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직도 마음의 상처가…” 레바논 여행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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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직도 마음의 상처가…” 레바논 여행기(2)
  • 제임스리
  • 승인 2018.09.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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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콜라 터미널’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2시간 이상 산을 굽이굽이 넘으니 중간에 소도시인 ‘슈타우라’가 나타났다. 이곳에서 다시 다른 미니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 이상을 더 달리니 목적지인 ‘바알벡’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나는 버스에서 내려 약간 경사진 언덕 입구에 있는 조그만 호텔에서 오늘 하룻밤을 묵기로 하고 호텔 건물로 들어섰다.

▲ 바알벡 신전 표지

마침 호텔 로비에서 20대로 보이는 프랑스 커플을 만나 서로 여행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불어를 떠듬떠듬이라도 사용하니깐 이 커플은 아주 환한 표정으로 반갑게 나를 대했다. 우리는 잠도 자지 않고 새벽 2시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는 바람에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나는 이 커플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헤어져 방으로 들어와 보니 특이하게 생긴 레바논 식 기름난로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호텔 매니저를 불러 겨우 불을 지피고는 잠에 바로 골아 떨어졌다. 나는 자다가 새벽에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이 뜨거운 기름난로에 몸이 스쳐 엉덩이에 살짝 화상을 입는 바람에 물집이 생겨 쓰라려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나는 할 수 없이 눈을 비비고 일어나 오늘 일정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여행 둘째 날

오늘 아침에는 어제 밤에 숙소 로비에서 만났던 20대 후반의 프랑스 커플과 함께 부지런히 ‘바알벡’ 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유적지이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둘러 볼 수 있었다.

▲ 비너스 신전 전경

독일에 이어 프랑스 고고학자들의 발굴로 세상에 알려진 ‘바알벡’은 지중해와 아랍세계를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곳 ‘바알벡’에 로마제국이 가장 큰 신전을 세운 것은 그들의 힘을 만방에 떨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입구에는 ‘국제개발은행’의 도움으로 ‘바알벡’ 유적지가 개발되고 있음을 알리는 팻말이 우뚝 서있었다.

나는 매표소를 지나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주피터 신전’에 다다랐다.

‘바알벡’에 남아있는 3개의 신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주피터 신전’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크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원래 54개의 기둥이 있었으나 수차례의 지진 및 약탈로 인해 지금 남은 기둥은 달랑 6개뿐이라고 한다. 6개의 기둥만이 남아 당시 역사를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 쥬피터 신전...6개의 기둥만이 묵묵히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서기 150년경에 세워진 ‘박카스신전’은 지붕을 빼고는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주피터 신전’과 ‘박카스 신전’ 남동쪽으로 ‘비너스 신전’이 있는데 ‘바알벡’ 유적입구에 거의 황폐화된 모습으로 잔해만이 조금 남아있었다.

매년 7~8월이면 ‘바알벡 페스티벌’이 열리기에, 다음에는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한 여행으로 넉넉하게 일정을 다시 잡으려고 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세계적인 유적지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즐긴다고 상상해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오후 늦게까지 함께 ’바알벡’ 유적을 탐방한 프랑스 커플이 “렌터카를 이용하여 처음에 넘어왔던 레바논 ‘베이루트’로 넘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해, 나는 이 차에 동승하여 가다가 중간 지점에서 내려 이들과 작별인사를 하고는 ‘쎄르비스’택시를 이용하여 반대 방향에 있는 시리아 국경으로 향했다.

▲ 박카스 신전 전경

가는 길에 조그만 도시에 있는 ‘케밥’가게에 잠깐 들러 식사를 하는데, 콧물이 줄줄 흐르는 3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를 가슴에 안은 40대 초로 보이는 현지 여성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손을 내밀며 구걸을 하길래, 나는 주머니를 뒤져 얼마 남지 않은 현지 돈을 전부 내주었다.

처음에 요르단에서 시리아 국경을 넘을 때 이미 비자를 받은 것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에 레바논에서 시리아 국경을 넘을 때에는 시리아 국경 수비대에서의 입국 심사는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었다.

함께 ‘쎄르비스’택시에 합승한 레바논 계 캐나다 청년의 유창한 영어 때문에 많은 얘기를 하면서 갈 수 있었다. 덕분에 시리아 ‘수마리에’ 버스 터미널까지의 약 3시간에 걸친 택시여행은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 시리아 국경으로 가는 길...멀리 설산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다마스쿠스’ 공항까지 가는 버스비와 기타 경비를 써야 하는데 나는 시리아 돈으로 하나도 환전하지 않아 무척 당황했다. 나의 이 모습을 보고는 이 청년이 가지고 있던 레바논 돈을 시리아 돈으로 얼마간 환전을 한 후 내가 가지고 있는 미화와 다시 환전해주어 나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요르단 – 시리아 – 레바논을 잇는 ‘중동 3개국 여행’을 마치면서 새삼 느낀 것은, 현재 서방 세계의 왜곡된 시각이 아랍국가 들과의 적대 관계를 유도하여 세계 평화가 오히려 위협받는 역설적인 귀결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일단 아직 때가 덜 묻은 이들의 순박한 눈동자를 먼저 들여다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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