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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황금돼지해, 돼지멱따는 소리, 말조심하고 살자
오시영  |  sunwhis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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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16: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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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기해년(己亥年)이 밝았다. 황금돼지해라며, 재물의 상징어인 황금복돼지를 너도나도 주고받는다. 필자도 카톡이나 문자메세지를 통해 너무 많은 황금복돼지를 받았다. 그렇게 많은 황금복돼지를 받고서도 아무에게도 황금복돼지를 보내지 않았으니 내가 욕심이 많은 사람인가 싶어 혼자 웃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서로 누군가를 기억하고 소식을 보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문자폭탄을 맞으면 그것처럼 성가신 일도 없다. 몇 개의 단체카톡방에 불려가 있다 보니 하나의 카톡 송신에 수많은 사람이 우르르 반응을 내보이는 바람에 카톡으로 인한 시간 낭비도 적지 않다. 카톡방을 나가면 그만이라지만,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구성원이다 보니 공지사항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간혹 공지 사항 이외의, 하지 않아도 될 무망한 말들을 끊임없이 올리는 부지런한(?) 일부 구성원들의 열심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자주 있다.

우리는 말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크고 듣기 싫은 소리를 우리는 통상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표현한다. 돼지 멱따는 소리는 돼지를 도살할 때 멱, 즉 돼지의 목 앞 쪽을 찌를 때 고통에 못 이겨 돼지가 내지르는 단말마이다. 돼지에게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지르는 살려달라는 처절한 부르짖음인데도, 그 소리를 듣는 우리는 그냥 귀청 따가운 소음으로 듣기 싫은 소리가 된다. 외면하고 말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상황을 놓고도 우리는 항시 이해가 엇갈린다.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한 까닭이다. 대한민국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가장 크게 넘쳐나는 곳은 어디일까? 아마 많은 국민들은 여야가 맨날 쌈박질을 해대는 국회라고 답변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국회의원들을 돼지라고 빗대는 것은 아니니 국회의원들은 오해 없기 바란다. 상황이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말의 성찬시대에 필요한 것은 맛깔스러운 표현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맛깔스러운 말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비유이다. 직유가 되었든 은유가 되었든 비유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속내를 표현해 왔다. 무한한 비유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것이 우리말의 좋은 점이기도 하다. 물론 세계공통어라고도 불리는 영어표현에도 상당히 많은 비유가 나타나지만, 우리말의 비유를 따라오지는 못한다.

