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노회찬, 판사새끼들, 기무사내란, 이재명, 눈물 한 방울
상태바
오시영의 세상의 창-노회찬, 판사새끼들, 기무사내란, 이재명, 눈물 한 방울
  • 오시영
  • 승인 2018.07.26 18:55
  • 댓글 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2018년 여름 대한민국은 태양이 만들어낸 폭염보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폭염으로 더 뜨겁다. 어느 해보다 뜨겁다는 올 여름 폭염이 그래서 더 뜨겁고 무거운 까닭이다. 이렇게 더울 때 필요한 것은 태풍이다. 태풍이 한 번 한반도를 휘몰고 가면 더위가 가신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만들어낸 폭염을 잠재우려면 역시 태풍이 필요하다. 그 태풍은 사람이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속도와 방향 중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방향이 다르면 속도의 빠름은 목표로부터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도가 진정 빠르면 반대 방향으로 달려도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목표에 먼저 도달할 수도 있다. 속도가 무시되어서는 아니 되는 까닭이다. 2018년 여름 대한민국은 이제 어느 정도 방향의 궤적은 옳은 방향을 지향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것이다. 개혁은 방향과 속도를 동시에 요구하는데, 여태까지 방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속도가 너무 느려져 서서히 부작용이 나타나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제 속도에 힘을 실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선함은 악함에 쉽게 이길 수 없다. 까닭에 선함이 선함을 유지하려면 강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여 왔다. 개혁 역시 마찬가지이다. 개혁에는 반드시 대상이 있게 마련이다. 그 대상은 이미 기득권화되어 있어 저항의 힘이 강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새로운 이익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기는 것을 더욱 두려워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기존의 것들, 가지고 있는 것들이 감소되거나 유출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한다. 대한민국이 폭염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거대담론의 거대한 변혁 앞에서 미세각론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기세를 잃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폭염의 극심함 속에서 사람 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마지막 언덕을 오르는 데 다들 숨이 차서 헐떡거리는 형국이 현재의 대한민국이 아닐까 싶다. 기운을 내라고, 시원한 수박 한 통 먹고 하자고 제안한다.

첫 번째 질문이다. 대한민국 사법부 판사들은 기어이 “판사새끼”가 되려고 하는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 사법농단사태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아무리 감추려 하려도 사법농단의 실체가 서서히 발가벗겨지고 있다. 크게 보면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국정철학 – 강자를 위해 약자를 억압하는 정책, 불의를 감추려고 정의를 왜곡하는 현상 – 에 부화뇌동하며 곡학아세를 일삼아왔던 양승태 사법부의 부끄러운 흑역사가 만천하에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국민으로부터 사법농단에 대한 몰매맞기”를 두려워하여 이를 지연시키고 협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사법농단에 대한 모든 진실이 드러났을 때 국민들이 사법부를 비난하면서 불신하게 되면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무너지지 않을까, 판사들의 재판에 대한 권위상실로 재판 불신이 조장되지 않을까를 두려워하고 있다. 참으로 별 걱정을 다하고 있다. 아주 웃기는 걱정이다. 판사들은 “판사새끼”가 되지 말기 바란다. 시중의 많은 국민들은 이미 판사들을 향해 “판사새끼들”이라는 말을 공공연한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 동안 판사들이 그렇게 녹음기 틀듯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양심에 따라 판결로 말할 뿐이라고 되뇌이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했으면 한다.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판사들만 모르고 있다면 어찌 되는가 말이다.

