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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김관기 변호사의 파헤치다, 파산법! (4), (5)
김관기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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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1  16: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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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기 변호사
김앤박 법률사무소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8,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법인파산절차의 캐스팅

법률상 파산절차에 관여하는 것은 법원, 관리위원회, 채권자협의회, 채권자, 채무자, 파산관재인, 채권자집회, 감사위원이 있다. 이 중 역할이 두드러지는 것은 법원과 파산관재인이다. 즉 법인파산절차는 파산법원의 감독 하에 파산관재인이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무난하다. 채무자는 재산관리권을 박탈당하며, 채권자들도 법률상 채권자집회에 참여하거나 감사위원의 선임을 통하여 절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소극적이다.

파산이 선고되면 파산재단이 구성되는 것으로 관념되는데, 이 파산재단의 대표자는 파산관재인이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2조, 제384조). 따라서 소송도 파산관재인이 진행한다(제359조). 파산관재인은 관리위원의 의견을 들어 법원이 선임하는데, 특별한 자격 제한은 없으며 법인도 파산관재인이 될 수 있다(제355조). 실무상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파산사건에서 예금보험공사를 파산관재인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법인파산 사건에서 변호사를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한다. 서울회생법원의 경우 사전에 파산관재인이 될 수 있는 변호사의 리스트를 정해 놓고, 파산선고를 할 때마다 그 중에서 재량적으로 파산관재인을 선임하며, 그 과정에서 관리위원회의 두드러진 역할은 보고되지 않는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재단으로부터의 수임인과 유사하다. 즉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있으며, 채권자집회에 계산의 보고의무가 있다(제361조, 제365조). 그러나 파산재단은 관념적인 존재에 불과하고 그나마 파산관재인이 대표하므로 위임인, 수임인의 법률관계가 형식적으로 창설될 여지가 없으므로 그 임면에 관한 사항은 법원이 실행한다. 즉 파산관재인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사임할 수 있고, 반면에 법원은 채권자집회의 결의나 감사위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파산관재인을 해임할 수 있다(제363조, 364조).

집합적 채권추심을 본질로 하는 파산사건에서, 마치 주주총회처럼 채권자집회는 생략할 수 없는 요소이다. 파산선고를 할 때에는 반드시 제1회 채권자집회의 기일을 정하게 되어 있다(제312조 제1항 제2호). 이 기일은 채권조사기일과 병합할 수 있고 실무상 그렇게 한다(같은 조 제2항). 그런데 막상 채권자집회의 권한사항은 많지 않고 감사위원의 결의에 우월함을 인정 받는 정도이다(제374조). 그나마 결의도 법원의 판단에 의하여 집행할 수 없게 될 수 있다(제375조). 실제로 채권자집회의 결의가 행해진 예는 거의 없다. 이것은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들로 구성된 관계인집회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과 대비된다. 파산절차는 즉시 현금변제를 추구하는 것이므로 변제방식에 관하여 채권자들의 동의를 구할 이유가 거의 없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채권자들의 동의가 필요 없이 절차가 진행되므로 파산관재인은 거의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는데, 파산관재인의 선임에 채권자들이 관여하지 않으므로, 파산절차는 채권자들의 뜻에 어긋나게 진행될 수 있다. 법률은 파산채권자들이 파산관재인의 절차진행을 견제할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제379조). 그것은 제1회 채권자집회에서 제안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그나마 그 후의 채권자집회에서 변경할 수 있다(제376조). 제1회 채권자집회에 출석하여 감사위원의 설치를 제안하고 그 결의를 이끌어낼 정도로 열정과 전문 지식이 있는 채권자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실무상 감사위원이 선임되는 예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입법적으로 감사위원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파산관재인을 채권자집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리위원회는 절차감독권자로서 법원을 보충 또는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법률상 가정되어 있다(제17조). 그러나 법인파산절차에 관한 한 실무상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 회생절차에 있어서도 개별 상임관리위원이 법원의 보조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리위원회는 일정 규모 이상 사건에서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하여 절차에 대한 의견 제시를 하도록 하는데, 법인파산절차에서 채권자협의회는 의미 있는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제21조 제1항).

