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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24)-동물의 법적 보호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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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5  1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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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http://blog.naver.com/sjb629


얼마전 강릉에서 한 여성이 강아지를 내던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산 적이 있었다. 그 여성은 생후 3개월 된 몰티즈를 분양받았는데 강아지가 배설물을 먹는다는 이유로 구입처를 찾아가 항의하다가 강아지를 내던졌던 것이다. 결국 강아지는 죽고 말았다.

비슷한 시기에 불쌍한 강아지와는 전혀 다른 소식이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상속받게 될지도 모르는 한 고양이 이야기였다. 명품 브랜드 샤넬 · 팬디의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칼 라거펠드가 최근 사망하였는데 그의 반려묘 슈페트가 라거펠트가 남긴 재산을 상속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었다. 가족이 없는 라거펠트는 슈페트와 지내면서 슈페트가 좋아하는 고급 음식(킹크랩과 훈제연어, 캐비어를 섞은 것)을 먹이는 등 온갖 정성을 다해서 키워 슈페트는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고양이로 불렸다. 라거펠트는 생전에 자신이 사망을 해도 슈페트가 자신과 함께 있을 때 누렸던 삶을 그대로 누릴 것이라고 공언해왔다고 한다. 라거펠트가 주로 활동한 프랑스법에 따르면 동물은 유산을 받을 수 없지만, 라거펠트의 출신지인 독일에서는 재단 등을 통해 동물을 상속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동물에게도 상속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라거펠트가 남긴 2000억원대의 재산을 슈페트가 상속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소식은 전했다.

강릉 강아지 사건은 범죄행위에 해당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은 동물학대를 처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동물보호법에 일정한 유형의 동물학대 행위를 금지시키면서 그 위반시 형사처벌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처벌수준은 국가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심한 학대행위(예를 들어, 키우던 개를 쇠파이프로 수 회 때리고 칼로 개의 목을 찔러 사망케 한 경우, 타인이 기르던 개를 아무 이유 없이 주방용 칼로 복부를 찌른 경우, 타인의 개를 향해 공기총을 쏘고 쓰러진 개를 차로 역과해 사망케 한 경우 등)에 해당하여도 거의 대부분 벌금형을 선고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자신의 반려견을 2층에서 떨어뜨려 다치게 한 사안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미국처럼 동물학대행위를 강하게 처벌하는 국가들도 많다. 동물 및 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떠한지에 따라 법집행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상속을 받을지도 모르는 고양이 슈페트 사건은 단순한 동물보호 수준을 넘어 동물에게도 상속권과 같은 사람이 갖는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사람의 경우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법률상의 지위 즉, ‘권리능력’이 있기 때문에 상속권이 인정되지만, 동물의 경우 이러한 ‘권리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되기 때문이다. 슈페트의 경우 독일법에 따라 재단 등을 통해 지정을 받아 유산 상속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동물에 대한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동물은 민법상 물건, 형법상 재물에 해당할 뿐 권리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판례 또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동물에 대해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고, 이를 인정하는 관습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동물의 권리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신탁’을 통해 사망 후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비용을 지출할 수 있어 상속과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는 있다. 아직까지 동물의 권리를 법적으로 명시한 국가는 없어 보인다.

동물을 법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보호해야 하느냐에 대한 주장은 “동물보호”(동물을 보호와 관리의 대상으로 봄)로부터 “동물복지”(동물보호 수준을 넘어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고통이 최소화되는 행복한 상태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복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 다만, 인간의 동물 이용을 합리화 함)를 넘어 “동물권”(모든 동물은 인간과 같은 생명체로서 그 자체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함)에까지 이르고 있고, 각 나라들은 실정에 따라 이를 입법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물을 물건(재물)으로 보면서도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 관리하기 위하여 동물보호법에 동물보호의 기본원칙, 동물학대 등의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는 가장 낮은 단계인 “동물보호”라는 관점에서 법적 조치를 마련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려동물의 유기와 학대, 공장형 사육시설, 그리고 동물보호단체의 안락사 등이 사회 문제화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 법적으로 동물에게 생명의 주체로서 최소한의 권리(생존의 권리, 존중될 권리, 학대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을 인정해 주고, 무분별하게 동물을 죽이거나 고통을 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다. 대통령이 제안했던 헌법 개정안은 동물 보호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조항이 들어 있었다. “국가는 동물 보호를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제37조 3항)” 이러한 동물보호 규정이 헌법에 규정될 수 있을지, 그에 따른 구체적인 입법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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