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찰시험 과목개편-한국사 절대평가, 과연 옳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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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찰시험 과목개편-한국사 절대평가, 과연 옳은 일인가?
  • 원유철
  • 승인 2018.12.19 10:09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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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 한국사 원유철 강사

저는 식민지 얘기로 서두를 꺼내 보겠습니다.

“일본의 식민통치는 스스로 발전할 능력이 없는 한국을 ‘근대화’, ‘발전’시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탈’도 좀 했지만, 그보다는 한국을 개발하고 근대화한 ‘혜택’이 훨씬 더 크다.” 과거 조선총독부가 선전매체를 통해 조선인들에게 홍보한 거짓선전이 아니다. 국내외 학자들이 구체적 통계수치를 제시하며 공공연히 주장하는 엄연한 ‘학설’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부르는 이 같은 관점은 최근 다양한 관련논문을 발표하면서 잘못된 식민지 사회상을 학계에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식민지 극대화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 )

최근 우리 사회 일부 지도층 인사들에게서 “식민지 시기는 수혜”, “하느님이 주신 축복”, “식민지 시기 한국인들의 안 좋은 근성이 바뀐 것은 다행”이라는 인식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하나가 식민지 시기 근대화가 되었고,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발전의 기반이 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식민지 근대화는 제국주의가 수탈을 목적으로 한 것이지, 우리 한국민족의 발전을 위한 것은 아니다 라는 견해가 그것입니다.

전자를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견해는 일제강점기의 경제적 발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독립운동을 바라보는 시각도 명확히 다릅니다. 그 중 한 견해가 ‘우리 해방은 미국이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독립운동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립운동 자체를 테러 내지는 살인행위라 부르며 학생들에게 이런 것을 가르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 분들의 글에서는 무엇보다 식민지라는 현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저 경제성장, 경제수치의 변화 동어반복뿐입니다.

일제강점기에나 통용됐던 식민지 근대화론이 일본 본토도 아니고, 어떻게 한국에서 부활하게 되었느냐에 대해서는 별론으로 하겠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소수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들은 학벌도 좋고, 재력도 좋고, 권력적 기반도 견고합니다.

이제 학생들 얘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지금 공부하는 친구들은 수능 때 선택과목이었던 때라 수능 때도 한국사를 안하고, 이제 처음으로 한국사를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가 수업을 하면서 수험생들의 한국사 공부 정도를 물어보니, 고조선을 조선 초기라 오해하고, 삼국시대의 순서가 고려, 조선 다음인지 아닌지 정도도 헷갈려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처음에는 한국사를 어려워하다가도 나중에는 스스로 책을 구입해 읽고, 읽을만한 책을 소개해 달라고 연락하곤 합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 무감각했던 자신에 대해 미안해합니다. 이럴 때는 강의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또 그런 말을 해주는 친구들에게도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최근 경찰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를 절대평가화 한다는 안을 듣고 놀랐습니다. 수능 때도 한국사 공부를 안했던 친구들이 그나마 공무원 시험에서 사실 한국사 공부를 처음 해보는 것일 텐테, 이 마저도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실제 5급 공채(행정고시 등)도 한국사 시험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되면서 행정고시 준비생들이 한국사 공부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합격률 목표를 50% 이상으로 정해서 문제를 출제합니다. 응시생 2명 중 1명은 붙는다는 것으로 거의 공부를 안 해도 붙습니다. 요식행위 정도만 해도 붙는 꼴입니다.

지금 시험 공부하는 학생들은 공무원시험을 공부할 때 아니면 한국사를 제대로 공부해 볼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우리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앞으로 더 공개화 되고 더 강화될 식민지 근대화론 같은 주장에서조차 “그럴 수도 있지”, “맞는 말일 수도 있지”라고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끔찍합니다.

부디 공무원시험에서나마 한국사 공부를 약화시키는 것을 재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공동체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할 때 역사는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가치기준이 돼주는 공무원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본지는 공무원시험 제도와 관련한 어떠한 의견에도 열려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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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8-12-19 12:35:14
수험생은 니 밥줄이 아니다.
수능 국사 필수로 바뀌었고 선택시절은 잠깐이엇다.

경찰시험에 가장 중요한건 법과목 체력이지
영어 국사가 되선 안된다.

국사 지엽적인거 강제로 외워서 맞춘다고
경찰에게 무슨 도움이 되나

헌법추가해서 인권의식 추가하는게 낫지

뭔소리 2018-12-20 13:39:27
뭔소리지 밥그릇지키려는소리로밖에 안들리네;;

검정제로도 일제감정기 슬픔다배울수있다

동예 단궁과마비반어피 이딴게 역사의식이니뭐니 하는소리

집어치워라

밥줄타령 속보여요 2018-12-19 21:41:58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현실은 지엽적인 문제로 수험생 괴롭히기를 작정한
다시는 역사를 싫어하게끔 만드는 암기용 문제.

그냥 한국사 과목 폐지가 아닌 것만 해도 감사한 줄 알면 좋겠습니다.

이명 2018-12-20 11:11:21
검정이 왜? 한국사능력 1등급정도면 된거지 경찰본 과목에 치중해야지 한국사 강사 얘기를 왜 기사화하냐

2018-12-20 17:15:12
공뭔셤처럼 지엽적이고 지독한 암기를 요구하는 시험은 막상 아는건 많을지 몰라도 수능처럼 적당한 난이도로 암기보다는 논리적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 역사를 공부하는데 있어 일반인과 수험생입장에선 더 현명한듯함.
공부해보면 빠른합격을 위해 깊이 있는 이해는 커녕 결국 주구장창 토씨하나 안틀리고 마치 글지의 형태를 암기하듯이 되니 역사에 대해 결코 이해를 했다고 볼수없는듯..공무원 한국사는 거의 그냥 쌩암기(물론 이해기반의 암기는 도움이 되나 시간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져 영단어 암기하듯이 하면 결국엔 필합정도는 성적은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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