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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23)-지방의회의원 의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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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23)-지방의회의원 의정비
  • 신종범
  • 승인 2019.03.0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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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http://blog.naver.com/sjb629

 

지난달 22일 완주군의회에서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군의회의장이 ‘가결’로 선포해야 할 의안을 ‘부결’로 선포한 것이었다. 의원들은 그러한 사실도 모른채 퇴장했고, 의사록을 확인한 결과 군의회의장이 실제 의원들의 의사표시와 다른 결과를 선포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의원들이 의장에게 항의를 하였다거나, 시민단체 등이 군의회의장을 비판하였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군의회의장이 의원들의 의사표시와 다른 결과를 선포한 의안은 군의원들이 지급받는 ‘월정수당’에 관한 안이었다. 완주군의회는 군의원들의 월정수당을 21.15% 인상하는 원안과 18.65% 올리는 수정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 먼저,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있었는데, 표결 결과 부결되었다. 이후 군의회의장은 원안에 대한 가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원안에 대한 이의가 없습니까?”라고 물었고, 군의원들은 “이의가 없습니다”라고 의사를 표했다. 의장은 당연히 ‘가결’을 선포했어야 했는데, “이의가 없으므로 (원안이)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고 ‘부결’을 선포하였다. 사정 변경이 없다면 완주군의회의원들은 작년과 같은 금액의 월정수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완주군의회의장이 명백히 잘못한 것임에도 그에게 비난이 쏠리지 않은 이유는 지방의회의원 의정비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완주군의회만 하더라도 의원들이 지난해보다 월정수당을 20%나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자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반발해 왔고, 그에 따라 인상안을 20% 미만으로 낮추는 수정안이 마련되었는데, 의원들이 이를 부결시키자 군의회의장의 황당한 원안 부결 선포에 통쾌함 마저 느끼는 것이다. 완주군 말고도 다른 지방의회도 의정비 인상 관련하여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평창군의회는 월정수당을 무려 50% 넘게 인상하였고, 정선, 태백, 삼척 군의회도 20% 넘게 인상하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지방자치법 제33조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은 ‘의정활동비’(의정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월 지급), ‘여비’(본회의 의결, 위원회의 의결 또는 의장의 명에 따라 공무로 여행할 때 지급), ‘월정수당’(지방의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하여 지급)을 지급받을 수 있고, 이러한 비용은 지방자치법시행령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금액 이내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법시행령은 ‘의정활동비’ 등의 지급기준을 구체화 하고 있는데, ‘의정활동비’는 시행령에서 정하는 범위(시·도 의원 : 월 150만원, 시·군·자치구 : 월 110만원)내에서, ‘여비’ 또한 시행령에서 정하는 범위(공무원 여비 규정 준용)내에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을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월정수당’의 경우는 심의회가 기존의 월정수당을 기준으로 하되,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수, 재정 능력,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의정활동비’, ‘여비’는 지방자치법시행령에서 그 지급범위를 금액으로 구체화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가 크지 않아 논란이 많지 않지만, ‘월정수당’ 관련하여서는 추상적인 기준으로 인하여 지방자치단체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등 논란이 많다. 앞에서 논란이 된 지방의회도 모두 ‘월정수당’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지방자치법령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들의 의정비 관련하여 일정한 지급기준을 마련한 후 이러한 기준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가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지방자치법령은 의정비 결정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위하여 공청회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여론조사기관을 통하여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결과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의정비심의위원회는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의정비 인상에 찬성하는 사람들만으로 발표자를 구성하거나, 지역주민들의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인상안을 마련하거나, 지방자치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려사항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의정비를 결정하는 등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2003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지방의회 의원은 명예직으로 한다”라고 하여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지방의회의원들도 주민들을 위하여 의정활동을 성실히 한다면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급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들려오는 의원들의 활동 소식은 폭행, 음주운전, 추태 등 부끄러운 소식들이 많다. 주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자신들이 지급받을 의정비 인상을 추진했던 지방의회의원들에게 한번 묻고 싶다. “그만한 일을 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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