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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2)-버닝썬명동서일필(버닝썬鳴動鼠一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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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2)-버닝썬명동서일필(버닝썬鳴動鼠一匹)
  • 강신업
  • 승인 2019.05.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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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버닝썬은 작년 12월부터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경찰의 비호 아래 클럽에서 연예인과 외국인 등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폭행을 하고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난무했다.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대규모 수사단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수사를 통해 경찰과의 유착 의혹, 폭행의혹, 클럽 관계자들의 마약 투약 의혹 등이 사실로 밝혀졌다. 수사과정에서 소위 정준영 단톡방이 드러나면서 정준영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최종훈은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버닝썬 사태의 한 복판에 등장한 것은 가수 승리다. 그가 사실상 버닝썬의 운영자로 지목되고 국내 호텔과 필리핀 휴양지 등에서 호화 파티를 열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접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승리를 18차례나 불러 조사한 끝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는 물론 클럽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2억 6천만 원 등 약 5억 3천만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 등이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승리의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보기 좋게 기각되고 말았다.

법원은 횡령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법원은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 마디로 범죄가 성립하는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경찰은 승리의 횡령 범죄를 설명하기 위해 수십 장 분량의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유리홀딩스와 네모파트너즈는 운명공동체”라는 표현까지 기재했는데, 이것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승리가 버닝썬과 업체들 사이의 수억 원 대 거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적어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경찰이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성매매 알선 등 혐의에 대해선 “혐의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 피의자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 마디로 100일 넘게 수사를 했는데 이제 와서 숨기고 인멸할 증거가 뭐가 있느냐는 뜻이다.

승리 구속 영장이 기각되고 경찰은 그 동안의 수사결과를 브리핑했다. 여기서 경찰은 소위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은 직권남용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뇌물죄는 대가성이 없고, 청탁금지법 위반은 향응 받은 금액이 적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의 유착의혹이나 역삼지구대 경찰들이 김상교 씨를 폭행했다는 의혹은 밝혀지지 않아 내사종결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자 그 동안 경찰은 도대체 뭘 한 것이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성범죄나 마약 등을 수사하다가 느닷없이 횡령을 들고 나와 일을 그르친 것이 아니냐는 비난과, 승리가 소위 정준영 단톡방은 물론 23개의 단톡방에 가입해 있었는데 과연 성폭행이나 성관계 영상 유포 등의 범죄는 전혀 없었느냐는 의문이다. 오히려 승리 뒤에 누군가를 숨기기 위해 어차피 되지도 않을 횡령 혐의를 적시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됐다. 경찰과의 유착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비난도 줄을 잇고 있다.

무려 6개월간이나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버닝썬 경찰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더니 버닝썬명동서일필이 되고 만 것이다.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온 수사성과치고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를 의식한 때문인지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앞으로 윤 총경 등에 대한 혐의를 더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추가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초라하고 군색한 사족이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남은 의혹을 철저히, 한 점 남김없이 수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김학의 수사처럼 버닝썬 수사가 다시 재수사의 운명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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