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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27)-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조치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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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6  11: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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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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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발생한 방화, 살해 사건은 또 하나의 영화 같은 현실이었다. 범인은 불을 지르고 비상구에 숨어있다가 탈출하는 사람들을 향해 기다렸다는 듯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어린아이 등 20명이 죽거나 다쳤다.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공개된 범인의 모습을 보며 공포영화 속 살인마를 보는 것 같아 섬뜩했다. 범인은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사건 이전에 이웃들이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하였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는 비판이 나오고, 친형을 정신질환자로 강제입원 시키려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자체 등이 적절히 대응하였다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진주 사건의 범인에게 정신질환 증상이 발견되었다면 그에게 어떠한 조치가 가능했을까?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질환자의 진단 및 치료 등을 위해 여러가지 경우에 따른 입원 절차를 매우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먼저, 정신질환자 스스로 입원을 결정하는 ‘자의입원’과 ‘동의입원’에 대한 규정이 있다. ‘자의입원’(제41조)은 정신질환자나 그 밖에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스스로 입원을 선택하는 경우다. 자의입원한 사람이 퇴원을 원하면 지체없이 퇴원시켜야 한다.

‘동의입원’(제42조)은 정신질환자가 보호의무자(민법에 따른 후견인 또는 부양의무자)의 동의를 받아 입원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도 정신질환자가 퇴원을 신청하면 지체없이 퇴원을 시켜야 하지만, 정신질환자가 보호의무자의 동의 없이 퇴원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이하 ‘전문의’라 함)의 진단 결과 환자의 치료와 보호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하여 퇴원의 신청을 받은 때부터 72시간까지 퇴원을 거부할 수 있고, 퇴원을 거부하는 기간 동안 뒤에 살펴볼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또는 ‘자방자치단제장에 의한 입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정신질환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입원을 시킬 수 있는 경우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자치단체장에 의한 입원’, ‘응급입원’이 있다. 이 경우는 의사에 반하여 실질적으로 사람의 신체를 구속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그 요건이 무척 까다롭게 규정되어 있다.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43조)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신청할 수 있는데,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질환을 앓고 있어야 하고, 본인 또는 타인의 건강 또는 안전에 해를 끼칠 중대하거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입원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 정신의료기관은 보호의무자임을 증명하는 서류와 함께 전문의의 입원권고서를 받아야만 입원을 시킬 수 있다. 입원 후 2주 범위 내에서 정확한 진단을 거쳐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에 소속된 2명 이상의 전문의가 계속 입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 한하여 치료를 위한 입원(3개월 이내, 연장 가능)을 계속할 수 있다.

‘자치단체장에 의한 입원’(제44조)은 정신질환으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을 발견한 전문의 등으로부터 신청(경찰관이 위와 같은 사람을 발견한 경우에는 전문의 등에게 신청을 요청할 수 있다)을 받은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이하 ‘자치단체장’이라 함)이 입원을 시키는 경우다. 이 경우에 자치단체장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2주간의 범위 내에서 입원을 시킬 수 있고, 진단 결과 계속 입원할 필요가 있다는 2명 이상의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이 있는 경우에 치료를 위한 입원을 계속할 수 있다.

‘응급입원’(제50조)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사람을 발견한 사람이 그 상황이 매우 급박하여 앞에서 살펴본 입원 절차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정신의료기관에 그 사람에 대한 입원을 의뢰할 수 있는 경우다. 이 경우에 의뢰를 받고 동의를 한 경찰관 등은 정신의료기관까지 그 사람을 호송해야 한다. 정신의료기관은 3일 이내의 기간동안 입원을 시킬 수 있고, 그 기간 동안 응급입원된 사람을 진단하여 진단 결과 계속 입원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앞에서 살펴본 절차에 따른 입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진주 사건 범인의 경우, 이미 정신병력이 있었고, 사건 발생에 즈음하여 이상행동이 여러 차례 감지되었으며, 신고도 있었다고 한다. 관련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범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치단체장에 의한 입원’이나 ‘응급입원’ 등의 절차를 통해서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사건이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제도를 악용한 신체구속의 남용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관련 법령이 강화되었고, 경찰 등 행정기관이나 정신의료기관 등에서는 의사에 반한 입원으로 인한 민원이 제기되는 것을 염려하여 현행 법령에 규정된 절차 조차도 이행하지 않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사회에 방치된 정신질환자의 수는 늘고 있고, 국민들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반짝 대응책만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법 개정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체계를 심도있게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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