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선택과 생각의 차이 그리고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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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택과 생각의 차이 그리고 이해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8.17 11: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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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여론은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이자 사회발전을 위한 자양분이다. 다양한 의견이 모이고 설득과 중재를 통해 공동의 선이 도출될 때 한층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 마련이다. 이를 부정할 땐, 악마처럼 파고든 전체주의의 폐단을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물질문명은 급속도록 발전하면서, 또 지식사회로 성장해 가면서, 개개인의 권리의식 또한 높아지면서 국제사회 못지않게 대한민국도 분쟁확산사회로 내 닫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여부, 동성애 인정여부, 보신탕 식용여부를 두고 극한 대치를 이루더니 최근에는 24시 마트에서의 상비약 판매여부, 최저임금 증액여부 등을 두고서도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는 모습이다.

사회 전체의 관심사 외에도 각계각층 내부에서도 각각의 사안을 두고 시시비비 대립 구조가 가속되고 있다. 이해의 설득과 논의를 거치지 않는 일방적 내달림은 크나큰 후유증만 남길 뿐 사회발전을 오히려 퇴보시킨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현재 법조계는 양승태 전 대법관 체제에서의 소위 ‘사법농단’을 두고 발칵 뒤집혔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가슴을 치며 분노하고 있다. 사법농단의 발단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엄청나게 쏟아지는 건건의 농단의혹들이 그 구심점조차 흐리게 할 지경이다.

상고법원 설치여부도 그 중 하나의 불씨가 된 듯 보인다. 설치는 하고 싶은데 법조계 내에서도 반발이 크니 억지 관철욕심이 결국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게 했고 이것이 얽히고설켜 확산되면서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빨려 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법조계 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보다 ‘내 주장이 맞으니 나를 따르라’는 과욕이 빗어낸 비참한 결과로 보인다.

또 법관의 재외기관 파견 관철을 위한 정치권과의 용의주도한 협작은 대국민 법률서비스 향상이 아닌 법관만을 위한 권익 향상과 사법부의 이권창출을 다지기 위한 그들만의 어리석은 실천적 용기였을 뿐이다.

사회각계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분쟁의 귀착점은 결국 법원이다. 그 존재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분쟁사회는 더 막막함의 늪에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입법부는 견제 역할을 외면한 채 그들의 밥그릇 불리기에 여념이 없고 행정부는 분화되는 여론으로 정책결정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당에 사법부만이라도 지혜로운 법봉을 두드려 할진데 그 소임을 못하고 있으니 모두의 속을 타게 한다.

이같은 일련의 혼탁함은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또 타인이 선택한 의견을 무시하고 각각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기심의 발동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지 되짚어 볼 시점이다.

대법원 중앙홀 정면 상단에는 한 손은 천평저울을 높이 들고 한 손은 법전을 안은 정의의 여신상이 자리하고 있다. 좌고우면,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하지 않고 오직 정의로운 판결을 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사법부의 정점에 있는 대법원이 사법농단의 주역을 맡았으니 법원에 대한 신뢰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이해 그리고 선택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발버둥은 법조인이 되려는 이들에게도 일치감치 익숙해져 있는 탓일까. 로스쿨, 사법시험 등 법조인력양성제도를 두고 주장 아닌 복종을 부르짖는 모습이 영락없이 사법농단을 닮은꼴이다. 무조건 로스쿨 일원화, 사법시험 존치만을 관철하려 할 뿐, 서로의 입장과 선택과 생각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려 해서다. “왜 저런 주장을 할까” 역지사지의 자세와 “어떻게 하면 이해를 할 수 있을까”라는 열린 자세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법조인력양성제도 논란에 대처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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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2018-08-17 21:48:07
그래! 법조인선발도 사법고시를 병존해서 균형추를 맞춰야지!
어떻게 모든 법조인이 다 석사학위소지자에 로스쿨출신일수가 있나?
사시처럼 다양하게 뽑아야지!
로스쿨은 너무 판에 박힌 붕어빵같잖냐?
로스쿨이 선호하는 그 나이대를 지나는 사람들 거의 고만고만하고 스펙도 비슷하다
사시가 더 다양하다
사시로 다양하게 선발해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사시도 있고! 로스쿨도 있고! 균형있고 다양하고 얼마나 좋은가!

좋은 기사입니다 2018-08-17 20:00:13
각자의 이익을 대외적으로는 개혁,진보로 포장하며 서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조금이라도 손해볼까지레 언플들을 해대는 꼴이 대한민국의 가장 추악한 일면을 집약해놓은게 로스쿨을 둘러싼 썰들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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