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합격수기] “최고가 되기보다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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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합격수기] “최고가 되기보다 최선을”
  • 이 강
  • 승인 2019.04.19 16:5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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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19년 입학(11기)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 내가 왜 로스쿨에 가야 하는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로스쿨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물론이고 합격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각자 저마다의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회계사시험 공부를 할 때부터 세법에 관심이 많았고, 공부할 때는 물론 합격한 후에도 조세쟁송에 참여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세법의 개정작업에 참여하고, 세무 실무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판례를 연구하고, 첨예한 논리가 대립하는 재판과정에 참여하여 세법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삶을 지금도 꿈꾸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 이미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홈페이지

기업이 사업을 일구어갈 때 마주치는 가치의 충돌, 더 나아가 각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가치의 대립까지, 여러 생각과 가치가 서로 부딪혀 뒤섞이고 그 과정을 통해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점에서 제 삶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회계사로서 회계법인에서 얻을 수 있는 보람과 생활의 만족을 포기하고 다시 공부의 길에 올라 3년 간 매진하겠다는 결심은, 이처럼 명확하게 그려지는 미래 나의 모습과 삶의 방향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합격 수기를 읽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어떤 장면인지 머릿속에 한번 그려보시길 먼저 추천 드립니다. 명확한 목표 없이 공부 방법만 연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고, 로스쿨 입학 시 크게 작용하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그러한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2. 직장인이 법학적성시험 준비하기

직장인이 퇴근 후에 혹은 주말에 리트를 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부를 위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의 생활 패턴상 흔히 이야기하는 ‘리트는 시험 당일의 운이 중요하다’는 말을 저도 내심 믿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제가 추천 드리는 공부 방법은 학원에서 매일 리트 공부를 하는 학생보다 집에서 짬내서 혼자 공부하는 직장인들에게 더 어울릴 수 있다는 말을 미리 드립니다.

(1) 모의고사

제가 1순위로 추천 드리는 방법은 시중에 나와 있는 모의고사 문제집을 모두 사서 주말마다 1회씩 풀어보라는 것입니다. 제가 풀었던 모의고사 문제집은 법률저널 등에서 출간된 3개 종류였습니다. 2019학년도부터 리트 문제 수와 문항의 배분이 달라졌음을 감안하셔서 가능하면 최신 모의고사 문제집을 사시는 걸 권장 드립니다. 매 주말마다 하루에 언어와 추리를 다 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토요일 오전에 언어이해를 시간 재고 풀고 채점 후, 오후에는 놀고 저녁 자기 전에 복습하는 식으로 하루하루 나누어 모의고사를 푸는 방식이 지속 가능한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말 반나절 이상은 편하게 친구를 만나거나 쉬시고 그 힘으로 나머지 시간이 공부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모의고사 문제집을 잘 풀어 자신감을 찾으셨다면 법률저널과 같이 전국 단위로 모의고사 주최하는 시험에 응시하여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느껴지는 시간의 압박감과 계속되는 시험으로 인한 피로를 겪어보지 않으면 실제 시험에서 당황하기 쉽습니다. 이는 리트를 준비하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돈이 아까워서 혹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직장인과 같이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부족하여 실제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전국단위 모의고사를 꼭 응시해서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추리논증: “두뇌보완계획”

주중 저녁 퇴근 후에는 “두뇌보완계획”이라는 논리학 책을 추천 드립니다. 학원 강사가 만든 추리논증 책을 사서 공부하려 했지만 수업을 듣지 않으니 책 진도를 혼자서 나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두뇌보완계획” 책은 혼자서 읽고 문제를 푸는 것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총 100일 동안 하루하루 주제를 정하여 설명하고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데, 논리학을 처음 접하는 저에게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퇴근 후 지쳐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공부 계획은 오히려 쉽게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이 책은 하루 분량을 읽고 문제를 푸는데 길어도 1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매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시간과 분량으로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언어이해: 독서

언어이해는 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하고 집중되지 않는다면, 소모임 앱이나 친구들을 통해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책을 읽을 때 집중력이 높아짐은 물론,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 앞에서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이는 1차 합격 이후 면접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도 부담을 가지고 억지로 읽기보다는 매일매일 꾸준히 글을 읽는 습관을 들인다는 생각을 최우선으로 재미있거나 흥미가 있는 책부터 읽어나가시길 바랍니다.

