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99)-한국정치 오적(五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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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99)-한국정치 오적(五賊)
  • 강신업
  • 승인 2019.02.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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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한국 정치는 과거나 지금이나 사생결단식이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늘 경직되어 있고 항상 진지하다. 한국 정치판에서 유머와 위트를 가진 정치인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다들 거대 담론을 좋아한 나머지 걸핏하면 국가와 민족을 내세운다.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민주니 법치니 떠드는 데도 능하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인들 중 많은 수는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중 많은 수가 정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더 나쁜 것은 그저 잘난 척하기 좋아서 아무 생각 없이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한국 정치인들 중 많은 수는 비판과 비난조차 구별하지 못한다. 그들은 걸핏하면 핏대를 올리며 상대를 무시하고 조롱한다. 그들의 장기이자 주특기는 무조건 내지르고 보는 것이다. 당 고위층에 아부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지층에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일이라면 얼굴 화끈거리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돌격대가 되거나 저격수가 되는 것은 오히려 영광스런 일이다. 공천을 받고 당선될 수만 있다면 욕먹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식하게 저격하거나, 꼬리를 살랑이며 아부하거나, 제 이익에 눈이 멀어 공익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치는 정치인부터 정치판에서 솎아내야 한다. 우리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질이 되지 않는, 처음부터 정치적 소양이 없는 사람들이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 오적(五賊)이라 부를만한 자들이 한국 정치판에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첫째 적은 ‘자선타악(自善他惡)을 부르짖는’ 정치인이다. 이들 정치인들은 자기가 하면 선이고 옳은 것이며, 남이 하면 악이고 옳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이들 정치인들은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공직자나 국회의원의 본분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 마인드가 없다. 그야말로 공익과 사익이 무엇인지, 공익과 사익이 어떻게 충돌되는지,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둘째 적은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는’ 정치인이다. 이들 정치인들은 메시지를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무조건 메신저를 흠잡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편집하거나 왜곡해서 전혀 다른 의미를 만들고 그에 대해 자의적 비판을 가한다. 어떤 자들은 심지어 판결을 비판할 때도 그 내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판결과 상관없는 판사 자체를 비난한다. 이들 꼴불견들은 같은 사람이 한 판결을 두고도 자기편에 유리하면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한 훌륭한 판사라고 치켜세우고 자기편에 불리하면 적폐판사라고 몰아붙인다.

셋째 적은 ‘이미지 정치에 몰두하는’ 정치인이다. 이들 정치인들은 오로지 자기가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어 인기를 끄는 데만 관심이 있다. 이들은 선거는 ‘만들어진 이미지’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미지 연출에만 몰두한다. 국회에서 일할 생각은 안 하고 TV나 라디오에 나가 자기 주가 올릴 생각만 한다. 정치인인지 연예인인지 도통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넷째 적은 ‘저격수나 돌격대를 자처하는’ 정치인이다. 이들은 걸핏하면 다른 당을 공격하고 다른 당의 누군가를 공격한다. 그뿐 아니다. 이들은 자기편에 대한 공격을 참지 못하고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자기 당을 공격하면 생난리를 피운다. 가령 이들은 자당의 대표나 자당 소속의 대통령을 공격하면 그 상대방을 죽일 듯이 달려든다.

다섯째 적은 ‘열심히 일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정치인이다. 모름지기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열과 성을 바쳐 일해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에 의해 선택된 국민의 머슴이다. 따라서 일 안하고 살살 눈치만 보며 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정치인은 한국정치의 큰 적이다.

한국 정치의 진정한 발전은 오적의 축출과 함께 시작될 것이다. 내년에 총선이 있다.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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