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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02)-김정은의 선택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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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02)-김정은의 선택 그리고 미래
  • 강신업
  • 승인 2019.03.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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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났다. 결과는 결렬이었다. 정상 회담치고는 이례적으로 합의문도 채택하지 못했다. 한껏 김정은을 치켜 올리던 트럼프가 막판에 사실상 판을 엎어버렸다. 숨겨두었던 슈퍼 강대국 미국의 본색이 드러난 것이고, 트럼프의 장사꾼 본능이 작동된 것이다. 트럼프는 두 차례의 회동을 거치면서 김정은을 파악했다. 김정은이 가진 패가 무엇이고, 갖지 않은 패가 무엇인지, 그리고 김정은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를 터득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사실 김정은이라는 외부의 적을 적당하게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 내부의 적을 제압하는 데 외부의 적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트럼프가 김정은과 회담을 한 것은 버락 오바마가 하지 못한 일을 하려 한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트럼프의 정책은 ‘ABO(Anthing But Obama)’로 압축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회담 결렬은 형식상 무승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김정은의 완패다. 그는 핵을 개발하고 ICBM까지 손에 넣은 뒤 그것을 체제안정과 경제발전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다. 그런데 트럼프라고 하는 능수능란한, 거의 사기꾼에 가까운 협상가를 만나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 버렸다. 김정은은 ‘내 친구’, ‘존경하는 지도자’ 등 트럼프가 으레 늘어놓는 현란한 찬사에 그만 입만 헤 벌리고 있다가 보기 좋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이다. 사실 김정은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북한 경제는 이미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 김정은이 시속 67킬로로 달리는 열차를 타고 66시간을 달려 하노이까지 간 이유는 북한의 경제 사정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정은은 트럼프가 권좌에서 내려오기 전에 미국과 담판을 끝내야 한다. 알려진 대로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와 김정은 간 협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이번에 트럼프가 오토 웜비어 문제에 대해 ‘김정은은 몰랐을 것’이라고 두둔을 했다가 미국 내의 비난 여론에 밀려 사과한 것에서 보듯 북한 인권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더구나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는 것만으로는 미국이나 유엔으로부터 경제제재 해제라는 선물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이 얻은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세계 최강국 지도자 트럼프와 두 번이나 얼굴을 마주할 기회를 얻었다. 싱가포르에 이은 베트남 방문과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도 상당부분 성공했다. 김정은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탈바꿈시킬 기회를 잡은 것이다. 지금 지구상에 공산주의를 고집하는 나라는 한 나라도 없다.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중국이나 베트남조차도 경제적으로는 사실상 시장경제를 택하고 있다. 김정은이 언제까지나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고집하며 인민을 배고프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 나서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이지만 핵무기를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총명예지(聰明睿知)가 필요하다. 한 국가의 리더는 어떤 정책을 어떤 시기에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김정은이 진정한 북한의 리더라면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 인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서 결단해야 한다. 핵만 끌어안고 인민의 배를 곯리는 것은 적어도 한 나라의 리더가 택할 길이 아니다. 북한에게 아직 기회는 있다. 그러나 기회가 항상 있는 것도 아니다. 이라크의 후세인에게도 기회는 있었지만 그가 쿠웨이트 침공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는 순간 그는 급기야 목숨까지 잃었다. 오바마 빈 라덴도 마찬가지다. 그가 9. 11 테러를 감행하는 순간 그는 결국 자신의 세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신도 비참한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김정은이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60시간 이상을 달려 다시 평양으로 돌아갔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그의 미래와 북한 인민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김정은은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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