(4) 기출문제

기출문제는 한 번 풀 때 집중해서 푸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번 푼 문제는 다시 보면 어렴풋하게 문제 내용이 기억나기 때문에 제대로 긴장해서 문제를 푸는 느낌이 들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시간을 정해 기출문제를 푼 뒤에, 하나하나 곱씹어보며 자신이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 나가는 것이 전체를 두세 번 푸는 것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3. 자기소개서 쓰기

꾸준히 공부하고 주말에 모의고사를 잘 푸셨다면 리트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년에 한 번 더 보면 더 잘 볼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리트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트의 결과를 받아들였다면, 이제 자기소개서를 쓸 시간입니다.

(1) 솔직버전과 내숭버전으로 나누어 써보기

자기소개서를 쓸 때가 되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음에 실망하거나 좌절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반대로 이러저러한 이벤트가 뒤죽박죽이어서 하나의 명확한 연결고리가 잡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경우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는 아무도 보여주지 않을 생각으로 쓰는 솔직버전과 누가 읽어도 그럴듯한 내숭버전의 2가지 버전으로 글을 써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일단 솔직버전에서는 각 이벤트 간의 연결고리, 지원하는 로스쿨의 인재상 등 외부적인 요인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각 이벤트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동기와 활동 내용,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부터 시작하여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나, 참여한 일, 느낀 감정과 생각을 가감 없이 모두 나열합니다. 개인적 사정에 따라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을 적어봐도 되나 보통의 로스쿨에서 학사 이후의 일만 자기소개서에 적도록 되어 있으므로 가능하면 대학생활부터의 일을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후 내숭버전을 적습니다. 정의구현을 위해 이바지하는 삶을 살고 싶다, 힘없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 등등 교수님은 물론 주변 누가 보아도 약간 부담스럽지만 그럴듯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 되어 글을 써봅니다.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방향에 대해서 마치 자신이 대의를 위해 평생을 살아갈 사람처럼 생각을 발전시켜보고 고민해봅니다. 철학 책을 참고해도 좋고, 각종 기사에 나온 다른 성공 스토리를 응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버전을 다 썼다면, 솔직버전에서 나열한 일들과 내숭버전에서 쓰여진 목표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는, 대단한 목표를 향해 살고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글보다 진솔하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밝히고 작더라도 명확한 목표가 담긴 글을 쓰는 것이 더 나은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2) 최대한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기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제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줘도 되겠다 싶을 정도의 글이 완성되면 가족은 물론 주변 친구들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나를 잘 알고 있는 가족들에게서 받는 피드백과 내 일정 부분만 알고 있는 친구들에게서 받는 피드백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로스쿨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 친구들에게 많이 보여주는 것입니다. 무엇이 어색하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그 친구들만큼 잘 봐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4. 면접 준비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일의 특성상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준비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려면 자신의 원칙이 무엇인지 확립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정의는 무엇인가’를 읽고 내가 동의하는 정의론을 확정했고 그 논리를 숙지했습니다. 또한 혹시 유사한 쟁점이 면접 주제로 나오면 활용하기 위해서 책 속에 소개된 쟁점들과 다른 정의론에 대한 반박 논리들을 숙지했습니다. 면접장에 대기하면서는 숙지했던 원칙과 쟁점에 대해 고민하면서 머리를 풀었고, 그 덕분에 면접 주제를 마주했을 때 빠르게 원칙에 입거하여 자신만의 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5. 마치며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최고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꿈꾸는 로스쿨에 꼭 합격하기를 기원함과 동시에 어떠한 결과든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 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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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4-19 17:48:49
서강대 로스쿨 버닝썬 교수들 가득하단다ㅋㅋ

ㅇㅇ 2019-04-19 17:12:37
아... 쩝

ㅇㅇ 2019-04-25 03:41:21
회계사까지만 인정합니다 ^_^

2019-05-19 19:41:54
요즘 회계사 대우가 변호사 낫다는게 업계 통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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