채무자의 이사, 지배인은 파산재단을 구성하는 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박탈당한 이상 아무런 권한이 없다. 의무만 있다. 파산선고를 받았거나 받기 전이라도 구인 당할 수 있다(제319조, 제322조). 이에 응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이지만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제653조). 또 파산관재인, 감사위원, 채권자집회의 요구에 의하여 파산에 필요한 설명을 하여야 한다(제321조). 이에 응하지 않거나 허위의 설명을 하면 역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파산관재인이 부르면 가야 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 받으면 제출하여야 하고, 채권자집회에도 참석할 것이 기대되지만, 지켜지지 않는 예가 많다. 한편 채무자의 이사는 조사확정재판이라는 매우 간이한 방식으로 법인에 대한 손해배상의무가 있다는 재판을 받을 수 있다(제352조). 이들 조항을 엄격히 집행하면 채무자의 입장에서 파산을 신청할 인센티브는 심하게 저해된다.

파산절차에서 채권

“누가(Who)? 무엇을(What)?” 가지고 갈 것이냐를 정하는 도산절차의 특성은 법인파산절차에서 잘 나타난다. ‘파산의 선고’라는 형식을 취하는 절차의 개시와 동시에 관념적인 파산재단이 형성되고 채무자의 재산은 파산재단으로 이전하는데, 파산절차는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현금화(liquidate)하여 그것을 채권자에게 나누어 준다. 그 배당에 누구를 참여시킬지, 각자에게 얼마를 배당할 것인지가 파산채권의 확정 문제이다.

법률은 절차 개시 이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을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제423조). 첫째 절차 개시 이전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요건은 절차 개시 이후에 채무자가 부담한 채권이나 그 이후 파산재단이 부담한 채권을 제외한다. 절차 개시 이후 채무자는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잃으므로 채무자의 처분행위는 무효이다(제329조 제1항). 따라서 채권자임을 주장하는 자는 파산재단에 대하여 이를 대항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한편 파산선고 이후 파산재단에 관하여 법률행위, 사무관리, 부당이득 등 원인으로 하여 생긴 채권은 재단채권으로 분류되어 파산채권에 앞서서 변제 받게 된다(제473조 제1호, 제3호, 제4호, 제5호). 채무자가 지급불능에 빠진 후에 이를 처리하는 비용이 선순위가 됨은 집합적 절차의 성질상 불가피하다.

재산상의 청구권은 모두 포함된다. 모든 재산상의 청구권은 금전으로 환산될 수 있다. 그럴 수 없는 비재산상의 청구권은 파산절차에 가담할 수 없고, 파산절차에 의한 청산이 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경업금지의무와 같은 부작위의무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물론 개인과 달리 파산절차 이후의 미래가 없는 법인파산절차에서는 거의 문제되지 않는다. 재산상의 청구권은 모두 포함되므로 기한부채권, 조건부채권, 장래의 채권, 비금전채권도 모두 파산절차에 포함된다(제425조 내지 제427조). 연대채무자, 보증인과 같이 수인의 채무자 중 1인이 파산한 경우 채권자는 내부적 부담비율을 무시하고 채권 전액을 행사할 수 있다(제428조 내지 제431조). 채권자에게 유리하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다.

