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조기합격기]나의 수험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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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조기합격기]나의 수험일기(1)
  • 법률저널
  • 승인 2005.01.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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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우 제10회 법무사 2차 합격 서울대 공과대학졸

 

정석대로 공부하는 것이 비법

I. 들어가며
흔히들 어렵다는 시험에 합격하고나면 자의든 타의든간에 합격기라는 것을 자주 쓰곤 합니다.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나중에 합격해서 근사한 합격기를 올릴 생각을 하며 어려운 수험생활을 이겨내는 원천으로 삼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합격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머리속으로 떠올리며 나태해지려는 제 자신을 채찍질하곤 했습니다. 이 합격기가 여러분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할까 합니다.


우리는 흔히 공부방법론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한 타이틀 아래 처음에는 이러이러한 책을 보고 이러이러한 강의를 듣고 단권화를 하고 스터디를 하고 하는 식의 일정한 공부패턴을 제시하는 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패턴의 공부방법이 특정인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되더라도 그것이 꼭 그 방법을 택했기 때문인지도 의문이고 다른이에게도 똑같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가는 더더욱 의문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합격의 지름길이 있다면 정석대로 공부하는 것이고 그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석대로 공부한다함은 철저하게 원리를 이해한 후 암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분들에게 과연 다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이 부분은 뒤에서 더 설명을 드리겠지만 그러한 의미에서 제가 했던 방법이나 교재가 유일한 방법도 아니고 동일한 방법을 취하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예시정도로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택하고 있는 교재나 방법이 저와 다르더라도 불안해 하실 이유도 바꾸실 이유도 없습니다. 교재나 방법적 측면은 잘못 선택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남들이 많이 보는 것이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노력과 집중력의 싸움입니다.

 

2003년 여름후 시험준비 시작


II. 시작에서 합격까지


1. 시작하기까지
저는 모 대학교 공과대학을 나왔으며 2년간 대학원에서 공부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화학회사에 입사해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이당시만 해도 법을 공부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시기였습니다. 제가 과학자의 꿈을 접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체질상 화학물질에 상당히 약한 편이라서 더 이상 실험을 하기가 힘들어서였습니다. 특히 제가 실험하던 물질은 간에 매우 유독한 물질이라 간이 상당히 민감한 편인 저에게는 치명타였습니다. 그것외에도 회사사정과 제 자신의 능력과 비전에 대한 회의 등 여러가지가 작용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저도 회사일을 하면서 실제로 간이 무척 안 좋아졌고 더불어 폐까지도 안 좋아졌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병원신세를 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불규칙한 생활과 운동부족, 과음 등의 이유도 한몫 했겠죠. 그러나 원래부터 간과 폐가 나빴던 것은 아니고 특정 물질로 인해 잠시 나빠졌던 것이고 제가 빨리 판단을 한 덕분에 1년여간의 병원신세를 지고 난 후에는 정상을 찾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기간동안에는 모든 생활이 올스톱이었습니다. 건강은 항상 평소에 신경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수험생활중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어리석은 결과를 자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병원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제 진로를 고민하던 끝에 결국 지금 시점에서 도전해볼 수 있는 것은 고시쪽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처음 고민했던 것은 사시와 변리사였습니다. 하지만 법쪽에는 전혀 문외한인 저에게 사시는 너무 부담이 컸습니다. 이미 32살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가능성도 불투명하고 어느정도 기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시험이라 정말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변리사는 제가 공대생이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습니다만 변리사에게는 전공이 꼬리표로 따라다니고 화학계열 변리사는 대우도 좋지않고 제 나이까지 고려하면 취직조차 힘들 수 있다는 조언에 주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삼촌께서 법무사시험을 추천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법무사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점점 법무사쪽으로 마음이 기울던 차에 법무사 수험관련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트를 통해서 법무사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들을 얻게 되었고 마침내 법무사를 해보기로 결심한 것이 2003년 여름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제헌절 전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시에 9회 1차 시험이 끝나고 커트라인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이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던 때였으니 아마 거의 비슷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로포미를 통해서 우선 민법부터 시작할 것과 교재로 김준호교수님의 민법강의를 추천받고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며칠 후 책을 받아본 것이 저와 법과의 첫 대면이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역시 처음 책 두께에 기가 질리더군요. 그러나 이미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바로 동영상강의를 신청하고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공부는 오전시간은 동영상 강의를 보고 오후시간은 책을 읽으면서 복습하는 식으로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이해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냥 무조건 진도를 나갔습니다. 동영상강의는 시간제한도 있으니까요.

