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최고의 거짓말, 한국 경제 나쁘고 안보 상황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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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최고의 거짓말, 한국 경제 나쁘고 안보 상황 나쁘다
  • 오시영
  • 승인 2019.03.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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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점을 찍지 않으면 선을 그릴 수 없다. 점이 선이고, 선이 점인 까닭이다. 선이 점인데도, 이미 만들어진 선은 경계를 만든다. 점은 경계를 만드는 법이 없는데, 점이 만든 선은 경계를 만든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점으로 있을 때는 홀로이지만 정의로울 수 있는데, 선이 되는 순간 편이 나뉘고 적이 생긴다. 내 편이 아니면 남의 편일뿐인데, 남의 편은 언제나 적이 되어 버리는 세상, 대한민국은 참으로 묘한 나라이다. 통칭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거짓정보들이 양산되고 있다. 가장 커다란 가짜뉴스가 바로 “한국경제 위기”와 “안보 불안”이다. 우선 안보 불안문제를 살펴보면, 내가 60년을 넘게 살았지만, 지금처럼 안보가 평화롭다고 느낀 적이 없다. 필자는 중고교시절에 김신조 청와대침투사건을 겪었고, 군에서 제대하던 마지막 주간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을 겪었다. 이십대 후반에 5ㆍ18광주민주화사태를 겪으며 안보 불안을 이유로 전국에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거의 모든 전국민이 공포에 떨어야 했었다. 그 뒤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연평도폭격 및 천안함 침몰 등 수많은 남북긴장관계사태를 보면서 안보 불안을 느껴야 했다. 그런데 지금 필자는 가장 안보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어찌 되었든 남북 정상 간에 여러 차례 회담을 갖고, 최종적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2차례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어 핵폐기 및 평화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안보 불안을 아침밥 먹고 점심밥 먹듯, 점심밥 먹고 저녁밥 먹듯, 아니 저녁밥 먹고 커피 마시듯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그들 말을 들으면 금방이라도 대한민국 안보가 거덜이 날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은 아무런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남북 합의에 의해 지오피 시설을 철수시키고,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개선방안을 찾고자 노력 중에 있다. 이는 오히려 북한체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임에도 오히려 우리 안보가 불안하다 하니 참으로 답답하다. 그런 선동에 제1야당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이 앞장서고 있음은 정말 그렇게 믿고 하는 것이라면 대한민국 정치를 맡겨서는 안 될 정당이고, 모르고 하는 것이라면 이 역시 무지한 정당이어서 믿을 수 없게 된다. 단지 정치적 목적,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정략적 행동일 뿐이라면 이 역시 교활하고 음흉할 뿐이다. 건국 이래 지금만큼 평화롭고, 안보가 안정적인 때가 언제 있었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한 번 되돌아보라, 아주 냉정하게 말이다. 미국이 앞장서서 한미동맹에 아무런 균열이 없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한미동맹에 금이 갔다거나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 한다는 음모론이 시중에 전파되고 있으니 이 역시 한심한 일이다.

언젠가는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그건 자주독립국가인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당연한 주권이다. 다만 그 철수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가는 주변국가들과의 안보관계 등 국제정세를 고려하여 필요할 때 결정하면 된다. 절대 철수하면 안 된다는 논리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주권국가를 포기하는 반헌법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외교에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를 식민지배했던 일본과도 국교정상화를 맺었고, 직접 총을 겨누고 전쟁을 했던 베트남과도 국교를 수립하였다. 물론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처럼 예전에 적이었다가 동맹국이 되기도 하고, 동맹국이었다가 적이 되기도 하는 것이 국제 외교관계이다. 북한도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안보 불안을 주장하는 이들의 모순은 북한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면 안 되고, 우리나라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우리 헌법이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음을 그 근거로 삼는다. 그렇다면 우리 헌법이 대통령에게 평화통일의 의무를 부과하고, 전 국민이 북한과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하고 있음에 따라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 와서는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제반노력을 “퍼주기에 불과하다는 억지논리”로 반대하는 모순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북한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올 수 있다. 또 이에 대해서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반대한다.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는 방법은 “연방국가체제” 밖에 없다. 북한이 모든 것을 해체하겠는가, 남한이 모든 것을 해체하겠는가? 어느 쪽도 해체당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체제를 그대로 인정하고 통일을 모색한다면 결국 미국이나 영국, 독일처럼 연방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미국이 50개의 스테이트로 되어 있듯, 남북이 독자적 지위를 갖는 연방제가 첫 번째 통일로 가는 길이다. 이 부분에 오면 이제 북한이 주장해 온 고려연방제를 찬성하는 것이 아니냐 하면서 너 빨갱이지 또는 좌빨이지 하는 사상공격이 들어온다. 최근에 들은 이야기 중 가장 황당했던 것 중에 하나가 “문재인 정부가 북한 김정은 정부에게 대한민국을 가져다 바치기 위해서 일부러 경제를 망쳐 남한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무식한 이의 무식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배꼽을 잡고 웃고 말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이 사실 좀 섬뜩하기는 했다. 그게 왜 빨갱이인가, 하나의 방법론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물론 그를 택해야 할 것은 두 말할 것 없다.

