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유럽-아프리카의 관문” 모로코여행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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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유럽-아프리카의 관문” 모로코여행기(2)
  • 제임스리
  • 승인 2018.09.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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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아니면 스페인에서의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열사병이라도 걸렸는지, 이곳 모로코에 도착해서 먹기만 하면 계속 설사를 하는 상황이 지속 되었는데 그 상황이 멈출 기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국가들을 다녔어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무척 당황이 되었는데, 아랍어와 불어를 쓰는 이곳 실정에서 영어로는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보통 큰 낭패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이곳 이역만리에서 한국으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있자니 배를 움켜쥐고 화장실에서 살아야 했다.

▲ 모스크 주변 전경

더 큰 문제는 약을 구매하고 싶어도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아랍어는 전혀 내가 할 수 없고, 불어 역시 배운지 너무 오래 되어 간단한 문장 이상의 회화에는 무리가 있었다.

갑자기 설사가 또 시작되어 한 낮의 뙤약볕을 가로질러 제일 가까운 모스크로 일단 뛰어 들어갔다.

모스크 뒤쪽 후미진 곳에 있는 화장실은 옛날 한국 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재래식화장실이었다. 화장실 내에는 휴지는 없고 대신 뒤처리를 위한 것인지 플라스틱 대야에 한 가득 물을 받아 놨는데, 아마도 비데 대신에 그것을 사용하라는 것 같아 사용하면서도 내내 불편했다.

이곳 지중해를 접한 아랍 국가들은 지역으로는 아프리카 권에 속하나 대부분 유럽풍의 생활을 따르고 있었고 또한 불어 문화권 국가도 많아서, ‘비록 아랍어를 못하더라도 불어라도 제대로 구사했다면 이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마음속에서 한동안 교차했다.

▲ 식당가 모습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미로 같은 골목을 한참 누비고 있었는데, 마침 유럽에서 온 영화사가 영화촬영을 하고 있는 바람에 가던 길이 경찰에 의해 통제가 되어 한참을 돌아가야 했다.

나는 먼저 수도인 ‘라바트’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CTM버스터미널’을 찾았다.

‘CTM버스’는 청결하고 에어컨도 아주 시원하게 나와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통 예약하곤 하는데, 나 역시 이 버스를 예약해서 버스에 오르게 되었다.

수도 ‘라바트’에 도착하니 벌써 어둑어둑해져 거리를 지나는 행인에게 “이 근처에 숙소가 있나요?”라고 몇 번이나 물어 보았으나, 전혀 의사소통도 되지 않아 오늘 밤은 일단 ‘카사블랑카’로 가서 숙소에 묵는 것으로 일정을 급히 수정했다.

▲ 카사블랑카 메디나 야경

버스터미널에서 무사히 ‘카사블랑카’로 가는 버스에 올라 잠깐 눈을 붙이니 어느덧 깜깜한 밤이 되어있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바로 옆 좌석에 있던 현지인이 “이곳이 바로 ‘카사블랑카’입니다”라고 알려주어 나는 급히 버스에서 내렸다.

설사 때문에 배도 아프고 밤도 깊어, 주위에 있는 중급호텔로 일단 들어가 체크인을 했다.

이곳에서는 다행히 영어로 소통이 잘되어 제일 먼저 “배탈 약을 구할 수 없느냐?”고 물어보니, 호텔 지배인이 “오늘은 너무 늦었고, 내일 아침에 근처 약국을 소개해주겠다”고 말해서 일단 배정된 룸으로 들어갔다.

▲ 카사블랑카의 라코르니쉐 해변가에 자리잡은 숙소 전경

‘내가 왜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면서 여행을 해야 하나?’ 라는 원초적인 질문이 마음속으로부터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으나, ‘원래 계획했던 여행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마쳐야 한다’는 원칙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다.

 

여행 둘째날

다음 날 이른 아침, 나는 요란한 파도소리에 잠을 깼다.

어제 이 호텔에 투숙할 때에는 깜깜한 밤이라 몰랐는데, 창문을 통해 내다보니 대서양이 아침빛을 반사하며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 숙소 창문을 통해 내다 본 카사블랑카 해변 모습…대서양의 너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나는 일단 호텔로비에 내려가서 가까운 약국을 물어, 그의 손가락이 향한 곳으로 약 5분 정도 걸어가니 약국이 있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을 가지고 약사에게 사정 설명을 한 후, 처방약을 사서 들고 사방을 살펴보니 이곳이 그 유명한 ‘카사블랑카’휴양지 해변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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