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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실 검증과 코드 인사로 무너지는 사법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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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5  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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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대법관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위장 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전력(前歷) 때문이었다. 그는 세 차례 위장 전입했다. 지방 근무를 하면서 주소지를 서울 압구정동 등으로 해놨다는 것이다. 아파트 청약을 위해 주소지를 위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다운계약서로 탈세도 인정했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은 “유전무죄(有錢無罪)만이 아니라 ‘유권무죄(有勸無罪)’의 전형”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해 위장전입으로 처벌받는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처벌받아야 할 사람들이 최고로 높은 자리에서 처벌의 방망이를 두들기고 있다. 이걸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김상환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만으로도 국민들은 한숨을 쉰다”며 “이미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그리고 신임 대법관 및 헌법재판관 12명 중 8명 등이 위장전입을 하거나 다운계약서를 썼다니 한숨은 탄식으로 바뀐다”고 개탄했다.

매년 100명 이상이 위장 전입 등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한다. 이들을 처벌한 사람들이 바로 판사다. 위장 전입은 명백한 주민등록법 위반이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 김상환 후보자를 포함해 현 정권에서 임명된 5명의 대법관·헌법재판관이 위장 전입을 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도 세 차례 위장 전입을 했다. 이은애 헌법재판관은 여덟 번, 이종석 재판관은 다섯 번 위장 전입을 했다. 최고위 판사들이 뒤로는 자기들이 처벌했던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계약서에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을 기재하는 다운계약서 작성은 지금은 불법이지만 2006년 이전엔 처벌 조항이 없었다. 그러나 과거에도 다운계약서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쓰였다. 법의 허점을 파고든 탈법이다.

이처럼 법을 어기고 탈법 행위를 한 판사들이 대법원과 헌재의 수장 그리고 최고 법관 자리에 앉아 남의 불법을 심판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대한민국 사법부는 법을 어긴 이들이 법의 방망이를 두드리는 전도된 현실을 보고 있다. 남이 한 건 불법이고 최고위 판사들이 한 건 관행이라는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인사의 기준이 ‘능력’보다는 ‘코드’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재소장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노정희 대법관도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김기영 헌법재판관과 김상환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김선수 대법관과 이석태 헌법재판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민변 회원이었다가 당선 후 탈퇴했다.

최근 대법원장을 향한 화염병 투척 사건을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을 자초한 원인도 되짚어봐야 한다. 그만큼 사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사법부는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심판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면 게임은 종결될 수 없고 우리 사회의 평화는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부실 검증과 코드 인사로 사법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고위 법관이 어느 대통령 때 임명됐는지와 관계없이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어야 국민은 사법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은 최근 행정부의 이민자 망명 금지를 위법으로 판결한 판사를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판사’라고 비판하자,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는 자신들 앞에 선 사람들에게 공평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판사들이라는 비범한 집단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말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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