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문재인 정부 경제 성공의 갈림길에서, 속지 말라고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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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문재인 정부 경제 성공의 갈림길에서, 속지 말라고 바보야!
  • 오시영
  • 승인 2018.12.28 14: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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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연말은 한 해를 정점에서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살아온 삶을 반추하며 반성을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새해를 설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거시(巨視)와 미시(微視)의 한 해를 되돌아본다. 거시와 미시는 상호 보완적이면서 대립적이라는 이중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시가 좋으면 거시는 대체로 좋다. 하지만 거시가 좋다고 해서 미시가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자의 경우에도 거시에 만족하지 못하는 탐욕의 무리가 있기 마련이고, 후자의 경우에도 내부 구성원 사이에 내재적 불균형과 불평등이 상존할 수도 있다. 국가 정책 입안자들은 거시에 중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미시에 중점을 둘 것인지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마련이다. 기본은 거시가 우선이기 때문에 거시에 중점을 두면서 미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미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끊임없이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미시가 거시에 지게 되면 많은 국민이 불행해진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거시가 무너지는 현상을 1910년의 한일병탄과 1950년의 6.25전쟁, 1997년의 아이엠에프 사태를 통해 경험하였고,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1910년의 한국의 일본식민 피지배는 우리에게 아픈 상처로 지금도 남아 있다. 위안부 할머니 문제가 아직도 미해결상태이고, 피징용자들의 손해배상소송이 사법부의 재판유린으로 현존하고, 독도문제로 여전히 일본과 시비 중이다. 6.25전쟁의 상흔은 북한의 핵보유와 핵폐기, 끊임없는 도발과 남북의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지고, 이제야 겨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 하지만, 여전히 이념과 가치의 대립 속에서 내재적 적대감을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아이엠에프는 어떠한가? 아이엠에프는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고통으로 우리에게 작용하고 있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사회양극화현상 및 경제적 부의 일부 계층에의 집중화 현상으로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고실업이 일상화되고 노동자들의 노동가치가 폄훼되고 갑질의 횡포가 횡행하고 있다. 모든 것이 거시가 무너진 뒤 끝에 나타난 부정적 사회현상들이다.

미시는 마치 전염병처럼 가난과 궁핍을 등에 짊어지고 옮겨 다닌다. 미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두가 겪는 과정이고, 치유되더라도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여전히 궁핍한 미시의 공포에 악몽을 꾸고 있다. 아이엠에프가 오기 전 우리 모두는 가난했지만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비전을 가지고 열심이었다. 그리고 그 열심에 대해 세상은 분명히 일정한 대가로 보답하였다. 물론 그 중에도 노동착취와 인권유린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나아지는 삶이었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그러한 모욕과 수치를 견디어내는 자양분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이엠에프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거시가 무너짐과 동시에 어제보다는 나아지고 있다는 미시에 대한 현실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게 된 이후 우리가 입에 담게 된 한 문장은 “못 살겠다.”이다. 하지만 간혹 외식을 나가보면 모든 식당은 대부분 만원이다. 청계천 주변의 상가를 나가봐도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이런 호황의 빛을 보고 있으면 “정말 우리나라 경제가 나쁘다는 말이 사실인가?”하는 의아심을 갖게 된다. 보여 지는 현상은 너무나 잘 사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추운 골방에서, 길거리에서 수많은 미시의 실패자들이 상존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8년 말, 대한민국은 처음으로 국민소득 3만 불을 넘어서게 된다. 국민소득 3만 불의 문턱에서 수없이 좌절하고 주저앉았는데, 올해 말에는 3만 불을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국민 총체적으로 볼 때 먹고 살만한 수준의 경제상황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몇 달 전 발표된 OECD 경제통계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160여 개국 중에서 대한민국의 거시경제지수가 1위로 평가되었다. 거시경제라 함은 전체 경제의 총생산량, 즉 국민소득의 변화가 그 주요 대상이다. 거시경제는 국민총생산량, 국민소득의 변수로 작용하는 물가나 실업률, 이자율, 국제수지 등을 총괄적으로 살펴본다. 그러한 변수들이 건전하여 국가 전체 경제를 양호하게 유지하면 거시경제가 좋다는 징후이다. 즉 거시경제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널 때 어떤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침몰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꿋꿋하게 “부자나라”라는 항구를 향해 나아가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우리에게 통계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OECD가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은 거시경제 세계 1위국가라고 세계만방에 선포하였다.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청맹과니이거나 청개구리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왜 나라가 금방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부리거나 못 살겠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일까? 특히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이 “대한민국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프레임”을 그토록 입이 닳도록 지면 상단에 써대는 것일까? 그것은 세 가지 이유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하나는 “미시경제가 무너진 틈바구니에서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가난한 이들이 실재 존재하는 까닭”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더 많이 착취하고 싶어 하는 부자들의 탐욕이 정부로부터 제지당하는 데에서 오는 불온한 위기 조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망해서 나라가 거덜나면 정권을 재탈취해야겠다는 음모론자들의 조작”이다. 둘째와 셋째는 하나로 엮을 수 있는 것이므로 결국 두 가지 이유뿐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거시경제지수의 양호함 속에서도 미시경제가 나쁘다며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국민들이 넘쳐나고 있음은 분명히 무언가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미시경제란 생산물시장에서 상품의 가격 및 거래량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임금과 고용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분석하는, 소위 가격이론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기에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 자영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계소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가 중요 분석 대상이다. 