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辯' 출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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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辯' 출범에 거는 기대
  • 법률저널
  • 승인 2005.02.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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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감시와 소외계층의 권리 구제를 표방하는 변호사 단체인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시변·공동대표 강훈·이석연 변호사)이 25일 창립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시변의 출범은 대한변협처럼 변호사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법적 단체가 아닌 임의적 변호사 단체로서는 진보적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보수적 성향의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에 이어 3번째인 셈이다.

시변은 창립선언문에서 "극단에 치우치거나 편협하지 않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젊은 변호사들의 다양하고 현실적인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새로운 변호사 단체를 설립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본다"고 밝혔다. 시변은 또 "기존의 변호사 단체가 이념에 쏠려 체제논쟁에만 몰두하거나 권력화 내지 정치 집단화되고 있는 현실을 경계하면서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며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시변은 특히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과의 제휴나 연대는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시변의 출범에 주목하는 것은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법조계마저 정치와 이념의 논리에 휘둘려 온 그간의 세태 때문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기존 변호사 단체들이 권력화하거나 지나치게 이념의 울타리에 갇혀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특히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변이 정부의 요직에 대거 진출하면서 일종의 권력 집단으로 변모했고, 헌변은 체제 옹호와 이념 논쟁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념을 둘러싼 변호사 단체들의 편가르기와 상대편을 공격하면서 적대적 법률 논박을 일삼는 것도 지난 대통령 탄핵심판과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 과정 등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심지어 일부 변호사는 헌재 결정을 놓고 헌재의 존립과 헌재 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폄훼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특히 연내에 대법관 6명이 교체되고 앞으로 대법원장을 포함, 2년 동안 14명의 대법관중 11명이 교체되는 것을 계기로 변호사단체의 '우리 편 심기'가 노골화될 것을 걱정하는 터다. 벌써부터 재야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은 사법부가 가장 보수적이라며 진보인사 기용을 요구하고 있어 대법관 인선을 둘러싸고 사법부가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민변과 참여연대 소속 인사들이 줄줄이 정권에 참여하면서 사실상의 권력단체·정치단체로 탈바꿈하면서 권력에 대한 감시보다 권력 참여가 주(主)임무가 돼버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시변이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시변은 향후 활동방향으로 △국가권력에 의한 법의 편의적 해석 및 적용을 막아 참된 법의 지배를 실현 △법치주의의 확고한 토대 위에서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구체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실용주의 노선 채택 △일반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도록 개정 노력 △소외된 계층을 위한 공익봉사 활동 적극 전개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양심적이고 합리적이며 자기희생적인 대안 세력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한다. 특히 권력이 추진하는 법안이나 정책이 헌법의 정신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바로 시민과 함께하는 법조인들의 본분이다.

또한 법치주의 토대 위에서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 소외계층을 껴안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진정한 단체가 되어야 한다. 소외계층을 위한다는 단체들이 핵심멤버들의 정치 지향으로 이념투쟁에 치중함으로써 소외계층은 더 소외돼 온 사실을 봐 왔기 때문이다. 시변의 출범이 법조계를 넘어 시민운동 전반에 새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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