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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기관 옥상옥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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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기관 옥상옥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 법률저널
  • 승인 2019.05.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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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 과정에서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의 한국당이 물리적 충돌로 국회 파행 등 극심한 대처 정국을 야기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두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랐지만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오며 고소·고발전까지 벌이며 정치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새로 선출되면서 양당 원내사령탑이 마주 앉는 만큼 국회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의 후유증을 치유할 수 있는 극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양측의 대치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가 무한정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조치다. 국회 재적 의원의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국회 논의 기간이 3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한 것이다. 앞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던 사회적 참사법 등은 개별 법안에 대해 상당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경우라서 여당 내 이견이 없었고 야당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입법부와 수사기관의 권력 문제를 다루는 것이어서 여야의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당연히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

더욱이 패스트트랙은 다분히 정략적이었다. 선거법과 수사 관련 법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도 패스트트랙 지정에 필요한 재적 의원 5분의 3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억지로 여와 야3당이 한 몸인 것처럼 묶었다. 공수처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은 여당은 선거법에 대한 생각이 달라도 어쩔 수 없이 찬성해야 했고,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은 선거제도를 바꿔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 수사 관련 법안들을 묻지 마 지지하는 식이었다. 더구나 선거법은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려놓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합의 없는 선거제도 강제 변경은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공수처 신설 법안은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많다. 모든 사법기관 개혁의 핵심목표는 청와대 권력과 분리돼 독립된 지위와 권한을 갖고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공수처 안은 검찰이 가지고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공수처로 이양해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막고 독립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모순이다. 검찰이 정치 권력화됐고 독립성이 훼손됐다면 신설하는 공수처도 검찰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는 것이다. 공수처장 임명도 국회의장이 선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지만 삼권분립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권력 구조에서 공수처장을 권력이 임명하면 결국 공수처도 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공수처가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지 않은 이상 권력에 무소불위의 쌍칼을 쥐여주는 셈이다. 공수처가 검찰 위 또 다른 권력기관 이른바 ‘옥상옥’이 돼선 안 된다. 야당에서 ‘공수처 신설은 개혁을 가장해 수사기관을 장악하려는 문재인표 둔갑술’이라고 날을 세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공수처 도입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대통령 권한을 더 강화할 경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검찰의 문제점을 개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사권 조정도 국민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방편으로 권력기관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충견 역할 대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다. 그동안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국민 피해는 막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고 권력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더는 검찰이 정권의 사냥개 노릇을 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 이번 수사권 조정도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정권의 권력기관에서 국민의 권력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핵심 요지는 대통령의 권력기관에 대한 인사권 문제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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