다음이 한국경제가 망해가고 있다는 거짓주장이다. 언젠가는 우리나라 경제가 망할지도 모른다. 역사가 한 국가의 영고성쇠의 반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로마제국이 그랬고, 영국제국이 그랬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강대국들이 역사에서 사라진 것이 어디 한두 개 인가? 대한민국이라고 해서 영원히 번성국가여야 한다는 당위는 언제 어디에서도 보장되지 않는다. 그건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가느냐에 의해 우리 손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재로 우리는 구한말 나라를 망해먹었고, 아이엠에프 때도 나라를 말아먹었다. 역사의 반역자들이 나라 팔아먹기에 앞장섰고, 능력 부족의 위정자들이 나라를 경제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우리는 독립운동을 전개하였고, 아이엠에프를 극복하였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50그룹에 가입하였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국민소득 연간 3만 불 이상, 인구 5천만 명 이상의 거대국가가 된 것이다. 물론 국민소득 6만 불이 넘는 벨기에나 네덜란드, 노르웨이 같은 나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구가 천만 명도 안 되는 적은 규모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국력에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국제적 영향력과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오래 전에 본 칼럼을 통해 밝힌 바 있지만, 대한민국이 부도날 위험성이 최하로 낮아졌고(그만큼 나라 경제가 안정적이다), 거시경제지표가 건국 이래 최고로 높아졌다(국민 전체적으로 볼 때 평균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이렇게 세계경제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을 잘 사는 나라라고 부러워하고 있는데 우리만 내부적으로 “우리는 못 살아, 정말 못 살아!”를 주절거리고 있으니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최대의 경제 난제는 “소득불균형”이다. 국가전체적으로 부자인데 내 호주머니에만 돈이 없는 “상대적 궁핍”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실재로도 “절대적 궁핍상태”에 있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데, 이는 결국 기존 소득분배의 모순을 해결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한 소득재분배정책을 수립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조세정의와 소득증대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러한 정책수립을 이미 기득권층이 “선을 그어놓고 반대”하고 있어 문제이다. 조세정의를 실현하려면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을 확립해야 하는데, 이러한 세제개혁 정책에 실재 담세율이 그다지 높지 않는 절대다수의 서민들이 반대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물론 그 뒤에는 과세 부담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상위 10% 이내 고소득층의 교묘한 여론조작이 작동하고 있음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직접 전면에 나서면 집중포화당할 것을 우려하여 교묘하게 서민층을 선동하여 “세금을 많이 거둔다, 그 돈을 북한에 퍼주려 한다.”는 선동작전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언제나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프레임에 의한 여론조작이 가능하므로 그런 방법을 많은 작전 중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가 저소득층의 소득수준향상정책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제도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리려면 조금은 인위적인 부양정책을 쓸 수밖에 없고, 그 중의 대표적인 방법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상향조정하는 방법이다. 이로 인해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는 이들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다. 그런데 소규모 자영업자들 중 대표적인 음식업을 보면 원가 중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20% 남짓 되는데,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실재 원가증가율은 2%(=20%X10%) 정도여서 임대인들에 대한 정확한 세금징수 등의 정책을 쓴다든지(임대료 인하 시 세제 혜택 부여 등의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카드수수료를 낮춘다든지,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세금 감면 등의 정책을 동시에 추진한다면 얼마든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정부로부터 복지 혜택을 많이 받는 집단이 “노인층”과 “영유아층”인데, 영유아들에 대한 정부 복지 정책을 젊은 부부들은 공감하고 있는데, 노인층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사립유치원 비리 시정 과정에서 형성된 젊은 부모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감정도는 대단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생활지원대상자인 노년층은 정부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도 정부를 가장 많이 비판하고 있다는 모순이다. 노인들에게 가장 시급하다고 할 수 있는 임플란트 시술비, 치매노인들에 대한 정부지원 등으로 상징되는 의료지원체제 강화, 생활보호대상자들에 대한 정부보조비 증액지원, 각종 주민 센터 등을 활용한 노인여가활용문화시설 지원 등 수많은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나 호응의 태도를 전혀 나타내지 않으면서 소위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반정부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을 어찌 이해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필자는 스스로 보수적이라 생각한다. 보수일수록 지켜야 할 가치를 위해 진보적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진보적이지 않느냐 하겠지만, 사회가 보전해 온 기존 가치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 시라도 잊은 적이 없다. 정의를 바로 세우고, 세상의 룰이 공정하고, 대가가 공평하게 배분되며, 인권이 존중되고 더불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실천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면 보수적인 것 아닌가? 거짓말하지 않고, 남의 것 부당하게 빼앗거나 욕심내지 않고, 줄 것 주고, 낼 것 내며 사는 것이 올바르지 않은가 말이다.

대한민국이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는 먹고 살만한데, 정신적으로는 황폐화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 혼란스럽다. 배가 부르고 등 따뜻하면 마음이 여유로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살이가 더 각박해지거나 더 탐욕스러워지고 더 분주해져가니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을 꺼내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세상이 답답할 때 야마오카 소하치의 20권짜리 장편대하소설 “대망”을 펼쳐 읽어버릇했었는데, 다시 한 번 읽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정국은 “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선거제개편을 놓고 전투 중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원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국민의 의사가 그대로 국회에 반영된다. 그리고 여러 개의 소수정당이 국회에 진출하게 되어 1당의 횡포가 불가능하게 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처음에 반대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나머지 세 여당과 합의하여 위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자유한국당이 “의원 전원 사퇴”라는 황당한 거짓말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에 우호적인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 역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이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국민 민의를 제대로 국회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을 학습받게 되었다. 점을 이어 선을 만들고 있다. 제대로 선이 된 국민들이 대한민국 경제는 아주 좋은 상태이고 안보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다고 외쳤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일부 어려운 계층을 위해 정부가 더 나서 달라고 촉구했으면 한다. 우리 각자는 점이지만, 언제든지 선이 될 수 있다, 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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