파산채권의 금액은 절차개시 즉 파산선고시를 기준으로 사실상 확정되어 평준화된다. 즉 파산선고 후의 이자는 후순위 채권으로 하고, 기한이 파산선고 후에 도래하는 채권은 파산선고로 기한이 돌아온 것으로 하되 파산선고시부터 기한까지의 법정이율에 의한 중간이자 상당액도 마찬가지이다(제446조 제1항 제1호, 제5호 내지 제7호). 즉 장래 청구권의 시간가치를 반영한다. 이것은 각기 다른 이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또는 발생하지 않는 채권을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파산채권액을 항정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파산선고 1년 뒤에 105를 받을 채권은 중간이자를 공제한 100을 파산채권으로 한다. 한편 원금이 100이고 파산선고까지 1년 이자를 밀렸다고 할 때, 이자를 5% 약정하였던 채권은 105가 되고, 이자를 15% 약정하였던 채권은 115가 된다. 높은 이자 약정으로 인한 파산절차에서의 우위는 이것으로 끝이다. 파산선고 후에도 채권자의 계산기는 원래 약정대로 이자를 부가하지만, 파산절차에서는 후순위이다. 변제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금융기관이 채무자가 아닌 통상의 파산절차에서 배당에 참가하기 위하여는 채권의 신고가 필요하다(제447조). 이것은 개별적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채권의 신고는 파산선고시 정한 신고기간 경과 후에도 할 수 있다. 이의가 있을 때 특별조사기일이 지정되는 것이 다를 뿐이다(제455조). 채권신고서류와 증빙은 법원서기관이 작성한 파산채권자표와 함께 이해관계인의 열람에 제공되며 선고시 정한 채권조사기일에 관계인의 의견을 듣는다(제449조 내지 제451조). 신고된 채권에 조사기일에 이의가 제기된 바 없으면 파산채권과 그 순위는 확정된다(제458조). 이것은 민사소송에서 의제자백에 대응하는 것이다. 확정된 채권에 관한 파산채권자표의 기재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제460조). 바로 이 조항으로 인하여 파산선고로 소송절차가 중단되고(민사소송법 제239조), 아래와 같이 파산절차에서의 유용성이 없는 한 소의 이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의가 있을 때 파산채권을 주장하는 자는 그 이의한 자 전원을 상대로 하여 채권조사기일로부터 1월 이내에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제462조). 이것은 약식이지만 대석적인 절차로서 파산채권의 조기확정을 위한 것이며, 그 재판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1월 이내에 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정식의 변론을 거치는 민사소송에 호소할 수 있다(제463조). 한편, 이미 이의채권에 관하여 파산선고 이전에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는 이의한 자 전원을 상대로 하여 소송을 수계하게 된다(제464조). 보통은 “피고 OOO 회사는 원고에게 금전 OOO을 지급하라”는 이행청구에서 “채무자 OOO 회사에 대한 원고의 파산채권은 OOO원임을 확정한다”는 확인청구로 청구취지를 변경한다.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었던 자가 채권조사기일에 이의를 한 때 기존의 민사소송에 끌어들일 수 있는 지는 명백한 답이 없지만, 제정법이 수계를 인정하는 한 필수적 공동소송인의 추가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민사소송법 제68조).

이의가 제기된 채권과 파산채권이 존재하기는 하되 조건불성취와 같이 즉시 지급할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채권에 대하여는 수시로 진행되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그 변제 예상금액을 임치하였다가 금액이 확정되는 대로 배당을 실시하고 최후배당 즉 파산절차 종결까지 확정되지 않으면 배당에서 아예 제외된다(제519조, 제523조 내지 제526조).

대부분의 법인파산에서, 파산채권에 앞서서 변제하여야 할 재단채권을 변제하기에도 부족하다. 이 경우 재단채권에 대하여도 파산채권에 준하는 비례배당을 할 수밖에 없다. “파산재단의 파산”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파산폐지를 하게 된다(제545조). 파산선고 당시 명백하면 파산선고와 동시에 폐지를 할 수도 있지만 실무상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제317조). 파산폐지가 예상되는 경우에 파산선고를 하면서 채권자들에게 채권신고를 하고 채권자집회에 참석하라고 통지하는 것은 무익한 행위를 최고하는 것일 수 있다. 채권자들로서도 열심히 채권신고를 하고 집회에 출석했는데 아무것도 받을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고 온다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파산선고 사실을 채권자들에게 통지할 때, 배당에 사용할 재원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그 취지를 아울러 통지하여 무익한 채권신고를 억제하고, 충분한 재산이 발견되는 경우 채권신고를 받고 채권자집회를 여는 방식으로 실무운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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