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95)-청와대와 풍수, 대통령과 소통
강신업  |  desk@lec.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1.11  15:25:5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일부는 풍수에서 이유를 찾는다. 청와대 터는 기본적으로 흉지인데, 주산인 북악산의 기세가 너무 강해 거주하는 사람을 위압하고, 역사적으로는 원래 경복궁의 후원 자리로 후궁과 무수리들의 땅이어서 독한 한이 서려 있다고도 한다.

한편 풍수지리학자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저서 <새로운 풍수이론>에서 청와대 터는 “서울의 주산인 북악의 좌우로 낙산과 인왕산이 용과 호랑이가 되어 도성 안을 감싸고, 그 앞에 남산이라는 책상을 사이에 두고 손님 산인 관악과 대좌를 하며, 북악 앞으로 품을 열어 사람을 맞을 준비를 마쳤으니 서울의 명당이다”라고 하면서도 “풍수에서 명당 주산은 결코 사람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심하게 건드려 놓아서 문제”라는 말을 했다.

풍수는 기본적으로 땅에도 생명이 있다고 믿는 이론이다. 땅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사람의 몸에 피가 흐르듯 땅에도 기가 흐른다고 본다. 근거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지만,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생명도 땅에서 비롯되지 않는 것이 없으니 근본적으로 생명은 땅의 산물이고, 그러므로 사람은 그 모태인 땅과 잘 조화될 때 활력이 넘치게 되고, 도모하는 크고 작은 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이치에 어긋남이 없다. 따라서 땅과 사람의 관계를 살피는 풍수는 매우 흥미 있는 철학이다.

어쨌거나 사람도 대자연의 일부인 이상 그 자연과 소통하고, 대자연의 일부를 이루는 소자연인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때 원만한 삶을 살며 하는 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사람이 소통 없이 한 곳에만 머물면 폐쇄적이 되고 여기서 독선과 아집이 생긴다. 그런데 국민과의 소통을 그토록 주창하던 사람도 청와대만 들어가면 불통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니 어쩌면 그것이 청와대의 터나 위치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불합리하지 않다. 하여튼 우리나라 대통령의 퇴임 후가 대체로 좋지 못한 것이 청와대 터의 문제이든, 권력의 속성이든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의 대부분이 국민과 소통하는데 실패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재직하는 동안 국민과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모든 것을 비우고 그 속을 국민의 마음으로 채우는 데 실패했다.

순자 말하길 “마음에 분노가 있으면 바로잡을 수 없고, 공포가 있어도 바로잡을 수 없으며, 편애가 있어도 바로잡을 수 없고, 우려가 있어도 바로잡을 수 없다. 먼저 마음을 바로잡지 못하면 마음이 몸에 있는 것 같지 않으므로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고, 귀를 열고도 듣지 못한다. 사람이 수양을 쌓으려면 우선 마음부터 바로잡아야한다”고 했다.

정치는 소통의 미학이다. 그리고 소통은 비움의 미학이다. 정치에선 소통이 가장 중요하고 또 소통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먼저 내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내 마음이 분노로 가득 차 있는데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내 마음이 이미 어떤 이념으로 돌덩이처럼 굳어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이론과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대통령이 가져야 할 자세는 끊임없이 반문하고 회의하는 것이다. 과연 나의 행동은 정의의 관점에서 옳은가. 과연 나의 행동은 역사의 관점에서 옳은가. 과연 나의 행동은 국민 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 집무실 이전 공약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공약포기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고 안하고는 처음부터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마음을 닫으면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겨도 소통은 어차피 안 되는 것이고 마음을 열면 굳이 광화문으로 나오지 않아도 소통에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정작 문제는 국민과의 지리적 거리가 아니라 마음의 거리다. 진정 소통을 원한다면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 된다. 물론 귀를 열고 마음의 문을 열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 때 물론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 아부하고 아첨하는 청와대 참모들이나 여당의 얘기에 현혹되어 국민들의 진짜 얘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근인기기사
법률저널 인기검색어
댓글 많은 기사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법률저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01~2013 LEC.co.kr. All rights reserved.
제호: 법률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상연  |  발행인: (주)법률저널 이향준  |  편집인: 이상연  |  등록번호: 서울, 아03999  |  발행일: 1998년 5월 11일  |  등록일: 2015년 11월 26일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복은4길 50 법률저널 (우)151-856  |  영문주소 : 50, Bogeun 4-gil, Gwanak-gu, Seoul  |  Tel : 02-874-1144  |  Fax : 02-876-4312  |  E-mail :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