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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안혜성 기자  |  elvy99@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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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4  17: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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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기자는 연초를 변호사시험으로 시작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수많은 시험장 취재 중에서도 변호사시험은 가장 어렵고 부담스러운 취재다. 연중 가장 추운 시기인 1월에, 그것도 해가 넘어간 늦은 저녁, 하루도 아니고 4일간을 시험장 앞에서 벌벌 떨고 있어야 하는 외적인 여건도 힘들지만 심적인 부담에 비하자면 몸이 고된 것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모두 로스쿨생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최소 3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로스쿨에서 공부를 했다. 만에 하나 실수라도 해서 불합격을 하게 된다면 1년이라는 시간과 수험 비용을 더 투자해야 한다. 특히 날이 갈수록 낮아지는 합격률은 수험생들을 극한의 불안과 긴장으로 몰아넣는다.

다시는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하는 오탈제까지 생각하면 잔뜩 날이 설 수밖에 없다. 로스쿨 3년에 5년의 수험기간이 더해져 무려 8년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그대로 날려버리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수험생이 아닌 기자도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든다.

수험생들 각각의 나이나 경제적 여건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어마어마한 부담감을 안고 시험을 치를 것이다. 상대적으로 환경적인 부담이 덜한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시험이 휴식일 하루를 포함해 5일이나 치러지는 강행군이 주는 극한의 피로는 피할 수 없다.

이런 수험생들의 심경을 생각하면 수험전문지의 기자라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해도 취재를 요청한다는 게 여간 미안하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말 한 마디를 걸기 위해 주저주저하게 되고 매몰차게 거부를 당하더라도 속상한 마음 보다는 미안함이 앞선다. 또 친절하게 응답해주는 수험생들에게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며칠 후면 제8회 변호사시험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올해도 기자는 어딘가의 시험장에서 몸과 마음을 벌벌 떨며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기자를 만날 수험생들에게 미리 미안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불안으로 몰아넣는 오탈제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기자는 최근 오탈제 폐지를 요구하는 로스쿨 졸업생과 재학생 등을 만났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개최한 로스쿨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기에 취재를 갔다. 그런데 기자 외에는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이들이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단 한 번뿐인 인생이 걸린 중요한 일임에도 말이다.

이들은 오탈제 때문에 척수암 수술로 투병을 하면서도 변호사시험 준비를 하다 고인이 된 로스쿨 졸업생의 사연, 학비는 지역 장학금으로, 생활비는 대출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는데 첫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사실상 합격이 어려워지는 상황 등을 전했다.

이들이 요구한 개선 방안은 변호사시험 합격 기준의 변경이다. 현행 방식은 ‘입학정원 대비 75%’ 수준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면서 사실상 정원제 선발시험 형식으로 운영되면서 탈락자가 누적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력이 충분히 있다고 해도 정원 범위 안에 들지 않으면 불합격하게 되고 누적된 탈락자 중에서는 법조인이 될 기회를 영구히 상실하는 오탈자가 나온다.

기자는 사법시험 폐지 이유 중 하나로 제시된 ‘고시낭인’ 문제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었고 같은 이유로 오탈제도 매우 불합리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인원이 가장 많았던 시기에 대략 2만여명의 수험생이 법조인을 꿈꾸고 도전했다. 2만여명이 자신의 꿈을 위해 수년간을 투자하는 게 사회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낭비인가? 누군가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자유를 막을 정도로 큰 사회적 문제가 정말 있었나?

오탈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나아가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법 공부 대신 몇 년씩 리트를 공부하고 스펙을 쌓으며 도전하는 수험생들, 학벌이나 나이, 경제적 여건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로스쿨에 진학할 형편이 아닌 이들에게도 꿈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라도 주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2019년 새해는 법조인을 꿈꾸며 수년간 절치부심한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을 비롯해 더욱 많은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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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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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시미소 2019-01-13 00:45:06

    로스쿨 입학도 힘든데, 변호사시험은 더 힘들어 보입니다. 3년이나 아니 로스쿨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그 이상을 공부하고도 변호사가 못된다면 이런게 엄청난 낭비이죠. 지금 변호사 시험은 완전 사시 수준입니다. 로스쿨 졸업 요건만 갖추면 거의 변호사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시험제도가 바껴야 인력낭비를 막는 길입니다. 그 다음 취직의 문을 여는건 또 본인의 능력이고요. 현재의 변시는 여러 고급인력 잡습니다. 이렇게 힘들줄 알았으면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걸 후회하기도 할겁니다. 공부하는 책이 몇박스입니다!ㅠㅠ신고 | 삭제

    • ㅋㅋㅋ 2019-01-07 14:26:39

      두명중 하나 붙여주는 시험이 대한민국에 변시말고
      있음 말해봐라. ㅎㅎㅎ신고 | 삭제

      • 글쓴이 2019-01-06 18:44:42

        좋은 글 감사합니다..!!신고 | 삭제

        • 지나가다 2019-01-06 16:26:59

          아직도 둘중하나 붙여주는 시험에 뭘그리
          호들갑을 떠는 것인지. . . 챙피한줄 알아야지.신고 | 삭제

          • ㅎㅎㅎ 2019-01-05 23:25:59

            변시보는 학생들 진심 힘내요
            5일 동안 진짜 말도 안되게 힘들지만
            끝내고 나면 그리고 실력껏 쳤다는 생각이 들면
            말도 안되게 후련하기도 합니다
            모두 진짜 화이팅신고 | 삭제

            • ㅇㅇ 2019-01-04 17:43:21

              감사합니다 기자님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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