“판사새끼”라는 호칭에서 “새끼”라는 꼬리표를 떼 내는 유일한 방법은 사법농단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국민과 검찰에 자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지경이 이 상황에 이르렀으면 당시 사법농단에 관여했던 대법관이나 해당 판사 중 누군가 책임을 지고 옷을 벗거나 진실을 고백하는 용기를 보여야 함에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이가 없다. 참으로 비극적 상황이다. 사건 관련자와 술집에서 술을 함께 마시고 뇌물을 받고, 이러한 사실이 대법원에까지 보고되었음에도 상고법원을 추진 중인 사법부의 신뢰 훼손이 야기되어서는 안 된다며 징계를 미루고, 정부 정책에 배치되는 개별 사건에 대한 판단을 몇 년씩 판사 캐비닛에 쳐 박고서는 재판을 지연시키고, 정상적인 법리적 전개 없이 항소심판결을 이유 없이 파기환송하거나 결과를 뒤집는 부당한 판결을 내려 정당한 당사자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올바른 소리를 하는 내부 구성원을 블랙리스트화하여 그들 인사와 보직에 불이익을 주어 내부 자갈을 물림으로써 결국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였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상층부의 이러한 사법농단에 상당수의 젊은 판사들마저 가담하였음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노회찬 의원은 4천만 원의 부당정치자금 수수 사실이 밝혀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책임을 졌다. 그의 죽음은 애석하지만 그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국민에게 사죄하였다. 공인으로서 잘못을 저지르면 이런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데도 더 큰 뇌물을 받고 잘못을 저지른 공직자들도 떵떵거리며 자신의 후안무치함을 드러내며 잘 살고 있다. 그의 죽음에 수많은 국민들이 애도하는 까닭이다. 조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더 큰 도둑들이 설쳐대는 세상을 비난하며 손가락질하고 있다. 사법농단에 관여한, 적극 협조한 그 소수의 판사들 때문에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묵묵히 외로운 판사의 길을 걷는 정의로운 다수의 판사들까지 한 무더기로 “판사새끼들”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무엇이 두려운가? 사법부의 모든 치부가 드러나 “국민의 사법부 불신”이 두렵다고? 지금이야말로 모든 치부를 드러내야 할 때가 아닌가? 모든 진실이 김명수 대법원 체제에서 밝혀진다면, 그래서 사법부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고쳐나갈 수만 있다면 사법부 불신이 아닌 “무한한 사법부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알지 못하는가? 지금은 사법부불신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사법부 신뢰 회복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할 때임을 명심하고, 그 길은 오직 한 길, 과거의 모든 치부를 드러내고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길뿐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두 번째 질문이다. 검찰 및 군검찰은 하루 속히 “기무사 계엄선포 계획”을 내란음모죄로 형사처벌해야 하지 않겠는가? 8쪽의 보고용과 67쪽의 참고용 계획문서 내용은 “분명한 친위쿠데타 모의”를 증명하고 있다. 다른 내용을 다 차치하고,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의 무력화 시도 계획” 하나만으로도 내란음모죄 성립은 충분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제5항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하여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결의로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 계엄령선포에 대한 국회, 즉 국민의 통제권이다. 그런데 위 기무사 문건에 의하면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새누리당) 의원들의 국회 표결 불참, 야당 국회의원 체포”라는 방법을 통해 국회의 해제권 의결을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가의 치안이 위태로울 때, 경찰력만으로 그러한 치안 유지가 어려울 때 계엄을 선포하는 것은 부당하거나 나쁜 일이 아니다. 합참이 담당하도록 되어 있는 계엄업무를 100보 양보하여 기무사로 하여금 대신 취급하도록 하였다고 하자. 그러더라도 그것은 계엄의 정상적 진행에 관한 것에 국한되어야지, 계엄령 해제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국회의원을 체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그 내용 하나만으로도 그 문서를 작성한 기무사령관 및 작성지시를 내린 한민구 국방장관의 의도가 “친위쿠데타를 통한 내란”에 있음이 명백해진다. 계엄령이 선포되면 계엄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그리고 국회는 계엄을 유지토록 추인해 줄 수도 있고, 해제하도록 결의할 수도 있다. 그 결의대로 군은 따르면 족한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현행범(그것은 시위를 과격하게 촉발토록 하여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것으로 군이 의도적으로 소요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겠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으로 체포하여 국회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도록 획책한 것은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 된다. 이 내용이 들어감으로써 67쪽 전체는 “내란음모계획서”가 되고 마는 것이다. 군검찰과 검찰은 신속하게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여 조속한 결과를 도출해내기 바란다.

