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8년 5급 공채 국제통상직 수석 박상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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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8년 5급 공채 국제통상직 수석 박상희 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8.10.02 19:04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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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급 공채 국제통상직 수석 합격 박상희 씨
UBC 경영대 중퇴·독학사·서울대 경제학 석사 수료

“아버지의 희생정신 이어 국민에 헌신한 공직자로 기억되고파”
“수석 합격의 비결은 하루도 빠짐없이 규칙적으로 공부한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어떤 사람의 본질이 드러나는 순간은 그 사람이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모든 일이 다 잘 풀리는 시기에는 누구나 좋은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고난 속에서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고 깨달음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

평균 64.22점을 획득하며 2018년 5급 공채 국제통상직 수석을 차지한 박상희씨는 힘든 시간을 보내며 얻은 깨달음으로 공직에 도전하기로 결심했고 1차시험에 두 번 불합격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매일 한결같이 공부에 매진한 끝에 2차 첫 도전에서 수석 합격이라는 영광을 얻게 됐다.

박씨는 학창시절을 캐나다에서 보냈다. 중학교 3학년 때 캐나다로 떠난 그는 밴쿠버 Sir Winston Churchill Secondary (IB Diploma)를 졸업한 후 UBC 경영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4학년 때 집안 사정으로 1학기를 마치고 귀국해 독학학위로 경영학 공부를 이어갔다. 이어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수료했다.

경영·경제 분야의 학업을 이어가며 전문성을 쌓아가던 그가 뒤늦게 5급 공채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했다. 박씨는 “갑자기 한국에 귀국한 뒤 캐나다로 곧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로도 몇 년간 집안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서 아버지 하시는 일을 도와드리며 한국에 머물렀다. 이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자아성찰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됐고 스스로가 잘났다고 자만했던 내 자신을 돌아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동안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노력보다 부모님께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어느 환경에서라도 정당하게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행복하게 사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국제행사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의전을 하게 됐는데 그 때 행사를 담당하던 행정안전부 과장과 면담할 기회를 얻게 됐다. 박씨는 “과장님처럼 국민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는 일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공정하고 아름다운 사회 구현에 기여함과 동시에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과감히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고 5급 공채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국제통상직을 선택한 것은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한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8년 정도를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배웠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단기봉사활동을 한 경험도 있다. 또 복지관에서의 정기봉사활동으로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만나며 같은 정책이라도 여러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각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위치에 있는 국민들이 모두 만족할만한 포용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고 해외에서의 경험과 외국어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국제통상 계열이라고 생각했다”고 국제통상직 지원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것은 국제통상직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점이지만 높은 국어능력이 필요한 PSAT과 2차시험을 통과하기에는 장애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 씨 자신도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독해력과 서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보다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기에 오히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그는 고득점 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다른 특별한 비결보다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성실하게 생활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노력과 성실을 비결로 꼽았다.

수험기간 고시촌 '합격의 터 독서실'의 합격관리반에서 공부하며 매일 아침 7시에서 늦어도 8시까지는 공부를 시작했고 밤 10시 반에서 11시 반 사이에 일과를 마쳤다. 아무리 다른 급한 일이 있어도 월요일부터 토요일에는 무조건 하루 종일 공부에만 전념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명절에도 쉬지 않고 독하게 공부에 매진한 결과 오늘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스스로의 부족함에 고민하며 더 나아가려고 애를 썼던 시간이었다. 이같은 경험은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도 그래도 녹아 있었다. 그는 “수험생활을 돌이켜 보면 수험기간 내내 나를 괴롭혔던 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었다. 그래도 매일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수험생 여러분도 스스로를 믿고 수험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훨씬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앞서 말했듯이 박 씨는 PSAT 통과에 애를 먹었다. 그 중에서도 언어논리가 가장 약해서 강의도 듣고 스터디도 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지난해 60점대를 받고 말았다. 박 씨는 “근본적으로 독해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양하고 많은 지문을 읽으면서 독해 공부를 했다”고 전했다. 수능 비문학부터 시작해 LEET, MEET/DEET, PEET, 입법고시 지문, 철학책, 논리책, 단편소설까지 닥치는 대로 읽고 문단별로 중심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적어도 하루에 3~4시간 이상을 투자해 3월부터 꾸준히 했다고.

자료해석은 강의와 스터디를 통해 기출문제 분석을 철저히 하고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관리하는 연습을 했다. 상황판단은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했지만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퀴즈만 따로 풀기도 하며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실제 시험장과 같은 분위기를 경험하기 위해 전국 모의고사에도 응시했다. 전국 모의고사 응시는 다른 수험생들의 점수와 비교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시험 한 달 전부터는 시간 관리하는 감만 유지하기 위해 모의고사는 하루에 한 세트씩만 시간을 재며 풀었다. 나머지 시간에는 언어논리의 경우 그 동안 해온 독해 연습을 지속했고 지료해석은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모아서 풀었다. 많은 문제를 무작정 풀기 보다는 기본기를 닦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 1차시험에서는 PSAT 일주일 전에 목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시험 당일까지 감기가 낫는 것을 목표로 집에서 누워 쉬는 시간이 많았다. PSAT은 당일의 컨디션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시험이기에 컨디션 조절은 모든 수험생들의 숙제다. 박 씨도 “만약 아프지 않았다면 일주일간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섞어서 풀었을 것 같다. 올해는 일주일 간 문제를 많이 못 풀어서 당일에 감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했음에도 세 과목 점수가 모두 오른 것을 보면 PSAT 시험 특성상 시험 전 일주일은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잘 쉬고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의견을 나타냈다.

