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입법고시 법제직 수석 설그린씨 “국민 위해 직무 수행할 것”
상태바
[인터뷰] 입법고시 법제직 수석 설그린씨 “국민 위해 직무 수행할 것”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8.07.19 15:2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그린·2018년 입법고시 법제직 수석
전주 우석고 / 단국대 법과대학 졸업

면접 탈락 경험 절치부심 계기 삼아 수석합격까지
“공부 지속해 좋은 법률 만들어 지도록 노력할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실넘실 흘러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선발인원도 극소수고 시험의 난이도도 높기로 유명한 입법고시에서 법제직 수석합격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으니 목소리가 밝은 게 당연한 것도 같지만 설씨의 목소리에서는 개인적인 기쁨을 넘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대방의 기분도 좋게 만드는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2018년 입법고등고시 법제직 수석 합격자 설그린씨에 대한 첫인상은 그의 수험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바로 그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그가 오늘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전주시 우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07학번으로 입학한 설씨는 군대를 전역한 후 본격적인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전공인 법학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법학과 관련된 시험들을 찾아봤고 그 중 국회의 의원입법활동을 지원하는 입법고시의 업무에 매력을 느끼고 수험에 뛰어들었다.

2015년부터 입법고시에 응시해 약 3년 반의 수험생활을 했고 지난해에는 3차 면접시험에서 탈락하는 쓰라린 경험도 했지만,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그 순간을 오히려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고 더욱 노력을 쏟는 계기로 삼아 수석 합격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설 씨는 당시의 상황을 “면접에서 탈락한 경험은 수험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이었지만 내 성적이 부족한 것은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부족한 탓이기에 절치부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뼈아픈 실패의 경험을 딛고 수석까지 거머쥔 기쁨이 남다를 터. 수석 합격의 소감과 비결을 묻는 말에 설 씨는 “합격만으로도 영광인데 수석으로 합격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수석으로 합격한 것은 실력보다 운이 많이 도와줘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일반론의 과다한 기술을 지양하고 답안 전체의 논리적 흐름을 중요시하며 남들과 차별화된 답안을 쓰고자 노력했는데 이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입법고시는 1차 PSAT과 2차 논술형 시험, 3차 면접시험으로 이뤄진다. 설 씨는 2015년 첫 응시에서부터 큰 어려움 없이 PSAT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때의 경험이 방심으로 이어지면서 다음 해 1차에 불합격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17년부터는 기출로 실력을 쌓고 모강을 통해 시간배분과 실전감각을 익히는 등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설 씨는 “입법고시 PSAT은 2015년을 기점으로 행시와 난이도면에서 유사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법고시의 경우 선발인원이 적다는 특성상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법고시 PSAT의 특징을 설명했다.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시험 당일에 최고조의 실력과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라고 판단한 설 씨는 PSAT을 시험 2주전부터 준비했다.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기출이나 모강 1세트를 실전처럼 풀고 저녁에는 될 수 있으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시험 당일 아침에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1차시험에 도입된 헌법은 2차에도 공통되는 과목이기에 별도로 준비하지는 않고 조문집을 활용해 조문에 중점을 두고 마무리했다.

2차시험은 시험과목이 사법시험과 유사하기 때문에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사법시험 강의를 수강했다. 설 씨는 “지금은 사법시험이 폐지됐기 때문에 변호사시험 강의를 들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재시 이후에는 강의를 듣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독 수를 늘릴 때마다 머릿속으로 공부한 내용을 실제 시험지에 현출할 문장으로 재정리하는 방식으로 공부했고 지엽적인 암기보다는 과목 전체의 내용에 대한 틀을 형성해 각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공부의 방향을 잡았다.

그는 “적은 인원을 선발하는 입법고시 특성상 5과목이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입법고시는 행정법이 점수가 적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행정법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또 자신이 전략과목으로 삼는 한 두 과목은 반드시 고득점이 나올 수 있도록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2차시험 수험 노하우를 전했다.

2차시험은 논술형 시험이기에 답안 작성 요령이 매우 중요하다. 설 씨의 경우 목차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는 “목차만 봐도 답안 전체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신경 썼으며 지엽적인 암기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목차와 목차 사이에 논리적 비약이 없도록 답안 전체의 유기적 흐름을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론이라고 불리는 특정 분량의 기술은 최소화해 남들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답안은 피하고자 했다. 여기서 줄인 분량은 검토와 사안 포섭에 투자할 수 있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법제직 합격자들과 스터디를 구성해 대비했다. 2차 합격자 발표와 면접시험일 간의 기간이 짧았기에 직렬 특성에 맞춰 출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헌법, 법률과 관련된 문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발간한 이슈와 논점, 최근 문제 되는 사회 이슈 중에 법과 관련된 문제를 추려서 면접을 준비했다.

설 씨는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겸손함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근거를 밝히는 것에는 자신감이,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그것이 타당할 경우 자신의 생각을 변경할 수도 있는 것에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또한 면접관들이 전문성이나 인성에 관해 압박 질문을 할 때 평정심을 잃지 않고 공손하게 답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1차부터 3차까지의 과정을 모두 통과하기까지 불합격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수차례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실수를 보완하고 실력을 더욱 키우며 보낸 인고의 시간은 수석합격이라는 커다란 성과로 돌아왔다. 조금쯤은 들뜨고 으쓱해질 법도 한데 설씨는 “운이 좋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처음 입법고시에 도전하기로 했을 때의 마음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국회에서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려고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법학 공부를 지속하여 좋은 법률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펼쳐 보였다.
 

설 씨는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합격하는 모습은 상상만 했다”고 했다. 상상을 현실로 이룬 지금, 그와 같이 합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구슬땀을 흘리며 공부하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입법고시의 선발인원은 매우 적지만 누군가는 붙는 시험이고 자신이 그 누군가가 될 수 있다. 숱한 불합격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도전한다면 결국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인터뷰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힘내서 정진하기 바란다”며 경험에서 우러나는 진심을 담은 응원을 남겼다.

그가 꿈을 이루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응원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길다면 긴 수험생활 동안 여러 도움을 주신 부모님과 가족들, 교수님들, 친구들과 선후배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감사드리며 작년 행시 면접을 같이 준비했던 현재 연수 중인 법무행정 여러분과 올해 입시 면접을 같이 준비한 법제직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우아... 2018-07-20 21:09:05
단국대 법대 2년연속 고시 수석 배출하네. 17사시. 18 입시...

축하해요 2018-07-19 16:12:23
3차시험 불합격 뒤에 맨붕와서 다음해에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사대로 긍정적 마인드가 수석 합격의 비결인 것 같네요.
수석합격을 축하합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