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공기업 취업성공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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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공기업 취업성공기 ①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01.16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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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김민수 기자]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2019년 공공기관 박람회’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aT센터서 개최됐다. 이날 주관을 맡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5개 부문(청년인턴, 고졸채용, 지역인재, 블라인드채용/직무능력중심 채용, 유연근무제)에 걸쳐 공공기관 최우수 수기 양식을 공개했다. 공공기관을 준비하는 많은 수험생이 자기소개서 작성 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임업진흥원 부문 올해 채용 수기 최우수작에 관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청년인턴] ‘인턴을 또 해?’‘한 번 더 OK!’

이ㅇㅇ / 한국임업진흥원 전략기획실

제게는 2016년 6개월간 홍보대행사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IT 기업의 프로모션을 담당하며 경쟁 입찰을 통해 제안서를 수주하고, 행사를 마치고 만족하는 클라이언트의 모습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극도의 효율성과 이윤 창출을 위해 협력업체에 최소의 이익을 제공하고, 시간적 압박을 가하는 일이 잦아질수록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인턴 수료 후,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이 회의감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공기관 입사를 위한 고민

하지만 공공기관 입사의 벽은 생각보다 더 높았습니다. NCS 사이트에 명시된 직무기술서의 고객관리, 자산관리, 사무행정 등 수행능력을 기준으로 스스로를 비추어보니 여전히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안서 작성, 데이터 분석 등의 실무 경험으로 사무행정 능력은 갖추었지만 다른 능력들은 어디서 갖추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이미 학교도 졸업한 상황에서 고객관리, 자산관리 능력을 경험할 기회는 아르바이트밖에 없었고 취업 준비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불확실한 모험은 부담스럽기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서비스 마인드가 준비되었는지조차 확실할 수 없어 마음만 조급해졌습니다.

NCS의 족집게 과외 선생님, 청년인턴제도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참가한 NCS 설명회에서 알게 된 ‘청년인턴’제도는 제게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과도 같았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직접 근무하는 경험과 실무 능력을 쌓을 기회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였습니다.

“인턴을 또 해?” 무더위가 기승하던 2017년 여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청년 인턴 합격 발표에 부모님께서는 축하보다는 걱정을 표하셨습니다. 소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공기관 입사 경쟁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지론이셨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현장 선배님들의 마음가짐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고, 민원인을 직접 응대하고 업무를 경험하는 기회인데 이보다 좋은 ‘족집게 과외’가 어디 있을까 싶었습니다.

세상 모든 고객이 나의 스승

LH 화성서남부사업단 보상부 인턴으로 보낸 2개월은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인턴사원들을 ‘LH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며 격려해주시던 단장님의 가르침 아래, 봉담 2지구 토지 보상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먼 길을 찾아오시는 민원인들은 대부분 노인분들로 병점역 뒤편에 위치한 사업단을 찾아오시는 데 어려움을 표하셨습니다. 오시는 걸음 헤매지 않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과장님께 허락을 받은 뒤, 직접 역까지 마중을 나가기도 하고 출근길에 역부터 사업단까지 발바닥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스티커 덕분에 헤매지 않고 찾아올 수 있었다며 연신 고마워하시는 할머님의 말씀에 작은 배려가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소리소문 없이 찾아온 기회

하루는 부장님께서 10,000세대의 토지대장과 등기부 등본을 일일이 대조하는 업무를 주시면서 업무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물으셨습니다.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꼼꼼한 업무처리’라고 대답했습니다. 부장님께서는 단호히 고개를 저으시며 ‘고객의 개인정보 보안’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머리 위로 백열전구가 켜지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실수 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소중히 다루고, 보안 유지에 만전을 가하는 직업윤리가 우선순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장님께서 다음 달부터 보상하게 될 산지를 측량하러 가자고 말씀하시며, ‘산림정보다드림’ 시스템의 필지별 산림정보서비스 화면을 보여주셨습니다. 토양정보, 지형정보, 적정조림수종까지 다양한 산림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지도를 통해 세상 참 좋아졌다며 호탕하게 웃으시는 과장님 덕분에 산림청 산하 준정부기관 ‘한국임업진흥원’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뒤, 단풍잎이 다 지기 전에 가을맞이 등산을 하자는 아버지의 말씀으로 가족들과 함께 동네 뒷산을 올랐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수리산에는 어떤 나무가 가장 많을지 궁금해져 ‘산림정보다드림’을 검색했습니다. 연관검색어로 뜬 ‘한국임업진흥원 채용’이라는 아홉 글자를 보며, 왠지 모르게 ‘너는 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인턴 경험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

LH 보상부 인턴으로 근무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자산관리, 고객관리, 사무행정, 서비스 정신 등 직무기술서의 필요기술, 직무수행태도에 부합한 자기소개서를 써내려갔습니다. 두 달의 청년인턴의 경험 덕분인지 5개월 전 처음 직무기술서를 보고 느꼈던 막막함과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져있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뒤, 두 번째 인턴생활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최종 면접을 앞두고 과장님께서는 고객 만족을 위해 보상부에서 배웠던 경험들을 떠올리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부장님께서는 공직자로서의 윤리의식과 청렴을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면접장에 들어설 때까지도 카톡과 문자로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신 보상부직원분들 덕분에, 현재 한국임업진흥원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1년 전 걱정스러운 얼굴의 부모님께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인턴을 또 해?”“한 번 더 OK!”
         

▲ 2019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에 개시된 수기 공모 최우수작 / 자료: 조세재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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