문제는 비유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유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 시집살이의 고달픔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눈 뜬 장님 3년”이라는 비유가 많이 인용되었다. 지체장애인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 등을 내세워 며느리의 삶이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면 이제는 농아 같은 장애인들이 자신들을 비하하였다며 항의하는 세상이 되었다. 비유라는 것은 원래 더 약한 것이나 더 강한 것, 더 추한 것이나 더 아름다운 것 등을 비유의 기준으로 내세운 후 현재의 비유 대상을 거기에 꿰맞추어 상황의 심각성이나 용이함, 추함이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인데, 엉뚱하게 비유의 기준으로 제공된 대상이 비유의 기준으로 제시되었다는 것에 기분을 상하거나 비하당하였다고 분노하고 항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인격의 존중이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글쟁이로 많은 글을 써야 하는 입장애서 “비유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당내 장애인위원회 행사에서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 정신장애인이 많다.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좀 쉽지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함으로써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로부터 장애인을 비하하였다는 추궁을 심하게 당하였다. 이해찬 대표의 본심은 정치인들 중에 더러 정상적인, 합리적인 대화가 되지 않은 억지꾼들이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결코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에서 그런 비유를 사용한 것은 결코 아니었을 것이다. 실재로 정신장애인들 중에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거나 분별력이 평균인에 미치지 못하여 정상적 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 그것이 현실이고 진실이다. 그러한 현실을,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장애인 비하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당신이 그렇게 정신장애인이기 때문에 당신과 대화하지 않겠다거나 너를 차별하고 무시하겠다며 깔보면 그건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반면에 당신의 지적 능력이 평균인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를 내가 이해하고 당신의 수준에 맞추어 당신을 대하겠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정신장애인을 정당하게 대접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전국장애인연합회 등에서는 이해찬 대표의 위 말에 대해 “정신장애인을 비하”하였다고 맹비난을 가하였다. 이해찬 대표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자질 문제를 비판하기 위해 비유법을 사용한 것이 그런 비유의 기준이 되어 버린 장애인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물론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특히 비유법을 사용할 때는 비유의 기준으로 제시된 이들에 대한 또 한 번의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말로 먹고 사는 정치인들이 말실수를 수시로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다. 명색이 등단한 시인인 필자는 “비유”에 목숨을 건다. 비유 중에서도 “은유”에 목을 맨다. 예를 들어 “향기로운 당신의 목소리” 같은 표현이다. 목소리에서 향기가 날 리가 없다. 저 말은 객관적으로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목소리가 듣기 좋을 때 “꽃의 생명이 향기”임을 비유의 기준으로 삼아 “향기로운 목소리”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향기로운이라는 단어는 목소리에 맞지 않는 단어이지만 꽃의 향기가 꽃의 생명처럼 중요한 것을 비유 삼아 “당신의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라는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시인은 직유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철로 같은 평행선”이 대표적인 직유의 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철로는 당연히 평행선인데, 그 평행선인 철로를 직접 비유의 기준으로 삼아 “철로 같은 평행선”이라고 표현하면 “평행선 같은 평행선”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멋진 비유라고 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자칭 폭로가 대한민국을 요란한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에 대해서는 지난 연말 국회에서 운영위원회가 열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하여 답변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직무의 위법과 적법의 한계를 놓고 여야간에 첨예한 대립이 있었지만 김태우 특감반원의 폭로가 사찰이라고 보기에는 증거가 너무 부족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민간인 사찰이라고 평가되기 위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판시한 바와 같이 특정국가기관이 국가권력을 동원하여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뒷조사를 하여 불이익을 주는 구체적 행위여야 한다. 그렇지만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에 대한 첩보내용은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당시에 이루어졌고, 우 대사에 대하여는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종결된 사안으로 보아야 하고, 박용호 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불법사찰 의혹 역시 김 전 특감반원이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검찰에 근무할 때 파악된 것으로 청와대에서 사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볼 수 없고, 환경부 관련 주요 인사들에 대한 인사 동향 리스트 역시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요청에 의해 환경부 공무원이 작성하여 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사람이 없고, 사찰에 응당 작동하는 미행이나 도감청 등의 불법행위가 전혀 없는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런 정도를 소위 말하는 불법사찰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지나친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태우 전 특감법원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결과에 의해서도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고, 이후 그에 대한 수사에서도 사실관계가 보다 명확하게 밝혀지리라 본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는 어찌 보면 개인적 소신에 의한 불만의 토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가 문제 삼은 KT&G 사장 교체 건은 결과적으로 사장이 교체되지 않아 연임되었다.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KT&G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전혀 동원되지 않았고, 기재부의 관할 기관인 중소기업은행(KT&G의 2대 주주)을 통해 대표 선임 절차의 투명한 진행(당시 대표는 백복인이었고, 백 대표는 다른 경쟁자들이 대표에 응모하는 조건을 불리하게 작성하는 등의 대표 선임 절차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조건 등을 결정하였다)을 촉구하는 정도에 그쳤음이 밝혀졌는바, 기재부로서는 예전의 담배 인삼제품을 생산판매하던 국가기관인 전매청이 민간기업인 KT&G로 조직변경되는 과정에서 출자지분을 가지고 있는 1대 및 2대 주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볼 일이지 이를 외압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 하겠다. 5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자신들에게 이익 배당을 많이 해 주는 대표이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니 백복인 대표가 이익 배당을 많이 해 주는 특혜(?)를 외국인 주주들에게 베풂으로써 외국인들의 지지를 받는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절제시킬 필요가 정부로서는 있었던 것이다. 주주들에게 많은 배당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결국 기업의 사내 유보금을 지나치게 배당금으로 유출시킴으로써 기업 부실의 원인을 조성할 수도 있고, 특히 외국인들에 대한 지나친 배당은 국부 유출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하게 된다. 즉 한국 전매상품인 담배나 인삼 등을 열심히 팔아 남은 이익금의 대부분을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해 주는 것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말아, 이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1대 주주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중소기업은행을 통해 투명한 대표선임절차를 촉구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정부(기재부)의 직무수행인 것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동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외압 행사의 큰 구멍이 뚫린 상태”라 할 것인바. 이러한 “외압”은 성립할 수가 없다고 하겠다.

