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자진사퇴’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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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자진사퇴’가 사는 길이다
  • 법률저널
  • 승인 2019.04.1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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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 보유와 미공개 정보 이용 투자 의혹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후보자를 보면 지난 2017년 주식투자 논란 끝에 자진사퇴한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연상된다. 이유정 전 후보자는 당시 코스닥·비상장 주식투자로 1년 6개월 새 12억2천만 원 규모의 이익을 거둔 것과 함께 ‘가짜 백수오 파동’을 겪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으로 5억여 원의 차익을 남긴 사실로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이유정 전 후보자 소속 법무법인이 내츄럴엔도텍 관련 사건을 수임했던 것이 밝혀지면서 내부자 정보 이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금융당국까지 조사를 준비하자 이 전 후보자는 결국 지명 25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이유정 전 후보자는 금융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 끝에 지난 3월 내츄럴엔도텍 주식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지난달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35억 원대의 주식 보유와 5000여 회의 주식 거래 등으로 논란을 낳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투자는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겼다” “주가가 떨어졌으니 이익충돌이 아니다”는 등의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음으로써 화를 키우고 있다. 여당 내에서조차 이 후보자의 해명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기류가 많아지는 상태다. 전 재산 42억 원 중 56.5%를 OCI 계열사 주식으로 보유 중인 이 후보자 부부가 이 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삼광글라스 등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온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과 관련된 재판도 법적으로 내부자 범위에 속하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

야권은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강조하며 일제히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야권은 부부합산 35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며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동시에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경질’까지 요구하고 있다. 최근 장관 후보자 2명의 낙마 사태에 이은 이 후보자의 문제는 청와대의 ‘인사 실패’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주식으로 재산을 35억 원이나 만들고도 그것을 남편이 다했다고 주장하는 헌법재판관 후보는 정말 기본적인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즉각 사퇴하거나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의 소위 ‘조조 라인’(조국·조현옥 수석)은 이제 정말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며,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지방대 출신 40대 여성이라는 것 이외에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 후보자 본인 및 가족들이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등과 관련돼 있음으로 인해 ‘코드’가 후보자 선정의 결정적이고 유일한 이유였다”고 자진 사퇴 촉구 이유를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미선 판사가 잘하는 걸 맡겨야 한다”며 “헌법재판관은 맞지 않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라고 있다. 거기 앉히면 국가재정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인가” “차라리 워런 버핏처럼 주식 투자를 하며 사는 게 낫지 않느냐”라는 조롱이 이어졌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마저 ‘이미선 사퇴 압박’에 가세했다. 평화당은 이 후보자를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에 빗대 ‘미선 로저스’라고 명명하며 사퇴를 요구했고, 정의당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후보자를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에 올렸다.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고립무원 처지에 놓였다. 검사 출신인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청문회에서 “판·검사는 국민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이제라도 스스로 후보자직에서 물러나는 게 자신이 사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그가 자리를 고집하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가 주식거래를 문제삼아 고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현직 헌재재판관을 둘러싼 법률적 다툼과 이에 따른 정치적 논쟁이 잇따를 경우 사법농단에 이어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가 더욱 추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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