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직도 마음의 상처가…” 레바논 여행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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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직도 마음의 상처가…” 레바논 여행기(1)
  • 제임스리
  • 승인 2018.08.29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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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이동 루트: 시리아 타르투스– 레바논 트리폴리– 베이루트 – 바알벡

2011년 1월

여행 첫째 날

남쪽으로는 이스라엘 국경지대와 접하고 서쪽으로는 지중해, 북동쪽으로는 시리아에 접해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 레바논…

이번 레바논 여행은 인터넷에서 ‘바알벡’유적에 관한 사진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뺏겨버려 ‘시돈 항’, ‘비블로스’ 등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베이루트’에서 북동쪽으로 약 80 여 킬로미터 떨어진 ‘바알벡’을 최종 여행목적지로 정하게 되었다.

▲ 레바논 트리폴리 중심가 전경

시리아 ‘타르투스’를 출발한 ‘쎄르비스 택시’를 타고 약 한 시간 이상 달리니 택시기사가 말하기를 “이곳이 레바논 국경”이란다.

저 멀리 ‘레바논 산맥’이 하얀 눈을 머리에 쓰고 이역만리에서 달려온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 주는 듯 했다.

국경에 다다르자 영화에 나오는 듯한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자동소총으로 중무장한 국경 수비대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나는 택시기사와 함께 입국수속을 받으러 출입국사무소로 들어갔다.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미화 $ 25를 주고 레바논에 72시간 체류가 가능한 ‘통과비자’를 여권에 받았다.

택시는 레바논국경을 지나 지중해 연안에 펼쳐진 해안마을들을 차례로 경유한 후, 리비아의 ‘트리폴리’와 같은 이름인 레바논 ‘트리폴리’라는 아주 조그만 북부 도시에 도착했다.

▲ 케밥 가게모습

다른 중동국가보다도 해안에 인접한 토지가 많아 녹지도 많고 땅도 비옥하여, ‘하늘의 축복을 받았다’는 레바논의 정취를 택시를 타고 오면서 많이 느꼈다.

여러 명이 같이 택시를 타고 서로 나누어 내면 부담이 적겠지만, 항상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다 보니 교통비나 숙박비 등에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마음 편하게 내 스타일 대로 일정을 짜서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택시로 수도 ‘베이루트’까지 바로 가지 않고 이곳에 잠시 머물다가 점심식사를 한 후 버스로 ‘베이루트’로 이동하려고 계획을 잡았기에, 나는 택시에서 내려 택시기사와 작별을 한 후 바로 눈앞에 보이는 ‘케밥’가게로 들어섰다.

내가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가게 안에 있던 현지인들이 모두 호기심 어린 시선을 나에게 보내면서 “어디서 왔느냐?”라는 질문부터 묻기 시작했다.

▲ 수도 베이루트 가는 길...평화로운 지중해 해안마을이 보인다...

나는 말없이 싱긋 눈인사로 대신하고는 ‘케밥’을 주문하여 허겁지겁 먹었다. 그러나 음식이 혀가 얼얼할 정도로 짜서 이내 주스를 사서 벌컥벌컥 마셨으나, 그 짠 맛이 아직도 몸속에 잔뜩 남아 있는 듯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이곳 ‘트리폴리’를 잠시 둘러보았으나, 볼 것도 없고 또한 원래일정에도 없던 경유지이었기에, 나는 가게에서 3분 거리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수도 ‘베이루트’로 가는 미니버스에 올랐다.

버스차창을 통해 계속해서 펼쳐지는 지중해 해안가 풍경은 언제 레바논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었는지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평화스러웠다.

어느덧 미니버스는 ‘동양의 파리’라고 불리는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했다.

‘베이루트’에 도착해서 느낀 첫 인상은, 레바논이 프랑스 식민지여서 그런지 주변 중동국가보다 더 자유분방한 현지인들의 모습이었는데, 초현대식 빌딩들과 옛 건물들이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세련된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듯 했다.

▲ 전쟁의 교훈으로 그대로 놔둔다고 하는 내전 때 폐허가 된 건물

호주에서 거주할 때, 바로 옆 동네에 레바논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그랬는지 이들에 대해서는 그리 생소하지는 않았다.

최근 서울에서 업무상 만났던 로펌에서 일하는 내 또래의 미국 변호사가 ‘베이루트’에 있는 로펌에서 5년간 일을 했었기에, 틈만 나면 그가 나에게 이곳 ‘베이루트’에 대한 향수를 강조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도 모르게 이번 여행에 레바논을 여행일정에 집어넣은 측면도 있다.

혹자는 아름다움과 전쟁의 아픔이 서로 녹아 들어가 있는 ‘베이루트’를 보노라면, “평화로운 모습 보다는 전쟁의 상처로 인한 아련한 그 무엇을 먼저 느끼게 된다”고 했다.

나 역시 그랬다.

아직도 시내 곳곳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몇 몇 건물들은 내전 때 전투기의 폭격을 받아 황폐화 된 상태였는데, 지금도 전쟁의 교훈으로 삼으려고 했는지 재건축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나두고 국민들에게 전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군복을 입은 경찰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내가 탄 버스가 마침 어느 황폐화 된 건물을 지나고 있었다. 버스에 같이 타고 있던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턱수염을 기른 현지 남성이 나를 보더니 “카메라로 저 건물을 찍으라”고 손가락으로 몇 번이나 가리키는 바람에, 나는 달리는 버스에서 그 건물 사진 한 장을 조심스럽게 찍었다.

시내 요소마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경찰들이 검문을 하는 등 이스라엘과 대치하고 있는 긴장감을 몸으로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

교통 체증과 차량으로부터 나오는 매연은 장거리여행 중인 나에게 더 큰 피로감을 안겨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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