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관계자 “실무와 연관성 없는 영어, 한국사 검정제 주장”
채용 관계자 “검정제 보다는 선택과목 개편 통해 제도 보완”
행정직군 필수 3과목 + 행정학 또는 행정법 필수화 가능성↑
[법률저널=김민수 기자] 한국행정학회가 지난 24일 주관한 「공무원 공채시험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9급 공무원시험 개편과 관련해 나온 학계 이슈는 ‘9급 시험을 어떻게 바꿔야 민간부문과 연계할 수 있는지’에 관한 호환성 문제였다.
김동욱 한국행정학회 회장은 “9급 시험 합격자뿐만 아니라 응시자 대부분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는 대학에 맞는 고등교육을 받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볼 때 많은 청년이 공무원시험에 매몰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공채시험서 합격, 불합격 당락을 가르기 위해 이상한 문제를 출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수험생은 이에 맞춰 공부할 수밖에 없다”며 현 공무원시험 제도의 문제점을 강력히 질타했다.
또한 그는 “수험생과 그 가족들을 포함해 100~200만 명의 국민이 공채시험에 매달려 있기에 영어, 한국사 검정제 전환 등을 통해 적극적 제도개선을 함께하고 이러한 의견을 수용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성원 군산대 행정경제학부 교수도 “공무원 증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특히 9급 채용은 민간 부문 일자리 대체 형성이 안 되어 있어 안타깝다”며 “5, 7급에 도입하는 PSAT을 9급 시험에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NCS를 PNCS(가칭)로 개편해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냈다.
PNCS 대안 외에도 그는 △국어, 영어, 한국사 + 직렬별 지정 전문과목 1, 행정법총론 또는 행정학개론 중 택1 △국어 + 직렬별 지정 전문과목 2,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등의 9급 시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호서대 이재완 교수는 황 교수의 공직적격성평가 도입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PNCS를 도입하자 말했는데 PSAT 치고 들어온 사람들이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다. NCS, PSAT 통해 합격한 자가 공직 평가가 좋은지 충분히 검토 후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관 백석대 교수는 “영어, 한국사를 검정시험으로 충분히 전환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시험 영어는 토익과는 다르다. 학생들이 토익 공부하다 공시 영어를 보면 70점밖에 안 된다 한다. 영어 검정제 전환이 안 되면 지금처럼 이중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형성 한국외대 교수는 “행정학도 취업과 일정 부분 호환이 되어야 한다. 9급 공무원을 준비하면서 남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하고 합격 못 하더라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회·환경변화에 따라 시험과목도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반면 공무원 채용 관계자들의 입장은 공직적격성평가 도입보다는 고교 선택과목 폐지를 통해 현 제도를 보완하는 것에 무게가 더 실려 있었다.
신인철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 인재정책과장은 “세무, 법무 등 분야는 전문성이 크기 때문에 전문과목을 필수화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황보란 대구광역시 자치행정국 인사혁신과장은 “선택과목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수험생 선택의 문제도 있고 문제출제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개편이 된다면 선택과목을 대폭 축소하거나 전문과목처럼 필수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단계서는 면접을 보완하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대구시는 공무원시험서 인적성검사를 치르고 이를 면접위원들에게 참고자료로 제공한다. 이런 사례를 보완해 지원자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유능한 공무원을 발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인철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 인재정책과장은 인사혁신처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9급 시험 과목개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신 과장은 “설문조사 항목에 업무 관련성이 낮은 과목 질문으로 행정학이 선택지에 있는데 설문에 있다 하여 행정학을 폐지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행정직군은 행정법이나 행정학 둘 중 하나를 필수적으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내부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