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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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긴 진심
  • 오시영
  • 승인 2019.01.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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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2019년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한 해”였으면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있는듯하다. 하지만 2019년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겁 없이 판도라의 뚜껑”을 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판도라의 상자 안에는 유일하게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바로 “희망”이다. “절망의 그물망”에 갇혀 부지불식간에 “좌절의 습벽”에 젖어 있는 우리 모두 절망의 포로상태에서 벗어나 판도라의 상자를 과감하게 열어야 한다. 그래서 “희망”을 풀어 놓고, 우리 모두 희망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판도라는 그리스어로 “모든 선물을 받은 여자”라는 의미이다. 그리스 신화 속의 절대신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의 뜻을 어기고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것을 보복하기 위해 세상의 온갖 재앙이 가득 들어 있는 상자를 판도라에게 선물하였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간계를 알아차리고 판도라에게 그 상자를 받지 말라고 권유하였지만 판도라는 습관대로 그 상자를 받았고, 욕심으로 그 상자를 열었다. 상자에 갇혀 있던 증오, 질투, 잔인성, 분노, 굶주림, 가난, 고통, 질병, 노화 등 장차 인간이 겪게 될 온갖 재앙이 쏟아져 나왔지만, 놀란 판도라가 상자문을 닫다 보니 희망만이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 한 해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희망이라는 소중한 기대를 우리 모두가 가슴에 품고 살았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각각 2019년 새해 벽두에 신년사를 발표하였다. 닮은 듯 닮지 않고, 닮지 않은 듯 닮은 두 사람의 신년사를 살펴본다. 의례적인 인사말 뒤에 문재인 대통령은 첫째, 2018년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국민임을 밝히고 있다. “변화의 원동력도, 변화를 이뤄내는 힘도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북한 공산당의 자주 노선과 전략적 결단에 의하여 대내외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국민이 있느냐 노동당이 있느냐는 양쪽의 체제 차이에서 오는 주체의 차이일 뿐 양 정상이 남북이 변화의 중심에 들어섰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음은 같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번영의 새 역사를 써 나가기 위하여 우리(북한)와 마음을 같이 한 남녘 겨레들과 해외 동포들에게 따뜻한 새해 인사를 보낸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새해 인사를 정중히 하였다. 이 점은 여태 적대적 관계를 보여 오던 대한민국에 대하여 대단히 완화된 태도임을 알 수 있다.

둘째로 문 대통령은 “우리의 꿈이 오늘 행복한 나라”에 있음을 밝히면서 윗세대의 노고를 기억하고, 광장의 촛불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공정한 기회와 결과”를 열망하였음을 새삼 밝히고 있다. 특권을 배격하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을 지켜본 아들·딸들이 어머니와 아버지의 오늘과 자신들의 오늘이 함께 행복하길 희망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 역시 공업, 군수, 과학, 문화예술 부분에서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을 추동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셋째로 문 대통령은 사상 최초의 6천억 불 수출과 3만불 국민소득 달성의 소회를 밝히고, 인구 5천만 명 이상 규모의 국가 중 이러한 경제를 달성한 일곱 번째 국가임을 밝히고 있다. 동시에 2차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가 중 이렇게 경제성장한 국가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함을 자랑스러워하자고 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의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라고 강조하면서 자립적 발전능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넷째로 문 대통령은 이러한 경제성장 속에서도 우리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국가가 됨으로써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인 “낮은 경제성장률의 일상화”를 경계하면서 “함께 잘 사는 길의 미정착”에 대한 개선의지를 명백히 하고 있다. 수출주도경제정책에서 이제는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이루는 경제성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과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산업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라야 향후 발전도 지속가능하고 오늘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꿔야 하는데, (세계 어느 나라도)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이를 보완하다 보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올 수 있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임을 천명하고 있다. 북한 김 위원장도 전체 인민의 높은 창조정신과 국가 경제 발전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여 새로운 성장 단계로 발전해 나가 인민의 경제적 생활을 향상시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이 낙후되어 있는 전력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력발전소 등의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과 에너지원 개발에 진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금속공업과 화학공업, 특히 비료공장의 완전 가동을 통해 농업생산력 증대를 도모하고, 철도 등 운수산업을 진흥시켜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북한 제일의 중대사”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섯째로 문 대통령은 2018년이 국가 경제와 사회 구조의 새로운 틀을 만들기 위한 정책 확립의 시기였다면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이 국민들의 삶 속에서 체감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음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로 가는 첫 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모든 중심에 “공정과 일자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촛불정신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때까지 인내 속에 정책을 추진해 나갈 뜻을 명백히 하고 있다. 다소 느리더라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며 이해당사자들에게 양보와 타협을 구하겠으며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고 끝까지 지킬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오늘 우리 모두의 행복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김 위원장도 특히 농업과 축산업 발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특이하게 “개인 부업 축산”을 장려하여 인민들에게 더 많은 고기와 알(달걀)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 조금 유치한 듯한 표현이지만, 축산업(개인 부업)을 장려하여 배고픈 인민들에게 고기와 달걀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직설적 화법에서 가난한 나라 지도자의 절박한 애민의식이 느껴져 오기도 한다. 