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유은혜 교육부장관, 교육감들이여! 발상전환을 촉구한다. 대책 좀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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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유은혜 교육부장관, 교육감들이여! 발상전환을 촉구한다. 대책 좀 세워라.
  • 오시영
  • 승인 2019.04.2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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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깊은 물은 언제나 맑다. 바닷물이 맑은 건 바다가 깊기 때문이다. 바다 속 진흙탕 갯벌조차 바닷물을 더럽히지 못하는 것은 바닷물의 무게가 권위를 갖기 때문이다. 교수 사회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불의는 보고 참을 수 있지만 불이익을 보고는 참을 수 없다.”라는. 교수가 교수 같지 않다고 생각되는 교수를 향해 내뱉는 비난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자조할 때 중얼거리는 소리이기도 하다. 지성의 요람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우는 교수들로 구성된 대학사회에서 교수들은 제자들에게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고 짐짓 모양새를 갖춰 의젓함을 멋부리지만, 의외로 적지 않은 교수들은 세상 돌아가는 것에 무관심하다. 자기 전공분야에 대한 연구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교수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은 겪어 보니 정의 실현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 성향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대학구성원들 중에 자라온 환경이라든지 가치관이 그렇게 형성되어 온 환경 영향도 크게 작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공동의 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경원당하거나 왕따 당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교육은 “百年之大本”이라고들 한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상수라는 의미일 것이다. 간혹 가다 학교 선생님들의 애로를 청취하며 그들이 당면하고 있는 학교현장에서의 문제점들과 법적 분쟁에 휘둘리는 현장을 직시하게 된다. 물론 일부 학교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에게는 전국 학교에 산재되어 있는 일상적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스러운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러 문제 중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학부모들에 의한 교사들에 대한 괴롭힘의 상존”이다. 물론 잘못한 교사가 있다면 그에 대해 상응한 책임 추궁이 있으면 되지만, 문제는 상당성을 결여할 정도로 그 고통의 정도가 극심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상당수의 교사들이 학부형들의 괴롭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심하면 병가를 내는 바람에 학기 중 담임이 교체되거나 임시교사로 교체되어 학습이 연계되어 이루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선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대다수이지만, 극소수의 학생들과 학부모가 학급 전체의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그에 대한 교사의 정당한 꾸중이나 선도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 후폭풍은 그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어마어마한 가해행위로 확대되어 못된 학부모로부터 집요한 공격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당한 학부모의 공격에 대해 학교장이나 교육당국이 법적 협력을 통해 견고한 방패막이가 되어 주는 대신 오히려 자신의 신상에 불이익이 떨어질까 봐 교사를 방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전개되어 문제인 것이다. 상담과정에서 알게 된 위와 같은 사실들을 교육부장관이나 시도교육감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해 적극적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면 이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비난받아야 하고, 만일 모르고 있는 것이라면 진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들은, 대부분 정년이 가까워진 교장이나 교감 등 행정직 책임자들이 자신들조차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분쟁에 휩싸여 학부모로부터 공격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그로 인해 자신들의 정년 보장이나 연금 수령 등에 불이익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보호막 안에 있는 개별 교사들에 대한 보호 책무를 방기하는 바람에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이에 대처하다 보니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옛말에 그 부모에 그 자식 또는 그 자식에 그 부모라는 말이 있듯이, 문제 학생의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교사와 학부모가, 또는 교사와 학생이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학부모와 학생이 동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교사가 단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은 수업 시간에 계속 학습분위기를 망치고, 이를 학부모의 겁박으로 인해 교사는 문제 학생을 통제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이 방해를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교사는 교사대로 학교 당국으로부터 무능한 교사라는 낙인이 찍히고, 그러는 한편으로 문제 학부모로부터는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고,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버티다가 종국에는 병가를 내거나 퇴직을 하게 되는 극한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고, 이를 지켜보는 다른 교사들에게도 심각한 정신적 충격이 된다는 사실이다.

교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교육현장에서 너무 자주 경험하다 보니 담임 맡기를 기피하고, 특히 고학년 담임은 거의 강제로 임명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교육 현실이다.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은 이러한 학교 현실에 대해 전국적인 조사를 하여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법률적, 의료적 대처를 강구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내실 있는 좋은 수업을 할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고 있는 교사들이 교육 이외의 이런 학부형과의 마찰 문제로 인해 교육권과 수업권이 방해받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만일 교육부장관이나 시도교육감이 이런 일을 방기하면 그것이야말로 국가 교육을 망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실태파악 후 전국의 교사들을 상대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법률 자문과 구체적으로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의 배후에는 “좋은 대학, 인생 성공”이라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내 자식만 좋은 대학에 가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가 모든 학부형들에게 거의 일상적 신념이 되어 버렸고, 이를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자식만 최고로 대접받게 해야 된다는 잘못된 가치관이 부정적으로 작동하다 보니 위와 같은 “교육붕괴 내지 학급붕괴”라는 비극적 현실이 일상화되어 버린 것이다.

