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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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11.16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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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어느 시험이든 시험일이 다가오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누구못지 않게 열심히 공부했노라 자신하면서도 가슴 한켠에는 ‘혹시나’하는 불안감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나 보다 더 열심히 했을 것이라는 막연함보다 지금까지 달려 온 나 자신 스스로가 과연 합격할 실력을 갖췄을까 하는 자기내면의 불안감은 모든 수험생들에게 한결같기 마련이다.

오감을 가진 인간에게는 한계를 느끼는 절체절명의 시점이 있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또 그 외의 환경적 요소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지만 거대한 장벽이 막고 있는 듯한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할 때가 있다.

극한 체력을 소모하는 마라톤에서도 30km 지점에 도달하면 그 때부터는 무아지경에 빠지고 순간순간 포기의 유혹에 휩쓸린다고 한다. 높은 산마다 소위 ‘깔딱고개’라는 마치 임계점과도 같은 한계점이 있다. 숨이 깔딱거릴 정도로 힘들게 오르는 고개지만 이를 넘어서면 내리막이 있고 또 곧바로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이를 넘어서는 자만이 정상의 희열을 누릴 수 있고 또 기분 좋은 내리막을 걸을 수 있다.

어느 산이든 정상의 쾌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듯하다. 기자는 최근 설악산 정상을 등반했다. 여러 경로에서 4~6시간의 강행군을 통해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돋고 환호를 지르는 모습들을 통해 ‘아, 이것이 인생이겠지!’라는 감탄사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 등산객이 그의 일행에게 “얼마 전 여기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논란이 있었는데, 노력한 자만이 이런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케이블카만은 절대 막아야 한다”고 했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삶은 곧 도전이며 도전이 삶이라고 한다. 비슷한 실력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시험은 이보다 더 혹독한 도전이다.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시험은 반드시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주요 고등고시 및 고등자격시험의 1, 2차 시험이 치러지는 계절이면 기자도 현장 취지로 분주해 진다. 늘 비슷한 시기에 본란을 통해 전해 왔던 것처럼, 때론 수일에 걸쳐 시험에 응시하느라 지친 수험생들을 귀사하는 길에 ‘호의동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면, 우연찮게 서로의 신상을 접하게 되고, 수개월 후 합격자가 발표되는 날이면 잠시 스쳤던 이들의 합격여부를 확인하곤 한다. 첫날 첫 시험부터 망쳤다며 불안해하는 이들이, 또 잘 봤다며 지나치게 안도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때론 내가 망쳤으면 남들도 망쳤을 것이라는 오만에 찬 자신감을 보인 이들도 접하곤 한다. 결과는 놀랍게도 후자의 이름들이 합격자 명단에 더 많이 오르는 것을 참으로 많이 경험하게 된다.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지만 ‘진인사대천명’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이치를 다시 강조하고 싶다. 시험은 절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포기는 결코 ‘합격’을 안겨주지 않아서다.

2018년의 주요 시험 합격자가 발표됐고 또 다시 각자의 꿈을 향해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내년 1월 8일 제8회 변호사시험을 시작으로 2019년도의 시험들이 시작된다. 특히 변호사시험은 4일간에 걸쳐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을 일괄적으로 치러는데다 또 합격률마저 급락하고 있어 이를 준비하는 이들의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벌써부터 지레 의기소침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는 듯하다. 실제 시험을 코앞에 두고 포기를 선언하거나 시험 첫날 고사장을 떠나는 이들을 매년 봐 왔다.

하지만 역대 합격생 모두가 이같은 갈등을 이겨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남은 50여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필히 응시하되, 그 이후의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겼으면 한다. 2019년을 향해 달리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이여!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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