세 번째 질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정치적으로 매장하려는 세력은 누구인가? SBS방송은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를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변호사시절 조직폭력배를 변론하였다며, 조폭출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성남시장 시절 우수기업으로 선정하여 표창하였다는 이유를 근거로 조직폭력배와 유착관계가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변호사는 조폭 아니라 부모를 죽인 패륜아일지라도 변론해야 한다.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헌법상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호사로서 조폭이 되었든 어떠한 흉악범이든 변호사법에 의해 수임이 금지된 사건(예를 들어 검사로서 수사한 사건에 대한 변호)이 아닌 한 조직폭력배를 변호한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조직폭력배였던 자가 운영하는 기업체라고 하더라도 성남시가 정한 규정에 따라 우수기업선정대상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선정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폭력배 경력의 운영자가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조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거나, 시장에게 부당한 자금을 뇌물로 주었다든지 하는 사유가 있으면 선정에서 배제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단지 선정되었다는 것만으로 조폭집단과의 유착이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당선 취임 후에는 조직폭력배 출신의 기업과의 유착 의심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계속하여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부정평가를 유도하여 정치적으로 매장하려는 특정세력의 농간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정황이 전개되고 있다. 어찌 보면 차기 대권을 둘러싸고 권력암투를 조장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생긴다. 이재명 도지사가 스스로 이러한 배후세력 여부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하니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이 밝혀지리라 본다. 하지만 만일 배후세력이 있다면 그들의 공격이 어찌 보면 조금 성급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성급한 시도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그들의 의도대로 정치적 생명을 끊어 놓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더욱 단단하게 연단시켜 거목으로 키워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잡초 같은 정치인이다. 잡초에게는 밟으면 밟을수록 모질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습성이 있듯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이러한 공격과 모함이 많으면 많을수록 잡초처럼 모질게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성남시장 재임시절 “수신제가”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작은 형의 부정청탁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패륜적 욕설장이”라는 지난 지선에서의 시련을 겪었던 것처럼, 이러한 적대적 배후세력의 공격에서 흠이 잡히지 않기 위해 그는 더욱 더 절치부심 “수신제가에 충실”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어리석은 정치인이라면 경기도지사 도정 수행과정에서 잘못을 범해 추락할 수도 있다. 그를 추락시키려는 배후세력의 집요한 공격은 어찌 보면 그를 수신제가토록 함으로써 지혜로운 정치인이 되라는 채찍이 되어 경기도정을 잘 수행하여 더욱 큰 정치인으로서 거듭날 수도 있으리라 본다. 조폭연루설 같은 집요한 공격의 시작은 어찌 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더욱 단단한 차돌맹이로 연단시켜 주는 조련사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터진 풍선처럼 그를 공중분해시켜 버릴 수도 있다. 지켜 볼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속도전을 전개하기 바란다. 가속패달을 밟기 바란다. 그래야 힘도 생기고, 방향을 놓치지 않는다. 물론 3권분립체계이지만,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권의 행사가 강력히 시행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가능하다면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통해서라도 사법농단에 대한 대법원의 결심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거 적폐청산에 대한 협조 요청은 사법권 독립과는 무관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무사 계엄령 사태에 대해서도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강력한 지휘권을 행사하기 바란다. 이재명 도지사 사태는 그냥 두고 보면 될 것이다. 정치권력은 정쟁 중 국민의 지지를 얻어 살아남은 자의 것이니까. 폭염, 덥다. 태풍아, 불어라, 휘몰아쳐라, 대한민국을 휘저어라.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 불명예를 씻고자 스스로 죽음을 통해 책임을 졌지만 많이 아쉬운 정치인과의 이별이다. 당신은 먼저 갔지만, 약자를 도우려는 당신의 정신은 여전히 이 땅에 살아 있을 것이다. 당신을 향한 애통해 하는 국민들의 조문행렬이 모든 것을 증언한다. 죽어서 행복해진 당신에게 미샤 마이스키의 연주곡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No 1을 들려 드리며, 내 눈물 한 방울 얹힌다. 불평등이 없는 천국에서 영면하시기를......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9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도봉산 2018-08-17 20:53:29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인지하게한 통쾌한 글

ㅇㅇ 2018-07-31 04:52:52
숭실대 학생들이 너무 불쌍하다..

Wiekd 2018-07-30 09:55:28
간만에 정독한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ㅎ 2018-07-27 15:14:32
이재명이 여기서 왜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이재명은 배후세력 여부에 관해 수사의뢰했고
많은 이들이 이재명과 국제파의 유착관계에 대해 수사촉구하고 있으니
명명백백 밝힐 것이 있으면 밝히면 될 일.

잡초가 거목이 될 거라고 보진 않는다, 더군다나 악취를 풍기는 잡초라면.

차기대권주자를 초기에 밟으려는 세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음모론에는 그저 실소.
누가 대권주자?

배길성 2018-07-27 12:37:53
정학하도 논리적인 오랜만에본다. 특히 이재명을 밟으려는 수만은 세력들은 대체 누구인가 카더라는 더이상 보기가싫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