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JUSTICE] 문성후의 평판경영-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판, 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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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문성후의 평판경영-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판, 평판!
  • 문성후
  • 승인 2018.12.1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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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 
후소스 대표 
미국변호사(뉴욕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1월호에 실리는 글입니다 ※

1982년 미국의 포천지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를 발표하였고 그 후 글로벌 기업들은 서로 위대한 기업, 칭송받는 기업, 명성 높은 기업이 되고자 이 순위 게임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존경받는 기업들은 여전히 매출액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이었고, 기업들도 추가로 홍보비를 들여, 또 다른 브랜드로서 ‘명성’을 샀습니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기업들의 ‘명성 구매’는 더욱 탄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998년 큰 변화가 한 가지 생깁니다. 바로 구글이 태어난 것입니다. 이 엄청난 검색엔진은, 그간 잡지 속 ‘존경받는 기업’들이 과연 실제로도 그렇게 존경받을 만한지를 이해관계자에게 ‘검증’하게 해주었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은 온라인으로 기업의 ‘평판’을 검색하고 확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올해 구글이 설립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디지털의 발전과 다양한 검색엔진의 등장으로 기업들의 지난 족적은 더욱 데이터화되어 ‘검증 도마’에 수시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검색엔진의 강화로 ‘평판경제’는 우리나라에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피자회사 사주의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해당 기업과 사주의 평판 훼손은 결국 사주가 수십억 원의 배임 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 되고, 해당 기업은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린 단초가 되었습니다. 헌법 위에 정서법이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기업은 이제 대중의 평판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은 이렇게 새로운 경영의 판, 평판에 중점을 두게 되었을까요? 

우선 첫 번째, 엄청난 SNS의 발달입니다. SNS를 한글자판으로 치면 ‘눈’이 됩니다. 이제는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경영하고, 기업주는 어떻게 직원들과 협력사를 대하는지 모두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지켜보다가 무언가 나쁜 소식이 발견되면 그 Bad News는 아주 빠른 속도로 확산됩니다. 

한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 대한 나쁜 뉴스는 2시간 30분 만에 전 세계의 25% 사람들에게 퍼지고, 나머지 75%는 24시간 내로 퍼진다고 합니다. 거기에 따라 경영 리스크는 지난 10년간 400% 증가했다고 합니다. 즉, 대중은 ‘디지털 눈’으로 기업을 지켜보다가 나쁜 뉴스를 발견하게 되면 이를 하루 만에 전 세계로 확산시키며 기업의 평판을 빠르게 규정짓습니다. 

그렇다면, 평판이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가 단지 발전된 디지털 속도때문만일까요? 빨라진 디지털 환경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애초부터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도 마음껏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디지털 익명성(Digital Anonymity)으로 SNS가 설계된 이유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얘기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무엇(what)’을 얘기했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그 ‘무엇’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우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맨 처음 ‘무엇’을 SNS에서 얘기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다음은 그 익명성을 가진 네티즌들은 모이기 시작합니다.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특정 기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모임을 구성합니다. 그렇게 모여진 커뮤니티는 규모가 커지면 막강한 여론을 형성하게 되고 청원제도 등을 통해서 제도권 안으로 그들의 의견을 수렴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네티즌의 주류를 이루는 Z세대는 공명정대함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척 중요시한다는 것이 통계 등에서도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결국 SNS 환경의 발달과 Z세대의 강한 사회적 의식이 국내 기업들에게 평판의 중요성을 촉발시킨 것입니다.

평판은 그동안 기업들에게는 무척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관리되고 경영되어왔습니다. 남의 평가와 판단에 나를 맡겨두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여론과 평판에 따라 국회의원이 특정 법률을 입법하기도 하고, 정부가 해당 기업에 행정권을 발동하기도 하며, 사법부가 직접 법적 조치를 집행하기도 합니다. 

워렌 버핏은 ‘평판을 쌓는데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망치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 평판의 중요성에 대해 안다면 당신은 다르게 일을 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앞으로 평판은 실정법만큼 강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입니다. 이제 기업들도 더 이상 남에게 나의 평가와 판단을 맡기지 말고, 나의 평판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경영해야 합니다. 평판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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