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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03)-금용비어천가(禁龍飛御天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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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03)-금용비어천가(禁龍飛御天歌)
  • 강신업
  • 승인 2019.03.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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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대체 문재인 정권에는 지사(志士)가 없는가. 정말 청와대나 정부 여당에는 대통령이 추진하는 잘못된 정책의 문제점을 직(職)을 걸고 말할 자가 없는가. 자영업자들이 폐업의 위기로 내몰리며 고통 받고 있다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좌절하고 있다고, 더 늦기 전에 탈원전 정책을 제고해야 한다고, 대일외교 등 작금의 대한민국 외교정책이 우리를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뜨릴 수 있다고 고할 자가 없는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한 원내대표 연설 중 이런 저런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상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그래서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할 용기를 가진 자가 없는가. 정녕 문재인 정권의 사람들은 청와대 비서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내각에 들어가 장관 노릇 한 번 하기 위해, 차기 총선에서 여당 공천을 받기 위해 입 꾹 다물고 벙어리 노릇을 계속할 것인가.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봉공육조(奉公六條)편에서 “중앙관서의 명령이라도 민심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실행할 수 없거든 병을 핑계하고 벼슬을 그만두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다산이 살던 시대가 엄격한 관료사회라는 점을 고려하고 조선시대 벼슬이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 중앙관서의 명령이 민심과 이반되는 잘못이 있을 경우 실행을 고집하지 말고 칭병하여 벼슬을 그만두라는 다산의 말은 공직자에게 내리는 추상같은 정언명령이다. 그의 말속에는 관직은 임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백성을 위한 것이라는 사상이 깔려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병폐는 누가 뭐래도 제왕적대통령제에 그 원인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정책의 오류나 잘못은 대개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일파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은 자칫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오만에 빠진 나머지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이 무조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 참모들이나 주변 인사들은 그런 대통령에 감히 진언이나 고언을 하지 못하고 대통령이 듣고 싶어 하는 것만을 들려주고 대통령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을 보여준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은 정책의 방향과 문제점에 대한 반성적 성찰 대신 편향적 자기 확신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국민들도 대통령을 제왕으로 만드는데 한 몫 한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왕조시대의 의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우리 국민들은 처음에는 마치 대통령이 왕이나 되는 것처럼 떠받들며 그 오만과 독선을 부채질한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은 시시비비를 가려 정책을 수립하고 또 수정할 기회를 잃는다. 결국 이렇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실패의 길을 간다. 그런데 대통령이 펴는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할 때, 더 이상 그에게 기대할 것이 없을 때 국민은 냉정하게 돌아선다. 성난 국민은 성난 파도보다 무섭다. 국민을 실망시키는 순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먼저 국민의 공적이 된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서서히 분노게이지를 높이고 있다. 그들은 묻고 있다. 서민을 위한 정부라면서 서민 소득이 급감하고 있는 오늘의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민의 인권을 확대하는 정부라면서 인터넷을 검열하고 아이돌의 복장과 외모까지 통제하려는 빅브라더식 발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도대체 인사는 왜 그렇게 돌려막기식 회전문에 매달리는가. 도대체 왜 세금 올릴 생각만 하는가. 국민들이 아우성치는 미세먼지 대책은 무엇인가.

이제라도 청와대 비서, 정부의 각료, 그리고 여당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그 직을 걸고 대통령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대통령을 위하는 길은 국가원수 모독죄 운운하며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대통령은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국민이 물으면 대통령은 답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대통령은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측근들의 말이 아닌 지사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대통령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답하기를 계속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자기의 직책이, 자신이 펼치는 국정이 바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느냐 불행하게 하느냐를 결정하는 갈림길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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