그리고 신재민 전 사무관이 폭로(?)한 적자국채 발행 강요 건 역시 정책 결정의 문제일 뿐 하등 위법의 문제가 될 수 없다. 국채발행 절차는 예산 국회통과 시에 함께 최대한도를 미리 승인받아 둔다. 2017년 11월 당시 약 8조 원 이상의 국채 발행 승인 한도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기재부로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이 합법적으로 가능하였다. 적자국채라고 하면 무슨 적자를 보는 것처럼 보기 쉽지만, 국채는 사실상 모두가 국가가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적자국채인 셈이다. 다행히 약 20조원 이상의 세수가 더 걷혀(세수가 많이 걷힌다는 것은 경기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반증이다) 국채 추가 발행 필요성이 없었지만, 당시에 정부로서는 추경 예산 편성을 통해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 복지 재원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던 때로 추가로 걷힌 세수로 국채를 변제기일 전이지만 조기 회수(buyback)하는 재원으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많이 걷힌 세수에다가 추가로 적자국채를 더 발행하여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하여 추경예산을 편성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였던 것이고,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이는 정부(청와대와 기재부)의 “정책 방향 결정”의 문제인 재량사항일 뿐이라는 점이다. 국채를 buyback하면 국채를 매입하여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국채 소유자를 국가로 하여 국채 이자를 다시 국가가 받게 되어 세금 유출을 막는 것일 뿐으로 이 국채를 다시 유통시킬 수도 있다. 반면에 국채를 아예 소멸시키는 것은 국채상환이라고 하여 buyback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래서 위 buyback과 추가발행의 두 선택지를 놓고 어느 쪽이 보다 더 국가 경제에 유리할 것인지를 놓고 국가 예산의 합리적 사용방안을 모색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고자 논쟁하고 결정하는 것은 재량권의 범위 내 권한으로 이를 놓고 청와대 외압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얘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겠다. 신 사무관이 자신의 소신이 반영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수는 있지만, 이를 위법행위라고 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정부, 청와대로서는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어느 쪽이 더 국가 경제에 효과적일 것인지 정책 판단을 하여 이를 기재부에 지시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다. 결국 정당한 업무처리 과정에 청와대의 의견이 일부 반영된 것을 외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폭로도 아니며 지나친 억지 주장일 뿐이다.

말은 참 어렵다. 한쪽에서는 목숨이 오가는 돼지 멱따는 소리인데도 다른 쪽에서는 시끄러운 소음일 뿐인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름다운 비유를 생각하면 마음이 맑아지고 평화로워진다. 이 시간, 그대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 표현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비유를 하나쯤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다. “당신의 입술은 향기로운 꽃잎이며, 당신의 심장에서는 어머니의 자장가 소리가 들려”라고 한 번 속삭여보기 바란다. 그 순간 이 세상의 모든 잡소리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그대의 미소만이 보일 것이다. 한 번 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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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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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떡장수 2019-01-15 07:19:45

    작금의 國害以元들 정녕
    저능아수준의 정신병자들이
    있는것같은데 비유법으로
    어떻게들 생각하실까?
    장애인 폄하로 생각할까?신고 | 삭제

    • 휴스턴.사는.이 2019-01-12 04:15:24

      하루가 멀다하고 억설이 난무하는 시대에, 아름다운 비유가 이곳까지도 들립니다.

      늦었지만, 이자리를 빌어 기해년 인사드립니다.

      ㅈㅂ신고 | 삭제

      • 문치매 2019-01-11 20:53:03

        달레반새끼들도 어용짓 적당히하고
        인간답게 살자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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