 공시 같은 암기형에 유리한 학생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지.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 지 파악한 뒤, 시험에 올인해라.

ㅇㅇ 2019-05-23 22:10:48
잘생기기까지했네요

과연 다시리트봐도 그럴까 2019-05-23 17:26:14
과연 리트실력이 그리급상승한것일까
노노
저 주인공이 올해리트를 다시본다면 80점대로
다시회귀할수도있다 그게 리트다
리트,피셋형인간이아니면 결국은 운빨이크다

ㅇㅇ 2019-05-23 00:59:17
리트공부할 시간에 법학공부 많이 하는게 개이득입니다...리트는 유형만 익숙해지고 실전감각이랑 컨디션관리 정도만 유의하면 됩니다. 기사같은 케이스는 드물고 기출푼 점수에서 플마 얼마 정도에서 크게 바뀌진 않습니다. 그리고 학교도 최상위나 최하위가 아니면 거기서 거깁니다.

아이고의미없다 2019-05-22 15:54:33
일본처럼 리트 없애라. 법학수준 타락시키는게 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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