헌법은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남자친구의 조언에 따라 지난해 시험 이후에는 따로 공부를 하지 않다가 12월 말에 조문집을 조금 읽고 전국 모의고사에 응시해 처음으로 문제를 풀었다.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보는 것이었기에 문제가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음에도 불구하고 패스했던 경험 덕분에 실제 시험 당일에도 불안감은 갖지 않았다. 전국 모의고사 응시 외에는 헌법 OX 문제집과 헌법 조문집을 조금씩 발췌해서 봤다.

2차 시험에서는 양이 방대하고 국제경제법에도 매년 1문제가 출제되는 국제법과 국제경제법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 교과서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이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공부하되 법전이 주어지는 행정법과 달리 국제법은 시험용 법전이 없어 내용에 대한 암기도 매우 종요하기에 많은 양을 답안지에 쓸 분량으로 줄인 자료를 반복해서 보면서 암기에도 공을 들였다. 박 씨는 “남들이 하는 국제법 조문 암기 스터디도 하지 않고 3순환 시작 전에는 제대로 답안 한 번 써본 적이 없었지만 국제법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초반에 교수저를 기반으로 내용 이해를 했고 그 후 3순환 기간에 답안지 분량의 암기 자료를 반복해서 본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2차시험은 대부분 인터넷 강의 수강으로 준비했다. PSAT에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기에 상대적으로 짧은 2차 공부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제법과 국제경제학은 강의 수강 기간을 1.5배에서 2배 정도로 늘려서 판서 내용을 교재 한권에 단권화했다. 3순환 전까지 전 과목에 걸쳐 답안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기 때문에 3월부터는 오픈북으로 두 달간 답안 연습을 먼저 하고 답안 형식이 익숙해진 마지막 한 두 달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단권화를 마무리하고 계속 반복하며 암기를 병행했다.

답안 작성에 있어서는 국제법과 행정법과 같은 법학과목의 경우 목차에서 답안의 키워드를 최대한 나타내서 목차만으로도 답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쓰는 데 신경을 썼다. 국제경제학은 줄글 보다는 수식과 그래프로 간결하게 표현하려 했고 답안 형식적으로도 최대한 여백 없이 페이지에 꽉 차게 쓰려고 했다.

면접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해 공을 들여 준비했다. 같은 직렬 수험생들과 스터디를 구성해 매일 그룹토론, 개인발표 및 상황면접, 공직가지·인성 면접을 각각 연습했고 강의도 수강했다. 박 씨는 “평소 낯을 가리고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심리적인 부담이 커서 첫 날 연습 때 많이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면접 형식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편안해졌고 실제 면접 당일에는 오히려 평소보다 긴장하지 않고 말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인성면접에 대비해 미리 본인의 경험을 정리해두면 훨씬 수월하게 면접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험 관련 질문은 한 문제 밖에 나오지 않고 대부분 상황 면접 질문이 이어졌지만 면접 준비하는 기간 동안 경험 정리에도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인의 경험을 미리 어느 정도 정리해두면 면접 준비 시 시간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보다 다소 늦은 선택이었지만 확고한 신념을 품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빛나는 성과를 내고 공직의 길에 들어선 박씨. 그는 바르고 굳건하게 공직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비춰줄 밝고 빛나는 거울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의 아버지다.

그는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아버지께서 강물에 빠진 분을 구하시다 돌아가셨다. 당시 공부를 계속할지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타인을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의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주변인들에게 의인(義人)으로 기억되는 아버지처럼 나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위해 일한 공직자로 기억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공직자로서 활약하는 모습이 기대되는 다짐에 이어 그가 시련과 아픔, 실패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내가 힘들 때마다 옆에서 묵묵히 챙겨주고 공부에 대한 조언과 인생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 오빠, 오빠 없이는 나 혼자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거야. 정말 고마워. 그리고 행시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고 내가 공부를 계속할지 고민할 때도 망설임 없이 계속 하라고 용기 준 내 동생 준형아 정말 고맙다. 네 덕분에 내가 마음 편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어. 그리고 그 외에도 응원해준 친척들, 공부한다는 핑계로 많이 챙겨주지 못한 친구들, 스터디원들 모두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항상 나를 믿고 그 누가 뭐라 해도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준 엄마, 그리고 합격소식에 그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아빠, 그 동안 고생 많이 시켜드려서 죄송하고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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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2018-11-30 02:21:06
헐 대박 이제 발견했네요ㅠㅠㅠ
완전 축하드려요!!!!!!!! 수석이라니 ㄷㄷㄷㄷ
와ㅠㅠ 저도 그 때 주신 비타민&대추 덕인지 합격했어여!!!!
저 기억하시려나ㅠㅠㅠㅠ 다음에 기회되면 같이 밥먹어용♡♡♡♡♡!!!!

ㅗㅎ 2018-10-23 22:37:29
대단하십니다 잘 이겨내오셨고 인생의 배움을 바탕으로 훌륭한 공직자 되세요!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ㅇㅇ 2018-10-12 08:59:49
수석인데 얼굴이 예쁘셔서 질투하는 거니까
비공이 많더라도 상처받지 말아요
반대누르는 인간들 열등감 제대로 폭발했네요
그저 예쁜 얼굴과 행시 수석이라는 겉모습만 보지
그 뒷면의 엄청난 노력은 못보고

123123 2018-10-04 04:17:02
인터뷰에 삶이 녹아져 있네요. 합격 축하드립니다.^^

훔냐리 2018-10-03 23:32:24
축하드립니다!!

학부졸업하신게 안타깝네요 한학기만 더 다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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