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JUSTICE] 기자칼럼-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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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기자칼럼-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하여
  • 위대성 기자
  • 승인 2018.12.13 21: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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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성 기자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1월호에 실리는 글입니다 ※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1년 만에 달라진 위상

기자는 지난 2년간 가장 핫(Hot)했던 키워드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국내의 경우,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박사의 비트코인 토론부터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안 발표, 서울특별시의 제로페이 도입, 라인의 링크체인과 카카오의 클레이튼 출시까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해외 역시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무려 1조8천억원을 모금한 텔레그램, 스위스 금융당국 FINMA의 ICO 가이드라인 발표, 애플의 설립자 스티브 워즈니악의 블록체인 벤처캐피털 에퀴 글로벌(EQUI Global) 합류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시장을 놀라게 하는 뉴스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런 관심들과는 별개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2만 달러를 찍은 지난 2017년 12월 이후, 무려 1년 동안 소폭의 오르내림세를 거치면서 꾸준히 하락해왔다. 미국 SEC의 연이은 비트코인 상장 거부,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는 허황된 말로 투자자를 속인 신일코인 등 부정적인 뉴스들이 하락장을 키웠다. 특히 국내의 경우 신일코인, 퓨어빗 거래소 등 여러 스캠(Scam; 사기 프로젝트)들과, 일확천금을 노리는 가상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등은 직격탄으로 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결국 수익을 실현한 일부를 제외하면, 2018년에는 개인 및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자는 물론이고, 이미 암호화폐로 개발자금을 모금하여 개발비를 암호화폐로 충당하고 있는 기업,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까지 모두 '빙하기'를 맞이한 셈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로 가는가?

이런 시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블록체인의 오늘이 아닌 미래, 그 비전을 본다. 블록체인은 결국 ‘데이터베이스의 분산화’와 ‘P2P 무신용 거래를 통한 미들맨 제거’를 달성하는 도구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처럼 그 자체가 상품(암호화폐)이자 서비스(거래시스템)로 기능할 수도 있지만, 기존의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한 예로, 고객 리텐션용 포인트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을 상상해보자. 이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포인트는 암호화폐로 전환되어 정해진 로직에 따라 자동으로 발행될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거래 가능한 포인트, 즉 플랫폼(기업)에 종속되지 않은 자산을 소유하게 된다. 평면적으로 볼 때 이는 해당 포인트에 대한 선호로, 나아가 기존의 비즈니스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의 재무적 성과를 논하자면, 충성고객 확보를 통한 기존 비즈니스의 성장에 더하여, 암호화폐로 전환된 포인트는 유저가 소유하게 되므로 회계상 해당 부채 분을 제거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한동안은 월드 컴퓨터를 표방하는 이더리움처럼 큰 비전을 가진 플랫폼 프로젝트들이 주목받았으나, 근래에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 실질적인 단기 성과를 제시하는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실용적인 킬러 어플리케이션 없이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의 병목을 해소하고자 하는 코오롱에코원의 '카본블록', 배달의민족과 티몬 등 전자상거래업체를 이니셜 파트너로 한 '테라' 등이 그 대표적인 예로, 이들은 모두 해당 산업에서 당장의 문제해결 또는 성과를 목표로 한다.

IT산업의 거물 IBM이 하이퍼레저(Hyperledger)를 내세워 블록체인 산업을 개척하고 있고, 골드만삭스와 딜로이트를 비롯한 여러 투자은행 및 컨설팅기업들이 블록체인 조직을 신설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두 신중히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물론 연초에는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낮음에도 트렌드에 등 떠밀려 프로젝트를 시작한 기업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2018년 겨울, 지금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모두 신중함과 치열함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진짜배기'다.

블록체인이 당면한 과제

인터넷 - TCP/IP 통신 프로토콜 기반 컴퓨터 네트워크 - 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존재했다. 당시에는 인터넷을 비즈니스에 활용하기는커녕, 대중들에게 인터넷을 설명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개척자들은 유저 인터페이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모자이크와 넷스케이프를 개발하고, 검색 서비스인 야후를 출시하여 마침내 인터넷의 대중화에 성공한다. 대중은 인터넷의 프로토콜과 알고리즘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도 인터넷에 접속했고, 기업들은 앞다투어 기존 비즈니스에 인터넷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온라인 커머스는 전체 소매시장 거래액의 25%, 온라인 광고는 전체 광고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기준)

블록체인은 인터넷의 역사를 참고한다.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들은 인터넷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 날, IT 기업들이 어떠한 과실을 맛보았는지 잘 알고 있다. 또한 인터넷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조건들이 필요했던 것도 알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의 역사를 참고하여,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달성하고, 그 안에서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일, 복잡한 현실에서 정답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신기술, 블록체인은 어디쯤 왔는가. 오늘 당장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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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8-12-14 15:01:33
훌륭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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