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사시 난이도 성공했다
상태바
올 사시 난이도 성공했다
  • 이상연
  • 승인 2005.03.22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치러진 사법시험 제1차시험 결과 응시자의 성적 분포를 보면 예년에 비해 난이도 조절에 성공한 것으로 보여 이번 시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문제의 '난도'가 높을수록 해결하기 어렵고, '난도'가 낮을수록 해결하기가 쉬워진다. 이 어렵고 쉬운 정도를 적절히 조화시키기 위해, 성적의 상위권 수험생들과 하위권 수험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시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사법시험의 출제 방향을 가늠하는 준거(準據)거 되어야 한다고 본다.


수험전문가들도 쉬운 문제를 많이 내면서도 상위권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어려운 문제를 적절히 섞은 좋은 문제들이 출제되었다는데 대체적인 평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신뢰할 만한 근거 없이 '난이도 조절 실패'란 말들이 어김없이 흘러나오고 이를 두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신만이 피해를 입을까 조바심하는 것도 어줍지 않지만 일부 고시언론들마저 '변별력 타령'을 늘어놓는 것은 더욱 볼썽사납다. '변별력 논란'은 만성화된 레토릭이 된 듯하다. 무릇 시험은 잘 본 사람과 못 본 사람간의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이다. 제1차시험은 최종합격이라는 무시무시한 서바이벌게임의 첫 번째 관문이다. 이 관문을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수험생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있는 수험생들이라면 항시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되어야 한다. 실력있는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때마다 당락이 달라진다면 그 시험은 공정성과 변별력 모두를 잃은 것이다. 무조건 시험의 '난도'를 높여야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실력을 갖췄더라면 언제든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되도록 난이도 조절이 더욱 중요하다.  즉, 사법시험이 요구하는 일정수준 이상의 법률지식을 가진 응시자로 하여금 정답을 선택하는데 장애가 없도록 출제방향을 견지하는 것이다. 


시험이 있는 한 부작용과 문제점은 없을 수가 없다. 시험문제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문제고, 시험문제가 쉬우면 변별력이 떨어져 문제다. 특히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같지 않아 또 문제이며, 과목별 표준점수를 사용하면 로또복권 같아져서 그 또한 문제가 된다. 수험생들 대다수가 만족할만한 시험방법이 쉽게 찾아질 것 같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차시험이 기계가 채점할 수 있는 선택형문제만으로 수험생들의 지식정도를 평가하는 제도하에서는 법학 지식의 깊이를 알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출제 기법에 따라 어느 정도 문제점을 보정(補正)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응시자들의 성적 분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력을 갖춘 상위권 수험생들은 성적이 높은 반면 그렇지 못한 수험생은 성적이 매우 낮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어느 정도 변별력이 확보돼 우리는 법무부 관계자들과 출제위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젊은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막중대사(莫重大事)가 고시다. 이 나라 미래의 주역들이 인생의 한판 승부수를 두는 고시인 만큼 앞으로도 문제점을 최소화하는데 합리적인 지혜를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선택과목간의 양적·질적 균형을 맞추는 일도 중요하다. 선택과목 출제범위와 난이도 문제로 형평성 논란과 과목편식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또한 기본 3법도 전반적인 실력을 더욱 신장(伸長)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시험을 관장하는 법무부는 수험생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며 부단없는 개선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그게 시험 관련 잡음을 차단하는 길이며, 내년에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