문재인 정부는 튼튼한 바탕의 거시경제를 뒷배경으로 하여 “미시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 올인 정책이 바로 “소득주도성장론”으로 명명된 최저임금의 상향정책과 보편적 복지증대정책이라 할 것이다. 최저임금의 인상정책은 최저 생계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으로 “죽어가는 미시경제를 살리는 첫 번째 응급수술정책”이라 할 수 있다. 거시가 좋으면 미시가 같이 좋아져야 하는데, 미시가 나쁜 것은 “부자와 빈자 사이의 불균형 심화”라는 나쁜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장애물을 시장 기능에만 맡겨둘 수 없고 정부 정책을 통해 개선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최저임금보장정책”인 것이다. 보편적 복지증대정책은 또 어떠한가? 노동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출산, 육아, 고령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국가정책이다. 까닭에 든든한 거시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려면 “내부적 댐 무너지는 것을 막는 정책”으로서 “최저임금정책과 보편적 복지정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중동을 비롯한 매일, 한국경제신문 등 보수언론들은 한 입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예단하면서 그 원흉이 최저임금정책 등을 기반으로 하는 “소득주도성장론”에 있다며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정책은 제대로 시행된 지 불과 1년에 불과하다. 2018년이 최저임금이 제대로 시행된 1년차인 것이다. 아직 그 효과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모든 책임을 최저임금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약 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돈은 1천만 원씩을 일개인에게 준다면 620만 명에게 줄 수 있는 돈이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영업수익은 거시경제의 튼튼함 속에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그들이 하청업체 등에 적정한 영업이익과 생산단가 등을 맞춰 준다면 소득의 재분배는 최종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보장으로 구현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엄청난 영업이익을 움켜쥐고 분배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시경제가 무너지는 불균형경제의 심화”가 일상화되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을 선정하였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공자의 제자 증자가 “선비는 가히 넓고 굳세어야 할 것이니 임무는 무겁고 길은 멀다(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라는 말에서 任重道遠이라는 사자성어가 유래하였다. 대학교수들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면서 짐은 무겁고 갈 길이 멀지만 묵묵히 그 일을 제대로 수행하라며 격려하는 것이어서 다행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인들이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호질기의(護疾忌醫, 2008, 병이 있음에도 의사에게 숨기는 거짓이 횡행한다), 방기곡경(旁岐曲徑, 2009,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통해 억지로 행함), 장두노미(藏頭露尾, 2010,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가 드러나니 거짓이 드러남), 엄이도중(掩耳盜鐘, 2011, 귀를 막고 종을 훔치니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 억지를 씀), 거세개탁(擧世皆濁, 2012, 세상이 혼탁하여 홀로 깨끗할 수 없고 세상과 화합하기 힘듦)이나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도행역시(倒行逆施, 2013, 순리를 역행하여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함), 지록위마(指鹿爲馬, 2014, 사슴을 말이라 우기니 옳고 그름이 뒤바뀜), 혼용무도(昏庸無道, 2015, 나라가 암흑에 뒤덮여 어지러움), 군주민수(君舟民水, 2016, 백성은 물, 임금은 배, 촛불혁명을 통해 강물이 배를 뒤집을 수 있음)에 비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와 2017년의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함을 물리쳐 옳은 것을 세움)이나 2018년의 임중도원은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며 함께 한다는 대단히 긍정적 시각이라 할 것이다. 시대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거시경제가 양호할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율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유독 지표가 낮은 청년일자리를 끄집어내어 대서특필하면서 “한국경제가 급망(急亡)”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한 지적은 일단 청년고용률에서 맞는 통계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영업이익이 넘쳐나는 대기업 등 기업으로 하여금 신규고용창출을 위한 투자를 증대하라고 촉구하거나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조기 정착하여 야근 등을 줄여 추가 소요되는 인력을 신규 고용하라는 정부정책을 지지하며 기업 등에 사회적 역할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그들의 논조는 아주 반대방향으로만 나아간다. 아이엠에프로 거시가 무너질 때 국민들은 금모으기운동을 통해 대기업들을 살렸다. 그들은 아이엠에프 구제 금융을 통해 조달받은 외환으로 수출을 다시 일으켰고, 지금의 호황을 맞아 거시경제의 튼튼함이 제공하는 천정부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빚을 갚아야 맞다.

아이엠에프 당시의 시대상황을 보여주며 수많은 국민의 공감을 얻으며 상영 중에 있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당시 대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상태를 고발하고 있다. 아이엠에프 체제에서 오히려 일부 기업을 죽이는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얻은 대기업들의 정경유착과 부도덕을 국민에게 까발리고 있다. 그 아이엠에프의 후유증으로 지금 “미시경제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서민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를 바로잡고자 문재인 정부는 “거시경제의 압박”을 이겨내고자 안간 힘을 쓰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 칭찬받아야 할 거시경제의 특혜세력들, 대기업을 비롯한 자본가 집단의 압박이 “최저임금에 생계를 내맡기고 있는 미시경제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 현실을 왜곡당한 미시경제의 일부 고통 받는 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거시경제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집단에 선동되어 최일선 행동대장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거시경제가 좋다며? 국민소득 3만 불이 넘을 거라며? 그런데 당신은 왜 못 살아? 당신이 무능해서야! 이런 말에 이제 속지 말아야 한다. 거시경제가 좋을 때 미시경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임중도원의 천릿길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고달프겠는가?” 그 짐을 나누어지는 것이 미시의 실패자들이 협력하여 사는 길임을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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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께문 2018-12-30 09:06:42
멀리 대기업 부터가 아니라 본인 사무실에 알바 2명만 더 채용하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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