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동남아시아의 숨겨진 부국” 브루나이여행기(2)
상태바
<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동남아시아의 숨겨진 부국” 브루나이여행기(2)
  • 제임스리
  • 승인 2018.10.24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소소하지만 확실한 세계사 상식’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8)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페리는 약 3시간 10분 정도 걸려 말레이시아의 섬인 라부완에 도착하였는데 제일 먼저 강렬하게 내뿜는 무더위가 페리선착장을 엄습해왔다.

브루나이까지 가는 다음 페리는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기에 우선 건너편 식당에서 현지 음식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후 다시 페리터미널에서 약 한 시간 정도 대기하고 있으려니 비좁은 대합실은 그야말로 찜질방을 방불케 하여 등에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 라부완 국제 페리터미널 전경

라부완 섬은 면세지역이라 그런지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담배, 술 등의 면세물품을 사려고 터미널에 있는 면세점은 방문객들로 매우 붐볐다.

나는 땀을 연신 닦으며 출국수속을 밟기 위해 긴 줄에 합류해서 기다린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여권을 출입국사무소 직원에게 들이밀었다.

40대로 보이는 출입국사무소의 남자직원은 내가 소지한 페리 티켓을 보더니 “출국세를 납부하지 않았으니 옆 사무실로 가서 출국세를 내고 다시 이곳으로 오세요!”라고 말한 후, 여권을 나에게 도로 내밀었다.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 페리를 놓치면 오늘 중으로 브루나이로 가기는 힘들 것 같아 나는 다시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 라부완은 면세지역이라 말레이시아 뿐 아니라 주변국가에서도 면세품을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나는 부지런히 옆 사무실에 있는 매표소로 가서 출국세를 내려고 또 다시 긴 줄을 섰는데, 바로 내 앞에 줄을 서있는 승객은 여행사 직원인지 여러 명의 여권을 손에 한 움큼 쥐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다급해져서 다시 시계를 보니 벌써 1시 20분을 가리켰다.

페리 출발시간까지는 지금부터 약 10분밖에 남지 않아, 내가 이곳에서 출국세를 내고 옆 사무실로 다시 가서 출국수속을 밟는다고 하더라도 페리 출발시간을 훨씬 넘길 것 같아 하늘이 노래졌다.

여하튼 무사히 출국세를 내고 다시 옆 사무실로 달려오니 출국수속을 밟는 긴 줄이 아직도 10 미터 정도나 남아있어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일단 가슴을 쓸어내리고 그 대열에 합류했다.

어차피 페리는 내 앞에 긴 줄을 서있는 ‘이미 표를 끊은 승객들’ 모두를 태우고 떠나야 했는데, 결국 페리는 예정 출발시간보다 15분이 지난 1시 45분이 되어서야 떠날 수 있었다.

▲ 브루나이로 가기 위해 페리 출국장에 도착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서 있었다…

브루나이로 가는 페리는 코타키나발루에서 타고 이곳으로 온 페리보다 규모가 약간 더 작았으며, 내부 냉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승객들은 연신 얼굴을 향해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페리는 약 1시간 20분 걸려 ‘브루나이 페리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이곳 역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도 긴 줄을 서며 입국수속을 밟고 있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내가 소지하고 있는 호주 여권을 보더니 “사무실로 들어와서 비자신청서를 작성한 후 비자 수수료로 브루나이 달러 B$ 20을 내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하였다.

내가 사무실로 들어갔더니 마침 30대 초반의 호주 커플 관광객 역시 비자신청을 하고 있었는데, 직원들 대 여섯 명 정도가 갑자기 내 주위로 몰려와서 농담도 하면서 꽤 친절하게 나를 대해 주었다.

말레이 민족이 65프로 정도인 이곳 브루나이를 말레이시아라고 우겨도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겉으로 사람들만 보고서는 전혀 그들의 국적을 구별을 할 수 없었다.

‘14일짜리 체류 스탬프’를 찍은 여권을 받아 들고 밖으로 나오니 후덥지근한 날씨가 훅하고 턱까지 차 올라왔다.

▲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의 시내 버스 터미널 모습...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소형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페리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는 대낮인데도 버스도 오지 않고 택시도 들어오지 않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10 여명의 외국 관광객들은 “시내버스를 기다린 지 벌써 4시간째”라고 푸념을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출입국사무소에서 만난 호주 커플 관광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야기 도중에 두 사람 모두 호주정부에서 파푸아뉴기니로 파견을 나가 일을 하고 있는 공무원임을 알게 되어 ‘나의 20년 호주생활 이야기’도 그들에게 들려주었더니 무척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문제는 도무지 오늘 중으로 버스가 이곳으로 들어 올 것 같지 않아 마침 이곳에 들어온 일반 봉고차량 기사에게 “이곳에서 제일 가까운 다른 버스정류장까지만 일단 태워주세요!”라고 부탁을 했다.

이에 봉고차 기사가 흔쾌히 “올라타세요!”라고 말하며 봉고차 문을 열어주자마자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필리핀에서 온 관광객들도 한꺼번에 우르르 봉고차에 올라탔다.

봉고차량에 올라 탄 승객들을 보니 필리핀인 7명, 일본 여성 2명, 미국인 1명 그리고 호주인 3명 등 총 13명이었다.

▲ 아담한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의 시내 전경

봉고차가 가까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마침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가 출발하려고 시동을 걸고 있어서, 우리 모두는 부리나케 그 버스로 옮겨 타면서 이 봉고차 기사에게 인사를 하면서 작별을 했다.

전혀 냉방이 되지 않는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가까지 약 30 여분을 달려 ‘중앙버스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버스 안에서 차장이 버스요금으로 각각 브루나이 달러 B$ 1(한국 돈으로 약 840원)씩을 받았다.

한국의 지방 소도시보다도 작은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은 남중국해로 흘러 들어가는 브루나이 강어귀에서 약 10 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상류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 수도의 모습은 너무 적막하게 나에게 다가 왔는데, ‘중앙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서로 작별인사를 하고는 각자의 길을 떠났다.

다음 편에 계속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