사립유치원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 것처럼 이제는 초·중등 교육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은 머리를 맞대고,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지난 4월 17일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안인득이라는 40대 조현병 환자가 자신의 아파트에 방화를 한 후 놀라 뛰쳐나오는 이웃 주민 20여명을 사상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오랜 기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 오면서 인근 주민들을 수없이 괴롭혀 오다가 위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실재 통계에 의하면 정신병력 보유자의 범죄발생율은 정상인의 범죄발생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 거의 10분의 1 정도 수준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정신병력 보유자의 범죄 유형이 위 사건과 같은 특정 범죄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이 많이 저지르는 절도나 사기와 같은 범죄 유형이 아니라, 폭력이나 상해 또는 살인 같은 유형의 우발적 범행에 집중되어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앞으로 10년 후쯤이면 국내 조현병 환자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현재 초등학교 교실에 정신병 초기 증상현상으로 치료를 받는 학생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로 인해 주의력과 집중력이 극히 떨어져 정상적인 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충동적 행동을 통해 학습분위기를 해치는 학생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유전적 영향도 있지만, 과도한 경쟁을 강제하는 환경적 영향이 대단히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학생들에 대한 교육은 일반교사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의사나 특수교육전문가 등의 유기적 체제 하에서 특별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도 모든 일반 학교에 이런 학생들이 배치되어 있고, 학교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을 “폭탄”이라는 은어로 모든 교사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식이 위와 같은 특별교육대상 학생으로 분류되는 것이 장래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숨기거나 교사에게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런 학생이 한 명이라도 배치된 학급은 제대로 수업이 진행될 수 없게 되어 애꿎은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교사는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해당 학생은 치료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교육부장관은 이런 문제점들을 전수 조사하여 해결방안을 수립한 후 예산 당국과 국회를 설득하여 예산을 확보한 후 조속하게 학교정상화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는 현재의 교육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건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밑그림 작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방치되어 학년이 높아질수록 정신적 결함이 있는 학생들이 사회에 다수 배출되고,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숫자가 늘어나게 되면 사회는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우려마저 있다. 문제는 예산인데, 맨날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가 언제 문제를 바로 잡을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그리고 교과부장관과 교육감들은 “교육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물론 대학 진학 문제 등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은 없다. 하지만 필자의 짧은 소견인지 모르겠지만, 돈 안 들이고도 교육을 개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교과목의 조정”이라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에 매몰된 교육에서 벗어나,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교과시간을 확대하는 교과개편이 이루어지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리라 본다.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교과시간을 대폭 늘려버리면 된다. 그리고 국어, 수학, 영어 등 지식 위주의 수업시간을 대폭 줄여버리면 된다. 그러면 전문가들은 나서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자는 것이냐 라고 야단이겠지만, 좀 줄이면 어떤가? 뭐가 문젠가? 영어 시간을 줄이면 영어 실력이 줄어든다고? 좀 줄어들면 어떤가? 뭐가 문젠가?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개인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 될 것 아닌가? 그것을 꼭 학교에서 일반 교과목에서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는가? 수학시간을 좀 줄이면 어떤가? 뭐가 문제지? 수학 실력이 줄어든다고? 좀 줄어들면 어떤가? 필요한 사람은 따로 개인적으로 공부하면 되지 않겠는가? 국어도 마찬가지 아닌가? 발상의 전환을 하면 된다. 그냥 금과옥조처럼 붙들고 있는 국영수의 망령에서 벗어나 버리면 된다. 그리 되면 대학 입시에서도 그들의 비중이 낮아질 것이고, 그리 되면 현재 국영수에 매달리는 교육지옥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노래와 춤이, 운동이 차지하면 얼마나 학교가 밝아지고, 사회가 밝아지고, 인성이 좋아지지 않겠는가? 스트레스 받을 일도 줄어들 것이고, 즐겁게 사는 일이 늘어나지 않겠는가? 그리 되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며 모두를 적으로 내모는 사회구조가, 사회인식이 변화되고, 보다 좋은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내가 교육부장관이라면, 내가 대통령이라면 나는 저렇게 해 버릴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 해 버리면 된다. 아이들이 그리도 좋아하는 체육시간을 그렇게 짜게 편성하고, 학생들이 그리도 싫어하는 수학이나 영어를 그리 많이 편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필요하면 그런 것들은 알아서들 다 한다. 그러니 그것을 학교에서 평가의 대상으로 삼아 경쟁을 시킬 필요가 없다. 학교를 즐거운 곳,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과목을 대폭 개편하는 발상의 대전환을 해버리면 된다. 그리해야 전국민이 BTS, 방탄소년이 되어 적이 총을 쏴도 총 맞아 죽을 일 없고(평화로워지지 않겠는가?), 전 국민이 손흥민 선수처럼 되어 즐겁게 주말이면 동네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고(동네 축구장을 많이 만들어야겠지, 놀이터도 되고 좋지 않은가? 행복해지겠다), 전 국민이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이 되어 춤추고 또 추고 하지 않겠는가(늙어 주민센터에서 댄스스포츠를 배울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춤추는 것 배워 일생동안 춤추며 즐겁게 살면 좋지 않겠는가?). 꿈같은 일이라고? 안 될 것이라고? 그대는 해 봤나? 왜 해 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지? 내 생각에는 하면 될 것 같은데.

깊은 바다는 잔잔하다. 갯벌조차도 침묵한다. 내일, 대한민국은 평화로울 것인가? 행복할 것인가? 지금 생각해야 할 때이다. 교육부장관, 교육감들이여, 발상을 전환하라. 굳어 있는 뇌를 부셔버려라.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내 말이 장난 같다고? 나, 지금 엄청 진지합니다, 진지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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