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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법 실무(5) / 내부 조사의 절차와 방법
박준연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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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30  10: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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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내부 조사는 말 그대로 정부의 조사나 소송과는 달리 조직 내부에서 법령 위반이나 내부 규정 위반 사항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을 지칭한다. 다른 공식 절차와는 달리 내부 조사의 방식을 규정하는 공식적인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조사나 미국내 민, 형사 소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 내부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 정부 조사와 소송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내부 조사는 왜, 어떻게 시작 하는가

내부 조사의 계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인사부 문에 제기된 문제나 내부 고발뿐만 아니고, 주주나 고객 등의 요청, 감사 결과에 따른 필요성에 따라 내부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부의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부 조사가 개시되거나 민사소송이 진행됨과 동시에 내부 조사를 시작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내부 조사 여부의 결정

내부 조사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어떠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내부 조사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제기된 문제가 법령이나 조직 내부 규정의 위반 가능성이 큰지, 더 나아가 형사상, 민사상 책임 소지가 있는지, 조직의 고위 관계자가 개입된 문제인지,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문제인지 또는 과거에 발생한 사안인지, 정부 조사나 소송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고려를 통해 내부 조사를 개시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에는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설명하는 기록을 남겨두면 후일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 설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내부 조사의 주체

조직 내부에서 내부 조사를 시행할지, 조직 내부라도 사업 부문과 법무 부문 중 어디가 내부 조사를 시행할지, 혹은 외부 변호사가 조사를 주도하도록 할지 하는 문제는 어떻게 결정하는가. 비교적 경미한 사안에서는 조직내 법무 부문의 개입 없이 사업 부문이 조사를 전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변호사의 개입이 없으면 미국 정부 조사나 소송 과정에서 변호사-의뢰인 간의 비밀유지(attorney-client privilege)의 보호를 받는 것이 곤란해지고, 정부나 소송 상대방에게 내부 조사 관련 문서를 제출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 내부 법무 부문이 조사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100% 비밀유지의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발생한다. 많은 조직에서 법무 부문이 사업상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므로, 내부 변호사의 역할을 분석하여 사업상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특권을 부여를 제한하는 미국 판례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내부 조사의 감독

누가 주체가 되어 내부 조사를 시행할지를 결정한 후에는 누가 감독책임을 지는지 역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임원이나 감사 팀 등 조직 내부에서 이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서는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나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내부 조사 활동을 감독하기도 한다. 외부인사가 이러한 위원회에 참여하는 경우, 조직을 대리하는 변호사와 조직 밖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 사이에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 특권이 성립하는지에 대한 미국 법원의 태도는 일관적이지 않다. 따라서 위원회 보고 자료를 정부나 소송 상대방에게 제출하게 될 가능성을 감안하여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내부 조사의 범위와 목적

조직 내외 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내부 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조사의 범위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참여하는 전원이 이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조사의 범위와 목적은 조사의 진전과 함께 변화하기도 하는데, 이때 업데이트된 내용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부 조사 과정에서 조사의 목적과 무관한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이때 새로 발견한 문제를 시의 적절하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

내부 조사의 구체적인 과정

조사와 관련된 증거, 문서와 데이터를 보존하는 것이 내부 조사의 첫 단계이다. 문서 보존 명령(legal hold)은 내부 조사와 관련되어 보존해야 할 문서를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문서 보존 명령을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발송하는 경우, 문서 보존은 용이할 수 있지만, 민감한 조사 내용이 조직 전체에 알려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민감한 사안인 경우 관련 업무에 종사하거나 과거에 종사했던 구성원으로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베이스를 외주하는 조직이라면, 외주 업체에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메일과 자료를 자동으로 삭제하는 설정 등을 조사 기간 동안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문서 보존을 게을리 하는 경우, 내부 조사가 정부 조사나 소송으로 발전되어 증거를 보존하지 않은 데 대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문서와 데이터를 수집할 때는 이메일이나 전자 문서, 종이 문서 외에도 조사의 성격에 따라 휴대전화의 어플리케이션 데이터나 소셜 미디어 상의 활동도 수집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문서 보존 명령 역시 필요할 경우 이런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또한 조사의 내용이 바뀌면 문서 보존 명령 역시 따라서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조사가 장기화되는 경우 정기적으로 문서 보존 명령을 발송할 필요도 있다.

수집된 문서의 양이 방대하다면,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리뷰 및 분석을 진행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변호사가 컴퓨터를 “훈련” 시켜 컴퓨터가 문서의 관련성 및 중요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TAR(technology-assisted review)이지만, 그 외에도 관련된 내용의 문서를 그룹으로 묶는 클러스터링(clustering)과 같은 다양한 분석 툴이 존재하므로, 내부 조사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문서 리뷰가 진행되면 관여했던 인물들로부터 직접 상황 설명을 듣는 인터뷰를 시행한다. 내부 조사 사안에 따라 상급자부터 하급자, 하급자부터 상급자를 인터뷰하거나 조사 사안에 관여한 정도에 따라 인터뷰할 순서를 정한다. 그리고 인터뷰 진행에 따라 새로운 사실관계를 파악하면 인터뷰 대상을 추가하기도 한다. 변호사가 인터뷰를 하는 경우,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인터뷰 대상인 개인이 아닌 회사(조직)를 대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이를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에 따라 ‘업존 경고’(Upjohn warning)라고 부른다.

인터뷰 내용을 기록으로 남길 때는 이 업존 경고가 분명히 전달되었다는 사실도 기록에 포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인터뷰의 기록은 대화내용을 그대로 남긴 기록(transcript)이 아닌, 인터뷰에 참여한 변호사의 인상, 사고 과정이나 결론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터뷰 기록에 남길 필요가 있다. 이는 변호사의 직무성과물에 대한 보호(work product privilege)가 누가 어떤 말을 했다는 “사실”이 아닌 변호사의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나 사고 등을 보호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내부 조사의 종결

내부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보고서를 준비한다. 이 보고서에는 내부 조사가 개시된 정황, 문서 분석이나 인터뷰 등 조사방법, 조사 결과,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제안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이 보고서에도 직무성과물에 대한 보호가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정부 조사 또는 소송과정에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여 어느 정도 자세한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할지 또는 서면이 아닌 구두로 보고할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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