나아가 수산업을 발전시켜 양어 양식을 활성화하여 수산업발전의 새 길을 도모할 것임과 경공업 부분을 발전시켜 인민의 실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여섯째로 문 대통령은 위와 같은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 분야의 혁신과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족의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며 그 동안 이룬 놀라운 경제성장속도, ICT 분야의 성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 열풍, 반세기만의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룬 결과를 열거한 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우리의 창의와 혁신으로 선도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조업 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3만개의 차질 없는 보급과 스마트 산단과 스마트시티 모델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지능정보화, 디지털화, 플랫폼 경제를 핵심으로 하여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등에 20조원의 예산을 본격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과학기술을 창업과 혁신성장으로 연결하여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 나갈 것임과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경제발전의 중심임을 인정하고, 정부지원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삼지연군의 발전모델을 표준삼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개발과 이에 걸맞는 건축설계와 건설공법들을 혁신시켜 나갈 것임과, 산림복구사업 및 시멘트산업의 발전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나름 북한 경제체제에 맞는 새로운 구상을 내놓고 있다. 우리의 4차산업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북한 실정에 맞는 새로운 산업개발에 나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곱째로 문 대통령은 “함께 나누는 사회안전망 구축 및 삶의 질 향상”을 통한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가난하게 사는 국민을 안타까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 3만불의, 세계 10위권의 경제국가에서 어떻게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병원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며, 주거할 공간이 없어 걱정하는 국민이 존재하는 것을 방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신년사의 전면에 흐르는 키워드는 “함께 더불어 오늘 행복하게 잘 좀 삽시다”로 집약될 수 있다. 이웃이 힘들어 하면 함께 가슴아파하고, 그들을 도와 자립할 수 있도록 챙겨주고,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자신의 금고만을 채우고 약한 자의 것을 빼앗으려 갑질하지 말고 좀 나눠주고 착하게 살자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북한의 모든 기관은 무슨 일을 하든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절대시하고 인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인민이 바라고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천사만사(千事萬事)를 제쳐 놓고 무조건 해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몰아내고 인민을 위해 멸사봉공하여 인민생활의 향상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덟째로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 일자리창출에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하고, 북한 김 위원장 역시 인민들의 생활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홉째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평가하고 아직도 잠정적 상태에 머물러 있는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시대를 열어나갈 것과 한반도신경제구상을 실현하고, 북방으로 러시아, 유럽까지 철도를 연결하고, 남방으로 아세안, 인도와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포부를 밝히면서 “평화가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국가 방위력을 튼튼히 다져 자위적 국방력을 강력히 함으로써 평화 수호의 담보로 삼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남북관계의 놀라운 변화를 높이 평가하며 남북이 힘을 합쳐 가장 평화롭고 길이 번영하는 민족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과거에 상상할 수 없는 남북평화 분위기 조성이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하고 있음과 2019년에는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평화와 번영, 조국 통일에 더 큰 진전을 이루어 나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남북간의 적대적 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한반도를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겠다는 확고부동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남한에게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 및 전쟁장비 반입 등을 중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조건 없는 재개 용의를 밝히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바라고 있음과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미국이 1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킬 것과 제재와 압박을 풀어주기를 바라면서 이에 반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하지만 엄포에 무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재와 압박을 풀어 함께 평화체제로 나가자고 설득하는 데에 방점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신년사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으며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며 정부 또한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반드시 아름다운 이상과 목표를 빛나게 실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의 큰 핵심은 “오늘 우리 모두 평화롭고 행복하게 삽시다”이고, 김 위원장의 큰 핵심은 “자발적인 핵무기 억제”와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평화 조성에 찬성”이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우리 모두 판도라의 상자를 열자, 죽겠다는 소리 그만 좀 하고, 이 정도면 제법 잘 살지 않느냐는 희망을 가져 보자. 그리고 많이 가진 사람들, 더 이상 탐욕 부리지 말고 좀 나누어 갖자. 나누어 함께 오늘 행복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을 좀 이해하고 함께 동참하자. 신약성경 누가복음 12장에 기록된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라는 말씀을 함께 묵상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밤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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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빠 2019-01-05 21:11:33
그래요 우리모두 己亥年 더블어 함께하는 세상을 꿈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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