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0)-정치실패, 정치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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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10)-정치실패, 정치심판
  • 강신업
  • 승인 2019.05.03 1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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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인간 삶은 맹목적이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삶에 목적이 없다는 건 모욕적이므로 인간의 삶에는 뭔가 그럴듯한 목적이 부여돼야 한다. 그렇게 세속적으로 부여된 삶의 목적이 행복이다. 행복을 삶의 목적 자리에 위치시킨 것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전적 체계에서나 현대 사유체계에서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는 말은 논리적 사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는 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그 삶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지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행복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삶의 형태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하지만 적어도 세속적으로 인간의 존재이유를 설명할 때 행복이라는 말보다 그럴듯한 것은 없다. 때문에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는 말은 신이 존재한다는 말처럼 의심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비논증적 선험명제다. 물론 개인에 따라 종교 등 어떤 이유로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는 명제를 거부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행복 추구를 막을 이유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여기서 분명해지는 것은, 행복은 삶의 목적이거나 또는 적어도 원하는 방식이므로 인간은 행복할 방법을, 그 길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꼭 필요한 것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고 굶주림 등의 결핍으로부터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리를 짓는 일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사회다. 그런데 사회는 그 존속과 유지를 위해 규율이 필요하다. 그런 규율을 만들고 갈등을 조정하는 일도 요구된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정치다. 즉 인간은 그 열악한 신체적 조건으로 하여 홀로 살 수 없는 까닭에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되었고, 그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막아야 하므로 질서가 필요하고, 질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며, 그 힘을 누군가에게 위임하여 행사해야 하는데 바로 그것이 국가의 탄생 이유이고 정치의 존재 이유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무리 속에서 살 수 밖에 없고 정치는 거기 본질적으로 들어 있다. 정치의 목적은 공동체의 질서 유지와 그 구성원들의 조화로운 삶이다. 정치는 인간이 삶의 목적으로 받아들인 현세의 행복을 달성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행복이 적어도 고통이 없는 안락하고 평화로운 상태라고 할 때, 그리고 정치의 목적이 가능한 많은 사람을 가능한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때, 공동체가 무질서에 빠지고 공동체의 구성원이 불안과 고통을 느낀다면, 그것은 정치의 실패다. 정치 실패는 물론 구성원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너무도 자명해서 강조할 필요조차 없는 것은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국민을 불행하게 하는 정치, 그런 정치를 하는 자들은 심판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은 명실공히 정치 실패를 심판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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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5-03 20:50:03
맞습니다. 518망언, 세월호망언,지역갈등과 국민분열 부추기는 자한당 심판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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