 

철저히 복습위주로 공부


2. 민법부터 시작해서 학원강의 병행
무조건 진도를 나가다보니 1달안에 민법을 1회독을 하였습니다. 물론 머리속은 완전 뒤죽박죽이었지요. 민법을 처음 접한 소감은 생각보다는 법이 재밌다는 것과 공학 못지않게 법학도 정말 어려운 과목이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동영상강의를 잽싸게 듣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대학을 서울에서, 회사도 서울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정보를 얻는다는 핑계로 로포미 대화방에 자주 들락날락했었는데 대화방에서 만났던 몇 분을 서울에서 직접 뵙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모두와 연락하고 지냅니다. 초보였던 저에게는 든든한 스승을 만난 셈이지요. 가족법책도 소개받고 - 그 두꺼운 김준호 책이 민법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 수험생활 경험도 듣고 어찌보면 이분들 덕분에 저는 수험과정내내 거의 시행착오라는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구립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9월, 10월 모 법학원 종합반을 수강하였습니다. 이것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법무사 1차 강의 수강이었습니다. 학원을 듣는 동안에는 철저히 복습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복습은 그냥 강의내용 필기 노트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진도나간 만큼의 책내용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강의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예습은 처음부터 포기했구요 그 날 배운 내용은 그날 반드시 복습한다는 각오로 강의를 소화하였습니다. 솔직히 정말 힘들어서 그렇게 못한 날도 적지 않았습니다. 밀린 것은 일요일을 이용해서 복습을 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형법과 부등법을 위주로 재복습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험생에게는 휴일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요일은 재충전하면서 쉬어야하지 않겠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많습니다만 저는 그것은 일종의 명분일뿐이지 실제로 재충전이 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 세끼 밥먹듯 그냥 공부가 자신의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365일 하루도 빼지 않고 공부한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도 사람이지 괴물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아예 전혀 공부를 하지 않고 지나간 날은 중간에 다쳐서 병원간 딱 하루 밖에 없습니다. 그 당시는 하루하루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 하루 열심히 공부하면 이만큼 공부를 할 수 있는데 그걸 안해버리기가 너무 싫었던 거죠. 술은 한두달에 한번정도 마셨습니다. 물론 다음날 무리가 안 될 정도로만..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가볍게 마시십시오. 주량대로 마셔버리면 하루가 아니라 이틀을 버리게 됩니다.


9월, 10월 두달간 전과목을 일독하고 11월부터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상법을 시작으로 8과목을 차례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헌책방에 가서 2003년판 문제집을 사서 일정량을 기본서로 보고 그 부분 문제를 풀고 일정량 기본서로 보고 그 부분 문제 풀고 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어찌보면 1회독때부터 문제집을 풀기 시작한 셈이지요. 학원 수강때 복습을 하면서 책을 읽었으므로 실제로는 2회독입니다. 그렇게 8과목을 다 보는데 3달이 걸리더군요. 1월말에 2회독이 끝난 셈이지요.

 

한달에 85~90끼 고시식당 밥 먹어


3. 밥터디와 시간활용
이 와중에 12월부터 봉천동의 독서실에서 자리를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1년간 제 공부파트너가 되어준 누나를 여기서 만났습니다. 밥은 근처 고시식당에서 3식을 모두 해결하였습니다. 제가 얼마나 꼬박꼬박 밥을 먹었는가 말씀드리면 한달에 못해도 85~90끼를 먹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디선가 글에서 본것인데 고시식당 3식만 꾸준히 먹으면 시험에 반드시 합격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거의 그대로 실천한 셈이지요. 하루 일과는 아침 7시에 기상, 8시까지 밥먹고 공부시작해서 보통 밤 11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제가 남들이 공부 몇시간 했냐고 물어보면 15시간이라고 대답합니다.

 

 제가 말한 15시간은 8시부터 11시까지를 말한 것입니다. 왜 밥시간을 공부시간에 포함시켰는가하면 밥시간에도 주로 하는 일이 누나와 그날 공부한 내용을 서로 질문하고 설명하는 시간으로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한 두번 정도는 밥먹고 동네를 산책했는데 그 산책하는 동안에도 공부한 내용을 질문하고 설명하는 식으로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식의 시간활용은 무척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산책하는 시간이 아까와서 걷기운동마저 안하는 우를 범하는 것을 막아주고 설명을 하거나 문제를 내는 와중에 내가 어떤 부분에서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있더군요. 즉 구체적인 언어로 풀어내다보면 그냥 머리속에서만 맴돌던 자신의 논리의 허점이 내가 말하는 와중에 느껴지게 됩니다. 이런 식의 밥터디활용은 한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세밀하게 공부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대강의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 공부해가면서 그날 공부량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계획보다 더 많이 공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오늘 내가 100페이지를 보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100페이지는 무조건 보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 150페이지까지도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날보다 오버타임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도 12시를 넘긴 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가 워낙 잠은 꼭 자야 되는 스타일이고 제 시간에 잠자고 밥 세끼 꼬박먹고 간단한 운동을 곁들여주는 것만큼 체력을 유지하는 데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막판에는 보약도 지어 먹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막판까지 체력에 별 무리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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